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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2 11:31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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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흔적이라고 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흔적들이 삶속에서 일어나고 치워지고 다시 일어나게끔 마련이다. 예를들자면 내가 햄버거를 먹고 나서 케첩소스가 흰티셔츠에 묻으면 뻘건 자국을 흔적으로 남기지만 그 흔적을 없애기 위해서 세탁기에 세제가루를

넣어서 돌리고 그런다음 빨래가 끝나고 나면 다시 빨래한 흔적으로 향긋한 냄새가 갠옷에서 나게 마련이다.

일상 속에서도 흔적들을 마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때마다

그 흔적에는 일종의 사연이나 삶의 의미가 담아진 경우가 종종 있긴하다.

강아지가 산책을 하다보면 종종 나무나 전봇대같은 데다가 한발을 올리고 주인이 기다리는 사이 오줌을 누곤한다. 봄날 주워온 꽃잎들을 책속에 다시 끼워놓다가 나중에 다시 살며시 꺼대 보는 행위뒤에는 아마 달콤한 사랑을 나눈 느 따스함을 품었던 봄날을

기억하려는 사연이 담겨있겠다. 그리고 그 책에 낀 꽃잎을 다시 꺼내볼때 그 여인은 그 남자를 잊지 못해서 일수도 있고 이미

결혼해서 같이 살다 남편몰래 보는것일 수도 있고 아직까지 연인인데 다시 만날날을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체스를 둘때조차 우리는 흔적을 경험하고는 한다. 체스판... 그 흑과 백으로 눈으로 식별이 당연한 전장위에 손으로 오무락 거리면서 만질 수 있게 놓아진 체스 기물 말들... 그 말들을 손으로 놓아가면서 두는 게임인데 다두고 나면 체스판위에는 체크메이트를

한 마지막 대국판이 남게 마련이다. 하지만 체스판위에 놓여져 있던 말들은 다시 체스 나무 상자속으로 들어가고 닫히게 된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하지만 거기에는 두사람간의 생각이나 마음은 담겨있지 않았을까... 이런 질문을 하게된 계기가 나에게 있었다.

바둑판은 19x19칸이다. 361칸이 곱인데 이칸은 중국에서 발명시킨 왕이 일년을 나라를 잘 다스리라고 아들 후계자에게 공부시킬려고 만든 게임이라고 전해져 내려온다. 나는 일산 호수공원

바둑터에서 양할아버지, 최할아버지들과 바둑을 두어왔는데 한판을 둘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요된다. 흑과 백돌을 잡고

두 친구들은 약 30분가량을 사력을 다해 싸우기 시작한다. 나는

싸움바둑을 즐기는 성격이라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데 악어가

사냥감을 잡고 물어뜯고 나면 피가 줄줄 흐르는 자국이 남게

마련인데 인간들이 치고 받고 싸우는 바둑판은 오죽할까...

흑돌과 백돌이 땅을 차지하고 쳐들어가고 받고 포위하고 끊고

이어가고 도망가고 들어가고 약점을 건드리고 말이 오가기 시작한다. 아다리! 이 말 한마디에 상대는 대마를 잃고 복싱코너에 몰린 코에 한 대 맞아 피흘리는 권투선수 처럼 비틀거린다.

그래도 보복을 하고 그렇게 재미있게 흘러가니 바둑을 처음부터

두는거지... 그리고 한판이 끝나면 친구라고 서로에게 겸손하게 승복하고 싸구려 커피나 마시려 자리를 일어선다. 이것이 하루일과이다. 우리공원 사람들은 기보를 따로 저장하지 않는게 관습이다.

헌데 그 바둑에는 무슨 흔적이 있었던 것일까? 내 생각으로는

거기에는 바둑을 둘 당시 바둑에 놀러나온 기분과 하루를 잘 보내자는 소망 그리고 우정이 늘 숨쉬던 대국판이였다. 만약 바둑판을 두면서 손가락으로 돌들을 수놓을때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며 서로 생각의 만남을 공유했다고 치겠다면 마음속으로라도 나중에라도 기억해야 마땅하다. 어차피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니까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저번에도 집에와서 양할아버지랑 다섯판을두어서 흑을 잡고 3승2패 했다고 기록을 카톡으로 친구에게 보냈다. 카톡은 내 마음과 친구와의 소통의 흔적이 남는 장소이다. 친구끼리 안부도 묻고 내가 그린그림도 보여주고 가끔식은 서로의 셀카도 찍어서 얼굴을 확인한다.

선사시대에도 나중에서야 발굴되어서 발견된 인류의 흔적으로 원시인들이 새긴 동굴속 벽화가 있다. 사냥을 할때의 즐거움, 무리들의 의지 그리고 사냥감을 잡았을때의 기쁨! 이 흔적도 사실은

역사에는 인류의 첫 예술작품으로 남아있다.

나는 만화랑 데생 같은 그림을 잘 그리는데 몇 년전부터 instagram 이라고 이미지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앱으로 여러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내 삶속에서 느낀 영감과 감정의 흔적이 내 만화와 그림들인데... 흔적이 작품들이 되면 얼마나 영광일까!

나는 그래서 만화공책도 사서 매일 그리고 가끔식 파스텔로

크레파스처럼 그리면서 작품들을 남긴다.

내 삶의 흔적들도 아름다운 것만 챙기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많은 사람들이 나의 아픈 기억, 슬픈 기억, 기쁜 기억,

하고 싶은 말들을 알아들을 것 같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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