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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청량해 보이기 그지없는 파란 색의 창 덕분에 마음이 한결 상쾌해진다.
그래, 분위기도 한껏 쾌적해졌으니 우리 솔직하게 속마음을 터놓아보자.
내가 먼저 운을 띄우마.
저기 저 창을 열면 무엇이 보일 것 같으냐?”


욕망
“고민할 필요가 있나?
바로 아리따운 여인네들이 수두룩하게 나를 기다리는 것이지.
저 창 너머는 이미 나를 맞이하기 위해 잔치가 열린 거야!
선율을 쥐어뜯는 격정적인 음악이 흘러나오는 군.
각 곳에는 최고급 포도주와 희귀한 산해진미가 나를 기다리니,
이것 참 생각만으로도 즐겁구나! 군침이 돌아!”


망상
“네놈의 생각은 졸렬하기 짝이 없구나!
너는 저 창 너머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것이냐?
아둔한 놈. 고작 그 따위 생각이나 하고 앉아 있으니.
쯧쯧, 생명의 존속이 네 손 안에 있는 것이 안타까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욕망 (비꼬듯이)
“그렇다면 네놈이 저 창 너머의 모습을 말해 보거라.
어차피 납득이 가지 않는 말이겠지만.”


망상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운을 뗀다)
“살짝 들여다보니, 각국의 별들이 나에게 충성의 맹세를 하는구나!
그러나 나는 그 추대를 받지 않으련다.”


망상을 제외한 일동
“아니, 어째서?”


망상
“충성, 서약 이것들은 언제나 내게 기대를 요하기 때문이지.
기대란 언제나 나를 옭아매, 나는 무언가에 얽매여 있는 것 따위 질색이야!”


현실
“자자 다들 진정하자고, 내가 볼 때는 자네 둘 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야.”


욕망&망상 (발끈하며)
“뭐라고?”


현실
“잘 생각해봐, 지금 우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급급한데, 무슨 돈으로 잔치를 벌이고, 무슨 언행으로 남에게 충성을 받느냐는 얘기야."


현실을 제외한 일동
“포부 없는 놈 같으니라고, 어디서 찬물을 끼얹어!”


현실
“때로는 찬물을 끼얹는 것이 도리어 심신에 좋을 수 있다네 친구들.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스스로는 무너지기 마련이니까.”


바람 (현실의 의견에 반박하며)
“하지만, 적당한 기대는 목표를 향한 뜀박질에 박차를 가해주지.
마치 경주마에게 가하는 채찍질처럼 말이야.”


현실
“글쎄,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적당이라는 것은 탐과 같아서 조금만 방심하노라면 어느 순간 자네들이 먼저 먹히고 말게야.”


바람
“그렇다면 그렇게 철두철미한 자네의 혜안에는 저 창 너머 무엇이 보이는가?”


현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내 모습이 보이는구나!
단조롭지만 내 오감을 가득 채워주기도, 때로는 차단해주기도 하는 나의 무대에서, 나는 홀로 조용하게 나의 생각을 써내려간다.
나는 그곳에서 모든 영웅들을 합쳐놓은 것보다 강한 존재도 될 수 있으며, 지옥의 불구덩이에 군림하는 혹독한 악마가 될 수도 있다.”


바람
“내 경우도 비슷하다네.
자네와 마찬가지로 저 창 너머에는, 나의 무대에 꿋꿋이 앉아 나의 세계를 써내려가는 내가 보인다네.
자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곳에 존재하는 나는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는 창조가라는 거지.
홀로 조용하게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은 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네.”


망상 (혼잣말로)
‘저 친구 맘에 드는 걸?’


바람 (망상을 바라보며)
“들립니다, 나의 아버지 같은 존재여, 나는 그대에게서 태어났고, 그대는 나에게서 비롯되었으니, 그대가 아무리 혼잣말로 속삭인다고 해도, 아니 머릿속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죄다 알 수 있지요.”


욕망 (욕지거리를 하며)
“쓸모없는 행동 따위들이야 나중에 하고, 그래서 무엇이 마음에 드시오? 우리의 주인이시여.”


인간
“글쎄, 네 가지 모두 나의 생각이나 다름없으니 고른다는 것 자체가 어렵구나.”


인간을 제외한 일동
“제기랄, 그럼 뭣 하러 운을 띄운 거요?”


인간
“이게 바로 그대들과 나의 차이라네. 잘 들어보게, 내 생각에는 저 창 너머에는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있네(현실).
물론 그녀가 우아한 자태로 태초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지만(욕망),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면(바람), 그 상황에서 창을 여는 것은 신사로서 할 행동이 아니라네.”


망상
“그렇다면 나는 뭘 하고 있으면 되오?”


인간
“아, 자네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네, 내가 신사답게 그러나 낭만적이게 저 창을 두드리고는 그녀에게 편지를 건넬 거야.
그 건네는 편지란 자네가 써줘야겠지.”


망상
“아하, 걱정 마시오, 내 전문이니!
비너스보다 아름다운 그대여, 헬레나보다 치명적인 그대여!”


인간
“자, 나의 조각들이여, 즐거웠던 대화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모쪼록 그대들과의 대화가 나의 이야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일동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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