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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사면초가와 초가삼간을 태우지




옛말에 사면초가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사면 초가 따라온다는 뜻이다.

앞에 크리스마스는 사실 없는데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이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서 그냥 붙여봤다.

아무튼 한입거리 조각 케이크가 아닌 이상에야 케이크를 구매하면 웬만해선 초가 따라오는 법.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는 케이크에만 정신이 팔려서 당연히 따라올 초의 존재를 망각하고 있다.

케이크를 구매했을 뿐인데도 왜 초가 따라오는지를 이해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케이크를

사면 당연히 초 등의 부가적인 것들이 딸려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걷다가 도로 한복판에 무심코 버린 쓰레기는 어쩌면 환경미화원의 보람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의 위생과 시민의식에 대해 재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생각없이

내뱉은 생각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선동의 재료로 활용될 수가 있듯이,

보여지고 드러남으로써 가시화되거나 제도화된 모든 결실은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옛말에 초가삼간이라는 단어가 있다. 삼간(三間)은 3칸을 나타내는데 이는 작은 집을 의미한다.

초가 삼간을 태워버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초는 불이고 예로부터 불은 인류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다. 구석기시대부터 인류와 함께한 불은 과학의 진보와 문명화의 기반이 되었다. 동시에

불은 모든 것을 앗아가는 화마이기도 했다. 사람 목숨 우습게 앗아가고 공든 황룡사 9층 목탑도

부지불식간에 한줌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재앙의 화신이기도 하다.

사면초가. 케이크를 사면 초가 따라온다. 초가삼간. 초가 삼 간을 불태운다. 케이크에 꽂는 초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롭게 사용이 가능하지만 삼라만상이 그러하듯이 양면성이 있는지라 축포를

위해서 켠 초가 총포로 경례를 받는 장례식으로 우리를 인도할 수도 있다.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서 죽는다는 말로, 무언가 행동을 하기 전에 심사숙고하라는 가르침을 학창 시절

내내 지겹도록 들으셨을테니 더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오늘날 우리들이 정부를 향해 떼쓰고

악을 쓰며 결국 바라던 무언가를 얻어내는 모습을 보면 혹시 학교를 안 나왔나 궁금해진다.

많은 청년들이 의기투합하더니 비싼 값을 들여 케이크를 구매했다. 남이 편의점에서 총을 사든

콘돔을 사든 내 알 바 아니다. 관심 없고 굳이 신경을 기울이지도 않지만 귀는 뚫렸으니 들리면

빈말로라도 축하를 전할 뿐이다. 아무리 심사가 꼬였어도 부디 그 케이크를 먹다가 배탈이라도

나기를 저주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믿고 그래야만 한다.

그러면 관심 없으니 마음을 비우고 가던 길이나 가고, 하던 일이나 하면 될 것을 뭣하러 이렇게

주구장창 마음에 닿지도 않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느냐 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스스로 총명하다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언제나 자세를 낮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어린아이처럼 구는 사람을 보고 어린아이 같다고 말하는 건 교만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믿기에 그 무거운 어깨에 구태여 말을 보태자면 주방에서 어린아이에게 칼을 주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적지 않은 수의 다른 사람들이 비합리적이며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네들은

기어코 바라던 케이크를 샀다. 아마 논리가 결여되어 있고 충동적인 행동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행동으로 반대를 표하지 않고 그들 세력과 달랐기 때문에 귀담아듣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겠지.

어쨌든 케이크를 샀고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케이크에 정신이 팔려서 초는?

과연 초가 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효시가 될지 초가삼간을 태우고 스스로를 효시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들 손에 지금 초가 들려있으며, 또 무엇인가 작용했고

우리나라가 일본과 가까워지기가 힘든 데에는 먼 옛날 기원후 4년에 남해 차차웅이 박혁거세의

뒤를 이어서 사로국의 2대 왕으로 추존된 이레로부터 계속된 왜구의 노략으로 양국간의 불화가

지속되던 중 석우로가 왜에 붙잡혀 죽고 곧 그의 자손 미추 이사금이 즉위하는 등 일본으로부터

잦은 공격을 받은 탓에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던 신라가 마침내 통일하고

이후 고려 시대까지도 이어진 노략이 조선시대에는 마침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대단원을

맞이하더니 이후 일제강점기를 맞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사를 들어 길게도 설명했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어쨌든 현재에 이르러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어떤 현실은 우리가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는 아주 먼 과거부터 형성된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면서, 오늘의 현상 역시 미래의 어떤 사건이 될

퍼즐 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이지.

미래에서 보았을 때 역사의 한 페이지에 회색 글씨로 아주 작게 기록될지 모를 오늘날의 행보가

어떤 미래를 그리는 점 하나가 될지. 초가 세상을 밝힐 때 태우는 것은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의 범주 안에 나 자신이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말을 관심 전혀 없고 신경조차 안 쏟았던

지나가던 행인에게 넌지시 들으면 얼마나 열받겠어.




* 이름 : 신정빈

* 이메일 : ravlitzen@naver.com

* 전화번호 : 010-4519-7039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20.02.09 19:07
    dessert dawin
  • profile
    korean 2020.02.29 19:26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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