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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너를 떠올려봤어


 현생에 없는 네게 쓰는 마지막 편지야.


 너는 기억도 없는 곳에 흩뿌려진 채로 있겠지만, 기억해? 그 풋풋한 우리의 스무살, 모두가 자는 새벽에 컴퓨터 화면을 보며 메신져로 맥주 짠-을 외치던 우리. 항상 배경음은 '김국환의 타타타'였지. 가사 하나 하나 뜯어 음미하며 김국환 아저씨의 그 허무한 웃음에 같이 울음을 자주 터트렸던 우리였잖아. 그 시절,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는 마치 나였고 우린 깊게 교감했었지.

 그로부터 5년 뒤 너는 사고로 전신 화상을 심하게 입고 3주간 입원해있다 아주 고통스럽게 갔다고 들었어. 그렇게 될 때까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나였기에 네 오랜 한 친구의 전화로 장례식에 가게 되었지. 실감이 전혀 안 되고 정신머리 없는 가운데, 고인을 보내는 '염'을 행하는 장소로 이끌리듯 들어간 그 때의 나는 장례도 처음인 고작 25살이었어. 육신 전체가 화상으로 심하게 훼손되어 두 눈만 있던 너는, 나를 산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철퍼덕 널부러져 발광케 했고 온 구멍에서 미친 듯 짠물이 폭포처럼 터져나오는 '오열'이라는 단어를 생전 처음 경험케 해주었지.

 약 6개월 간 나는 너의 마지막 형상의 트라우마로, 여름 낮 지하철 군중 속에서도 소름 돋는 차가움에 살얼음 판인 듯 덜덜 떨었고 불면으로 새벽마다 소리를 지르며 발광하기도 했어, 미안해. 살짝 데인 손가락을 볼 때마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난로 속 불을 볼 때마다 나는 너의 형상이 떠올라 내 머리카락 뭉텅이를 쥐 뜯으며 괴로워했어, 미안해. 이런 말도 안 되는 고통을 선사해 준 너를 진심으로 탓하기도 했어, 미안해. 여유 하나 없이 치열하게 사는 와중에 가끔씩 먼저 간 너가 부럽기도 했어, 미안해.

 그렇게 공포와 사죄가 뒤섞인 감정을 거치고 나니 그리움이 나라는 덩어리를 한 번에 집어삼킬듯 밀려들더라. 제발 꿈에 나오지 말아 달라 빌던 내가, 제발 꿈 속에 단 한 번만이라도 나와 달라 빌고 있더라. 허, 그 태세변환이란. 사람 참 더럽게 간사하고 소름끼치게 역겹지 않니.

 넌 결코 나와주지 않았어, 나를 위한 거였는지, 자신의 내려 앉은 얼굴 때문이었는지. 그러다 몇 년 뒤 꿈에, 반지하에서 바라보던 창으로 지나가는 다리 한 쌍을 보았어. 묘한 느낌의 감지로 곧바로 창문에 달라붙어 눈을 한껏 치켜세웠더니 그리 바라던 너 였어. 비록 고작 1초 옆모습 뿐이었지만, 너는 분명 미소 짓고 있었어. 근데 참 이상한 게, 가는 너를 보며 나는 놀라지도 부르지도 잡지도 않았다는 거야. 또한 너의 뒷모습이 초라하거나 서글프지도 않았어. 덩달아 미소 짓고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할 뿐이었지.

 꿈을 깨고 나서도,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꿈 속의 그 찰나 너의 옆테와 미소가 참 생생해. 그 꿈 이후로는 너가 떠오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너를 굳이 부르려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그 찰나 미소를 머금은 1초 너의 옆모습이 말이야, 암묵적 침묵으로 어떤 '문장'을 내포한 채 마치 포장지처럼, 미소 속에 감싸 머금은 후 내게 툭- 던져 전설이 된 나무의 뿌리마냥 내 심연에 심어놓고 사라졌기 때문이야.

 '나는 내가 늘 갈망해왔던 고독이 없는 이 곳에 완벽히 평온한 상태로 공기처럼 흩어져있어. 이제 더는 존재하지도 않는 내 생각을 멈추고, 그 곳에서 존재하는 사람들과 현실을 살아. 이제 더이상 '김국환의 타타타'도 나를 공허케 만들지 않아, 그래서 나는 행복해. 그러니 너도 어떤 식으로든 행복하길 바라.'

