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나사이에 남는건 me 인가 you 인가 아니면 it 인가...

by 뻘건눈의토끼 posted Dec 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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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건눈의 토끼는 오늘도 겨울이라 춥고 우울한데 집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 오랜만에 의미있게 할일들을 할려고 하루를 시작했다. 요즘도 관계망상, 사회망상, 조현병때문에 밖에서는 사람들조차도 시선조차도 너무나도 

불편한 토끼이다. 사회망상이 새로 생겼는데 사회생활을 회사생활로 잘 유지해오다가 월요일날 제사를 지내고 

화요일 밖에 일이있어서 원당역에 나갔다가 불의의 공황장애로 너무나도 아픈상처를 입고 집에 돌아와서 엄청 

상처를 받은 사춘기 소녀처럼, 왕따를 당한 초딩처럼 한시간동안 어린애처럼 침대에 누워서 엉엉~ 울어댔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시 일어서자구... 그래서 크레파스를 꺼내서 스케치북에다가 오랜만에 크레파스로 초상화를 그렸다. 내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그렸는데 30분만에 그린 알록달록한 그림을 보고 우리엄마는 너무 잘그렸다고 칭찬해주었다. 검은모자를 눌러쓴채 올해도 봄에는 사쿠라를 보면서 일장춘몽을 꿈꾸었고 여름에는 장기터, 바둑터를 오가면서 호수공원에서 말썽쟁이 독불장군으로 싸돌아댕기고 가을에는 이모랑 엄마랑 드라이브해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 까지 관광을 갔었다. 

뻘건눈의 토끼가 본세상은 그야말로 옛날 뽕짝노래였던 세상은 요지경이로다. 잘난 사람 잘난대로 사로 못난대로 산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다. 하지만 다들 요지경이라고 외친다. 

요지경이라고 한다면 세상은 짜장면먹고 목욕탕가고 학원 독서길가서 수학의 정석, 기초영문법을 딱고 집에와서 엄기영 아나운서의 mbc 뉴스를 듣고 가끔마다 x세대들의 우상들이 가요무대에 나와서 놀던 8~90년대가 

도로 생각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만약에 세상이 요지경이고 짜가덩어리라면 잘난 사람과 못난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던가? 다들 친구가 필요하다 사랑이 필요하다 말만잘하지만 토끼에게 오늘날까지 남은 자들은 내 회사동료들과 아주친한 친구 몇명과 가족과 펜팔 일본펜팔과 인도네시아 펜팔여자 뿐이다. 

물론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고 해도 사회에서는 날 어떤 장애인, 담배피는 손님 (새끼들이 맨날 4500원짜리 담배나 꺼낸대... 3000원짜리 달라는대...), 인사할이유조차 없는 아파트 주민, 어떤 방랑자, 교회 성도로만 보더라... 백수라고 말하면 웃어대고 하겠지 또한... 누군가가... -_- 

오늘 오늘을 잘 살아야지 하며 살아온 토끼에겐 오늘 하루도 소중했다. 뻘건눈의 토끼는 밥만 쓸어먹는 돼지가 아니다. 물로 내가 돼지띠고 돼지소리 코로 낼줄 알지만 말이였다. (콧구멍속에서 공기를 떨어내보세요. 여러분! ^_^) 토끼는 철학을 대학교때 공부한놈이다. 토끼는 돼지가 아니라 배고픈 소크라테스일지도 모른다. 마음을 채워야 힘을 내는 소크라테스말이다. 소크라테스도 백수였다지... 악처에게 일안하고 웅변하러 나간다고 하자 물세례를 받았지만 말이렸다. 그리고 뻘건눈의 토끼는 맹자 삼천지교라는 말처럼 호수공원 바둑터에서 할어버지들을 보고 배우고 댕겨서 담배나 피면서 바둑이나 한수두는 이로 통한다. 호수공원에서만 조금 

말이다. 

