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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이 내 집, 내 집이 친구 집


 요즘은 아이들에게 가장먼저 가르치는 말이 낯선 사람 따라가지 마라”, “모르는 사람이 주는 것 먹지마라”, “아는 사람을 더 조심해라라고 한다. 그만큼 사회가 각박해졌다는 반증이라 생각된다.

워낙 뉴스만보면 인신매매니, 어린아이유괴니 하는 흉흉한 뉴스가 자주 나오다보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남의일 같지 않고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리라! 애들 키우기 참 겁나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면서 문득 예전 내가 어린 시절 자라던 30년 전 그곳이 생각난다.

나는 어린 시절 평택의 시골장터에서 자랐다. 지금이야 시가 되었지만 군으로 불리던 그 시절 게다가 낙후되어 동네에 자가용 있는 집이 거의 없던 시골장터에서 자랐다.

"왁자지껄 도떼기시장 같이 어수선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골장터는 항상 바쁘고 어수선했다. 우리마을만하더라도 전부 부부가 상인들이라 하루 종일 장사를 하다 보니 아이들을 돌볼 겨를이 없는 집이 허다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이니 어른들은 장사하기 바쁘고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돌아다니면서 놀기 바빴다.

요즘 같으면 아이들이 하루 종일 밖으로 나돌면 부모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찾으러 다니기 바쁘겠지만 핸드폰도 없던 그 시절에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산이며 들이며 쏘다니면서 놀러다니기 바빴다. 그러다 밥 때가되면 아이들은 아무 집이나 우루루 때로 몰려가 밥을 먹고는 했다.

지금 같으면 민폐니 뭐니 하겠지만 그 시절에는 친구 집이 내 집이고 내 집이 친구 집이던 시절이었다. 인심들도 좋아서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가 없었다. 아무집이나 가면 밥이며 과자며 먹고 가라고 잡았고 하다못해 밥이 없으면 누룽지라도 내주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밥을 먹고 나면 슬슬 심심해지면 그늘에서 쉬고 있는 동네할아버지 아무나 잡고 옛날예기 해달라고 졸랐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허허 우리 손주들 왔네?”하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아이들이 옹기종기모여 참새 때처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아는 가장 무서운 예기를 들려주셨다. 그때는 그냥 동네할아버지하면 우리 모두의 할아버지였다. 옆집민영이네할아버지도 우리할아버지고 앞집경찬이네할아버지도 우리할아버지고 그냥 모두의 할아버지였고 할아버지들도 친손자 이뻐하듯 동네아이들 모두를 똑같이 대해주셨다.

마치 할아버지를 모두가 공유하듯 동네아이들 모두에게 동네할아버지는 우리할아버지였다.

그러다 동네아저씨가 지나가면 삼촌삼촌 우리 축구 가르쳐줘요 하면서 따라다니면 삼촌은 마지못해 아이들과 공놀이를 해주기도 했다. 지금이야 삼촌은 부모의 형제한테만 부르는 호칭이지만 그 시절에는 동네아저씨들은 모두가 삼촌이요 동네아줌마들은 이모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동네어른들이 한 가족이라는 인식을 가지면서 자랐고 동네어른들도 자신의 친척아이들처럼 정성으로 대했던 것 같다.

그 옛날 두레를 통하여 농사를 함께 지은 것처럼, 아이들을 키우는데 있어서 온 동네 아이들을 온 동네 어른들이 함께 키우는 공동체마을의식이 우리민족에게는 DNA에 이미 새겨져 있었나보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남이 강요하지 않아도 동네의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야한다는 것이 당연했고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운명처럼 느껴지던 시절이다. 못 먹고 못살던 시절이라도 어려운 이웃을 그냥 못 지나치고 동네아이들도 내가 배아파 낳은 친자식처럼 돌봐주던 것이 상식이던 시절, 스스로배품을 알았고 나눔을 실천하던 시절이었다.

그런 어린 시절을 지낸 나로서는 요즘의 세태가 참으로 씁쓸하다.

우리 모두의 할아버지였던 동네할아버지는 기피대상이 되고 우리 모두의 삼촌들은 이제는 성추행범아닐까? 하는 경계의 눈초리로 봐야하는 시대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이제는 친구 집을 내 집처럼 편안하게 방문조차 어려운 시대이고 아이에게도 잘사는 아이들은 잘사는 집 아이들끼리, 못사는 집 아이들은 못사는 집 아이들끼리 계층이 나뉘는 것은 우리어른들의 잘못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같은 순수함이 있을 때,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불쌍한 사람을 위할 줄 알고 세상을 평등한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에서 자랐을 때 훌륭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친구 집이 내 집이고 내 집이 친구 집 같던 그 시절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작성자 이영호 연락처 010-4803-8588 charismaly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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