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네의 응원>

by 유성 posted May 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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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째 지속되는 구직활동.

계속되는 탈락과 거절 통보에 덤덤해진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 쉴 틈 없이 달려온 걸까?

이렇게 무기력한 감정을 느끼기 위한 여정은 아니었을 터인데….

먼저, 어디로 걸어야할지, 얼마나 가야하는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세상이, 또한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잠시나마 쉴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야속하게 느껴졌다.

-

또 다른 면접이 잡혔다.

다른 수많은 면접과 같이 큰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겠지만, 면접 볼 회사가 예전에 살던 동네라는 이유만으로 ‘혹시나’하는 기대감, 아니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살짝 상기된 기분으로, 여느 때와는 달리 미소를 머금고 면접장을 향했다.

-

다시금 시작할 자신이 없다.

부모님 얼굴을 뵐 면목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금 이 지옥 같은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더더욱 자신이 없었다.

애당초 회사가 예전에 살던 동네라고 기대한 내가 병신이지.

그게 뭐라고 헛된 기대감에 차서 이리 좌절을 자처했을까.

버스가 지나간다.

후... 이 버스 한 번 놓치면 1시간은 기다려야하는데.

그래, 어차피 일찍 들어가도 할 일도 없으니, 옛 추억을 떠올리며 동네나 돌아다녀야겠다.

-

이 동네는 변한 게 하나 없네.

학교도 그대로고, 집 앞에 분식집도 그대로고, 와, 이 공중화장실 문은 아직도 고장나있네.

어럽쇼? 이거 내가 친구랑 초등학생 때, 벽에 낙서한 건데 이게 아직도 그려져 있네.

그런데, 낙서를 이렇게 낮게 그렸었나?

그러고 보니 모든 게, 내 기억보다는 왜소하게 느껴지네.

어릴 때의 동네는 항상 활발하고 큰 존재였는데.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건가?

아니야, 내가 큰 거겠지.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또 한 시간 기다리기는 싫으니 얼른 버스 타러가야겠다.

-

그래,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이 힘든 시기도 왜소하게 느껴지겠지.

힘내자, 내 청춘아.

고맙다, 동네야.

-

또 다른 면접이 잡혔다.

나는 면접에 붙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면접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당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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