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 짓지 않고 쓰는 이유>

by 유성 posted May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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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짓지 않고 쓰는 이유>


그에게도 사랑에 모든 것을 쏟아 붓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노력에도 막을 수 없었던 관계의 끝을 경험한 뒤로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기보다는 훗날을 생각하는 계산적인 모습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기 위하여 미소의 가면을 썼다.
그가 생각하기에 미소란 사랑을 사칭하기에 가장 근접한 표현이었기에.
그러나 그의 곁에 있던 그녀들은 하나, 둘 그 미소가 가면임을 깨닫고는 똑같이 가면을 쓰고는 했다.
그녀들 또한 사랑에 모든 것을 쏟아 붓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미소의 가면을 뒤집어 쓴 채, 사랑의 껍데기를 연기하는 그들.
결국 이 연극의 끝은 수순대로 형식적인 이별이었으니 과연 이 과정을 사랑이라 칭할 수 있을까.
-
이 두서없는 이야기의 끝은 결국, 너를 향해 되돌아간다.
그간의 연애 중, 사랑이 가미된 진실 된 미소는 네 앞에서만 지어졌으니까.
나에게 가면을 씌어 준 너를 그리며 또한 가면을 벗을 조건이 충족될 날이 오기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