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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08:39

한 필부의 새해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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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에는 이런 말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쇼가 죽기 전, 자기 비문에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써 놓은 것이라는데 일견 해학적으로 보이는 이 비문에는 시간의 무게를 일깨우는 대가의 철학이 숨어 있다

 새해 분위기에 취해 우물쭈물 하는 사이 어느덧 열흘의 시간이 흘렀다.
 흔히들 세월을 흐르는 물에 비유하곤 한다. 세월이나 흐르는 물이나 앞을 다투는 일 없이 유유자적 흐르니 닮은 꼴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세월에는 흐르는 물이 갖지 못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 눈에 보이는 물은 제 아무리 엄청난 규모로 흐를지라도 사람이 마음먹고 막고자 하면 못 막을 것도 없다. 아울러 물줄기를 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세월은 그게 안 된다. 21세기 첨단 과학을 총 동원하더라도 단 일분일초도 늦추거나 앞당기거나 하지 못하며 새해가 됐다고, 묵은 해 365일 밤과 낮을 밝히느라 지치기도 했을 법한 해와 달을 교체하거나 하지 못한다. 그저 공전과 자전의 주기를 따져 시간을 나누며 하루, 한달, 일년을 수치상으로만 구분할 뿐이다

 그런데 오늘의 태양과 내일의 태양이 각기 따로 있는 게 아니며 한 해의 끝 날이니 새해의 첫 날이니 요란하게 다른 의미를 부여해본들 결국 하나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바, 요컨대 세월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에 의한 시간의 인위적인 구분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일 수 있다. 바야흐로 불멸의 나선형, DNA의 구조를 밝혀내고 유전자를 조작해 생명을 복제하며 혈액의 인위적 생산까지 눈 앞에 둔 첨단 과학이 보이지 않는 영속성만큼은 감히 어쩌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유감 천만이긴 한데 끝을 모르고 진화해 감히 신의 영역을 넘보는 지경에까지 이른 인류의 문명이고 보면 앞으로 어떤 해법을 찾게 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그거야 어쨌든지 한가지 고무적인 점은 그 무소불위의 시간이 공평하다는 사실이겠다. 빈부귀천을 따지지 않고 고르게 주어지는 그 공평함이 가진 것 없고 잘나지도 못한 나 같은 필부에게 큰 위안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 한들 언제까지고 돈 안 되는 위안만 어화둥둥 부둥켜안고 갈 수는 없는 일. 새해맞이를 하면서 소박한 바램 하나를 가져 본다. 그저 새해는 연말이 됐을 때 후회와 반성이 올해보다는 덜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앞서 세월은 빈부귀천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적시했지만 그 공평함을 운용하는 데는 빈부귀천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고작 소망한다는 것이 후회와 반성 운운하는 필자 같은 범부가 있는가 하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장부들도 많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내 노라하는 리더들이 곧 그들인데, 한 국가의 대통령쯤 되고 보면 그 중에서도 꼭지점이 아닐까 싶다. 비록 여자이지만 우리의 대통령 역시 그런 장부로 불림에 손색이 없어야 할 터이지만 글쎄….
 유감스럽게도 필자는 우리의 대통령을 그 리더들의 정점으로 보는 시각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 시대 착오적인 각하호칭으로 대통령을 옹위하고 자신들의 영달을 보상받는 사이비 리더들이 볼 때는 돼먹지 못한 한 장삼이사의 공연한 딴죽이겠지만 말이다.
 
필자같은 장삼이사들의 대통령을 보는 삐딱한 시선은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대통령의 오만불손한 인식에 근거할 것이다. 그들은 당 대표 시절,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한 리더십 등을 들어 그녀의 부분적인 정치 역량은 인정하고 다만 대통령이 된 후의 독불장군식 행보만 문제 삼는 것일 터다. 어쩌면 그것(당 대표로서 자당을 위기에서 구한 리더십)마저 당시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대급부로 폄하하는 필자의 인식이 너무 나간 것일 수도 있겠고.
 
각설하고, 글을 쓰면서 알량한 바램 하나를 더해 본다. 국민을 대하는 대통령의 인식에 변함이 없고 불통의 정치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들만의 리그가 금년뿐 아니라 내년에까지 계속 이어져서 국민들 가슴에 무거운 경각심이나마 심어 주기를 제발 덕분, 빌어 마지 않는다. 뼛속까지 아파야 다시는이라는 작심이 비로소 진정성을 갖게 되지 않겠는가!



지난 정부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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