 너는 말이 없었지만 내 뇌리에는 이상하리만치 정확하고 민감하게 이 문장들이 박혀서, 영원히 기억될 것만 같은 느낌이 아주 강렬하게 들어.

 마지막으로 네게 답가를 보낼께.

 '그래 나, 잘 살아갈께. 무엇보다 깨어있는 상태로. 너의 그, 고통스럽게 살아있던 마지막 3주를 지켜주지 못한 고된 자책을 지독히 겪고, 사람에게 무심했던 나는 순간 순간 표현할 줄 아는 인간형으로 거듭났어. 그 누가 사람은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다 했나 싶다. 감사해, 내게 180도 변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해주고 떠났음에. 너처럼 나도, 나를 아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를 깊이 뇌리에 남길께. 이 마지막 편지를 띄우면서도 울었지만, 이제 더는 너를 떠올리며 울지 않을께. 너의 마지막 꿈 속 미소처럼, 웃으려 해. 사랑해.'




모든 것은 아름다워


 아주 어릴 적 꿈에 자주 등장한 그 친구는 눈이 세 개였어. 등 뒤에 큰 눈이 하나 더 있었는데, 손쉽게 뒤에 있는 걸 볼 수 있다며 자랑했었지. 그리고 입 모양이 우리와 반대여서 내가 웃으면 울고 울면 웃더라고, 그 친군. 그런데 나는,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거나 나와 반대로 반응하고 있다고는 결코 생각치 못했어. 우리 사이의 '공기'가 전혀 차갑지 않았었거든. 꿈속의 삶과 파생되는 감정들을 불편 없이 공유하고 있다는 게 '그냥 느껴졌다'라고 해야 하나. 그 친구는 '단 하나, 본인 그 자체'였기 때문에 그냥 '그렇구나' 했을 뿐이야. 참 그리고, 뭔가를 감지할 정도로 나는 현실적으로 더 자라 있는 꼬맹이가 아니었어. 덧붙여, 내가 갖지 못한 그 점들을 되게 부러워했었지.

 그런데 꿈에서 깨어 보니, 애들이 어떤 아이 얼굴의 큰 점 하나를 보고도 뭐라 하며 비웃더라고. 대다수의 애들이 어떠한 틀에서 마리오네트 마냥, 각 잡힌 움직임을 따라 자로 잰 듯한 동작을 보이며 비슷한 표정으로 동일한 문장을 외워, 입을 꾹 다문 채로. 마치 그렇게 안 하면 괴물처럼 등 뒤에, 징그런 눈이 하나 더 생긴다고 누가 협박이라도 한 것 처럼, 허허. 그리고는 자신들의 과반수 무리와 비교하여 다름없으면 인정하고, 구별되는 즉시 못 들어오게끔 자물쇠를 걸어 잠그지. 여기서 무서운 건, 그 자물쇠는 실재하지 않는다는 거야. 아주 감각으로 죽여 놓지. 그렇게 우리 모두는 아주 미묘한 감각으로 서로를 죽이다가 죽다가 죽이다 죽다 어른이 되는 거야. 소름 돋게도 더 많은 빈도로 죽였던 가해자보다, 더 많은 빈도로 죽임 당했던 피해자가 더 큰 편견과 선입견을 갖기도 해 어쩌면 본능일지도, 비겁한 건지도.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자' 떠들어 제치며 플래카드를 아무리 내걸어도 우리는 내면 깊숙히 어떻게든 '다름'을 찾아 피해자를 만들려 해. 그 '아름다운 것'을 한낱 시기와 질투로 기어코 도려내야 비로소 다수의 승자로 군림할 수 있다고 믿나 봐.


 우리, 무엇보다 '나', 그리고 나 이외의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바라보자 내 꿈속 세 개의 눈을 가진 그리운 그 친구는, 두 개의 눈을 가진 나를 아름답게 바라보아 스며들어 주었어. 이 아름다운 우주 안에 아름답지 않은 게 단 하나라도 있다고 너는 생각해?








- 응모자 성명 : 김유리 (필명 : 키뮤리)
- 이메일주소 : 
emslim@hanmail.net
- HP연락처 : 010-7105-1364


  • profile
    korean 2020.05.03 16:52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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