호수공원은 일산 할아버지들의 놀이터이자 숨쉬고 삶의 여유를 느끼는 낭만의 공간이다. 하지만 그 낭만은 

훈수나대고 아무나 무턱대고 와서 삐닥하게 서서 인사도 안하고구경하는 이들때문에 뭐가 뭔지 모를떄도 있다. 하지만 토끼도 주인공으로 대접받은때가 있던곳이라 오늘은 낮두시쯤에 바둑두고 산책이나 하는 명목으로 공원을 찾았다. 어떤 무리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인생! 뭐 별거있어! 까짓거..."하며 폼잡고 폼생폼사나 하고 바둑두고 있었다. 나는 저변에 내가 최씨할아버지랑 두는걸보고 구경하다가 나보고 내가 6급인데 그날따라 두판을 보고 4~5급정도 된다고 판단해준 의인을 만날수 있었다. 귀인이라고 여기던 자라 나는 한수두자고 했고 

그렇게 우리는 바둑을 다시 남들처럼 똑같이 두었다. 하지만 이 바둑판은 우리둘만의 바둑이였다. 마음도 약하게 시작했지만 두면 둘수록 나는 마음이 도로 튼튼해졌다. 다행히도... 백을 잡고 내가 두판다졌다. 그러자 그자는 나보고 흑을 잡고 두어 보시라고 했다. 나는 그 전동의자에 앉은 그 사람이 좋아서 다시 재미있게 

두었다. 흑을 잡고 나는 대마도 몇개 잡고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두는데 먼저 귀를 선점하고, 

쳐들어가고, 대고 끌어버리고, 다시 대고 끌어버리고 포위하고 도망가고 누르고 쓸고 이러면서 백을잡은 그는 우측 상하단을 다쓸어버리고 좌변위도 내주었지만 난 좌변아래를 살리고 포위할려는 그의 대마를 오히려잡고 

대마를 두쪽을 더잡아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좌변아래 귀만 내껏을 살려주고 아래 대마를 살리면서 경기는 알수없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나는 우쭐해서 농담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죽여버려... 죽는게 남는것이여... 아이고 사람살자... 집이나 살자...월세나 얻어야지... LH공사! 니 잘났다. 집이나 마구 짖구... 전국에 아파트값만 두배가 넘게 뛰어올라다구! 집이나 지으라구! 니 잘났어!"

"이건 관도대전이야... 흑은 조조, 백은 원소! ㅎㅎ" 

나는 우측밑 귀를 잡은 그에게 꼼수를 쓰면서 습격하여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켜서 그의 오른쪽 90%이상 살았던 집들을 다 내땅으로 잡아먹고 말았다. 그전에 어떤 할아버지가 지나가면서 쓴 소리를 훈수마냥해댔다. "그 포위된대마는 먼저 아다리쳐서 이을려고 하다가 두집이상내서 살면 되던데... 쯧쯧쯧..."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남긴 이말은 당연히 it일뿐이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이런 프로그램처럼 말이다. 

내가 이기고 2승2패로 마루리가 되고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친구하고 싶은데 카톡이나 주시겠습니까?" 
"아뇨... 어차피 저는 은평구에 사는데 일산호수공원에 날씨만 좋으면 지하철타고 옵니다."  

"그럼내일 두시에 여기서 만나는걸로 하죠..."

그는 전동차의자를 타고 쓰으윽~ 붕!붕! 대면서 멀리 사라졌다. 

집에돌아오는길에 관걔망상이 심한나는 그도 나에게 친한친구가 될수있었는지 묻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그가 나에게 남긴건 me인가 you인가 아니면 바둑 명대국인 it였던가... 

그리고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불연히 생각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어린왕자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너가 내일 3시에 나온다면 나는 2시부터 나와서 너를 기다리면서 행복하겠지..." 여우가 친구가 되자고 맗한 어린왕자에게 말한 말이다. 

그렇다 모든 친구들은 시간이 필요하다. 거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함꼐라면 행복하다. 

내일은 바둑두러 나가봐야겠다. ^_^ 


Who's 뻘건눈의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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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3살 남자 돼지띠 

취미: 장기, 농구, 스쿼시, 삼국지 게임..., 발라드 음악, crayon 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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