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차 창작콘테스트 수필공모-용의 머리뿐만이 아닌 꼬리도 가질 수 있다면..

by 19사학과 posted Jun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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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머리뿐만이 아닌 꼬리도 가질 수 있다면..

 

용두사미라는 말은 나를 표현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두근거리며 새로운 마음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즐기다가 마지막이 되면 급히 끝내거나 시작할 때 생각한 것보다 질이 떨어진다. 성경에 보면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이 있고 사자성어로는 대기만성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말과 어울린다고 할 수 없는 일화를 보여주고 싶다.

 

초등학교 무렵에 아버지가 막둥이여서 그런지 나이 많은 사촌 형님과 누님들이 많았다.

모르는 것도 척척 알려주고 생각의 깊이도 깊어 보였던 그들이 너무 멋지고 대단해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커야지 생각되었고 그들은 나의 동기부여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항상 좋은 모습이었지만 나는 그렇게 자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촌들을 보고 집에 돌아오면 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용두사미가 나를 표현하기 쉬운 말이라고 했던 것처럼 발전할 수 있는 책보다는 소설만 읽고 영어는 하루 외우면 다행인 상황이었다.

그런 모습을 본 엄마는 나에게 작심삼일이라도 하라고 하셨고 난 항상 웃으며 그 상황을 모면했다. 하지만 그러한 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나는 가볍게 웃으며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우리 집안 어른들은 나의 장래가 기대된다고 항상 말씀하셨다.

나도 그때는 웃고 나를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뻤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용두사미 때문이라고 느낀다. 용두사미는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를 말하는데 항상 새롭게 시작될 때는 용의 머리를 말하는 나를 보며 집안 어른들은 날 향한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한 아이가 야망을 품으며 당당히 말하는데 기대가 조금도 안 될 수 있을까?

나라면 그 야망을 품은 아이가 잘 될 수 있게 지지해 줄 것이다.

그렇기에 집안 어른들이 나를 믿고 기대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우리 집안 어른들은 그저 허풍이 심한 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하는 일 중 용두사미가 아닌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 같다.

내가 용두사미가 안될 상황은 몇 가지가 있는데, 다 같이 하는 팀 작업에서 리더가 되는 경우 끝까지 잘 하게 된다. 아마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은 성격이 그렇게 만드는 듯하다.

다 같이 할 때는 내가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역할 위임을 시키며 상황을 만들고 발표까지 내가 쉽게 해결하여 작품성 있게 끝낼 수 있지만, 만약 내가 리더가 아니거나 혼자서 한다면 열심히 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점을 고칠 수 있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언젠가는 이러한 점을 고치며 삶을 살아가고 싶다. 이대로라면 후에 직장을 가지게 되거나 취직을 하게 된다면 나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진정한 어른, 나이만 성인이 된 것이 아닌 멋진 어른이 되고 싶은 나는 용두사미가 아닌 대기만성, 또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강동우

3adlsle@gmail.com

0109187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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