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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뻘건토끼는 동네를 돌아댕기다가 호수공원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호수공원 바둑터에는 어제도 가봤지만 원래부터 할일 없는 은퇴한지 10년도 20년도 넘은 백수 할아버지 새끼들이 와서 바둑이나 두면서 내기바둑이나 싸구려커피나 마셔대면서 바둑을 두는 곳이였다. 거기서 나는 관도대전 비슷한 조조와 원소의 5,6급 바둑을 두는 백돌과 흑돌을 잡고 대결을 펼치는 두 아저씨들을 만날수 있었다. 할일도 없고 반기는 사람도 없는 초라한 곳에서 나는 의자를 갖다놓고 그 둘을 멀금히 쳐다보았다. 근데 왠걸? 너무나도 재미있는 수에 나는 쏙 빠져들어서 뻘건토끼는 다시 바둑의 세계로 들어서고 말았다. 

"어머! 큰일났네... 백돌이 다 죽게 생겼어..." "어머! 저 한돌 안잡아요? 그래도 대단한 이득인데요?" "거기를 먼저두고 

저쪽을 잡아야지 흑돌이 살지..." "저 백돌 대마는 분명히 잡힌다니깐요... 내말을 안듣네..." 

이렇게 궁시렁 궁시렁 훈수나 두고 앉아있자하니 갑자기 저기서 누군가 한 할아버지 한명이 비틀비틀 로보트처럼 걸어오면서 앉더라... 나는 물었다. "한판 두실래요? 바둑..." "네 그러자꾸나..." "몇급두세요?" "1급!" "전 5급입니다." "4점깔어!" 나는 4점을 깔고 흑돌을 잡았다. 백돌이 도전을 걸어오면서 쳐들어오길래 나는 응수를 하면서 응사를 해댔다. 그러자 그자는 살짝피하면서 내돌을 반격했다. 그래서 나는 화시를 걸고 숲속에 있는 그의 백돌에게 불화살을 던졌다. 그러자 그는 등갑이라고 화살을 튕겨내는 거북이 등갑으로 무장하고 화살을 무시하고 오히려 내 흑돌을 포위해서 잡고 말았다. "이런... 실수군" 

그래서 나는 결국 다른돌들을 살리고 정비하고 다시 싸우다가 다시 잡히고 결국 지고야 말았다. 첫판을 어이없이 기권패했다. 역시 1급 수준이였도다... 나는 그가 제갈공명이고 나는 주유라고 생각했다. 삼국지 말이로다. 나는 오나라다. 손권밑에있는 한당, 정보, 주유, 태사자, 여몽, 황개 등 말이로다... 

두번째판도 조금더 버티지만 결국 초반부터 무너져가면서 결국에는 기권패하고 말았도다... 윽... 뻘건토끼의 망신살이... 

낄낄낄... 그래도 재미있더라... 

나는 복수를 하겠다는 말은 결국 못하고 세번째판을 두었다. 다시 4점깔고 1급하고 5급의 대결... 오나라... 촉나라... 

그는 내돌을 초반부터 귀에서 포위하자 다시 포위하면서 결구에는 내돌들이 먹히고 말았다. 하지만 밑쪽에서는 내가 한 5돌들을 잡으면서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귀에살아있는듯한 내 돌들을 포위하고 공격해 먹으면서 따라잡았다. 

결국 귀에서는 내가 무너지고 중앙에서 큰 대마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화룡점정... 말이로다... 어쨋든 바둑이다. 

석탄대 천연까스의 대결... 

내대마가 잡힐듯말 듯하다가도 묘수로 한수차이로 살아나고 오히려 중앙에 있던 백돌 10개가량을 잡아내면서 내가 따라잡았다. 그리고 위중앙에 있던 10개가량의 백돌 더 내가 가져가면서 포위하자 도망가지만 결구에는 10개의 돌만 20개로 늘어나고 나는 두번째포위에 성공하면서 그는 주절댔다. "내가 진 모양이구만..." 

하지만 작은 것을 더잡을려다가 나는 큰 대마를 공격당하자 당황해서 백대마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난 또다시 기권패했다. 

그는 또다시 두자는 나의 도전을 포기하고 그만 가보겠다고 자리를 일어서고 떠났다. 

"잘 두었습니다. 바둑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내가 약을 올려서 화가 났지..." "아닙니다. 너무 잘 두시던걸요..."

난 예의상 손을 쥐고 악수를 하고 나도 구경을 하다가 집으로 떠났다. 

그는 떠나기전에 할아버지가 잘 두는것이 아니라 내가 못두는것이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비틀거리면서 집으로 가던 그의 

뒷모습에서 그의 인상이 새겨졌다. 

그는 옛날로 따지자면 제갈공명이 아니였다. 뻘건토끼가 주유였다면 그는 사마의 였다. 거문고를 타고 푸른 부채를 가지 

공명이 아니라 흰수염에 늙어서 지팡이를 쥐고 다니던 초라한 모습의 사마의 였도다... 

하지만 나는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나도 그리 대단한 자는 못되는 내자신이였다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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