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행운>

by 유성 posted May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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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그 곳은 요상하게도 기존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사전에 고하건 데, 그 요상함은 결단코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기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그 곳은 낮에 달이 뜨고, 밤에 해가 떴으며,

비가 땅에서 솟아오르고, 지진이 하늘에서 요동쳤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덕분에 그와 그녀의 뒤뜰에는 세상 천지에 흔한 세잎클로버 대신 행운의 네잎클로버가 만개하여 있었다.

네잎클로버 사이에 간혹 피어있는 세잎클로버는 말도 안 되는 현실 덕분에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게 되었다.

그 곳에서 그녀는 언제나 자신이 사랑하는 그를 위해서 수많은 네잎클로버 사이를 헤치고 세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예로부터 누가 그랬던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노력 끝에 겨우내 세잎클로버를 찾은 그녀는 그에게 네잎클로버를 건네지만, 그는 그녀의 노고를 결코 알지 못했다.

그녀는 둘 사이의 행복을 가져오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지만, 역시나 그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녀의 손끝은 부단한 노력 때문에 닳고 닳았지만, 그의 시선은 단 한 번도 그녀의 손끝을 향한 적이 없었다.

그 당시의 그는 그 시간이 그들의 뒤뜰처럼 행운에 둘러 쌓여있는지 몰랐다.

결국 밤하늘의 달이 영롱한 빛을 앞세워 그를 비추기 시작했다.

그의 뒤뜰은 세잎, 네잎은커녕 풀포기 하나 자라지 않는 황무지가 되었고, 그는 그렇게 이별을 맞이했다.

그에게 다시는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다시는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잊지 못할 것이다.

아니 잊지 못한다.

잊지 못한다.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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