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창작콘테스트 수필 공모 2

by 한결같은사랑 posted Jan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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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근한 세상


얼마 전 아는 사람의 병문안을 위해 동료와 함께 인천항 연안부두 쪽에 갔었다. 근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허리를 다쳤다고 하여 가보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다행이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같고 거동도 괜찮아 보여 안부만 전하고 나왔다.


햇빛이 따사로운 오후, 잠시 짬을 내어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있는 팔미도로 향하는 유람선이 출발하는 광경과 갈매기의 유영을 바라보고 있을 즈음 해양 공원에서는 막걸리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날이 풀리니 어디서 겨울을 났는지 모르는 노숙자 몇이 모여 막걸리에 과자 한 봉지, 조촐한 술상을 차려놓고 봄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 주변에서는 유기견 세 마리가 과자 한 조각 얻어먹겠다고 계속 돌아다닌다.


흰색 2마리, 얼룩무늬 한 마리, 언뜻봐도 흔히 말하는 믹스종이다. 노숙자들은 과자 한 봉지로 막걸리를 몇 병째 먹고있는듯 한데 개들은 계속 그 주변을 돌며 열심히 꼬리를 흔들어보지만 부스러기 조차 주지않는다. 

한녀석은 아예 죽을치고 앉아서 ''혹시 줄까?'' 하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한남자를 바라만보고있다. 순간  남자가 개 입에 막걸리를 부어주고 개는 또 그걸 마신다.


'동물에게 술을 주면 않좋은 일이 생길수도있는데,  저 사람은 동물학대로 생각않하겠지'


바로 길 건너 편의점에 가서 개 전용 간식을 사서 개 들에게로갔다. 한 개씩 던저주니 그 자리에서 게 눈감춘듯 먹는다 그 중 대장으로 보이는 얼룩무늬 녀석은 자기 것을 낼름 먹어버리고는 다른 개가 먹고있는 곳에 다가가 입에 문것을 뺏으려한다. 하나는 계속 뺏으려고 달려들고 하나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결사적으로 도망가고 개들은 며칠을 굶은 듯하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남자 한 명이 내게 말을 건넨다.


"뭘 주었는데 개들이 저래요? 


"네.  과자 한 조각 얻으먹으려고 계속 맴도는 개들이 안되보여서 개 전용 간식 좀 주었습니다. 편의점에 가면 팔아요."


그 남자는 개 전용 간식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처음보는 사람이 자기 돈을 들여 개들에게 간식을 사주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듯했다.


다시 편의점에 들러서 컵라면을 몇 개 사서 물을 붓고 또 개 전용 간식을 사서 다시 공원 정자로 갔다


"과자도 다 드셨던데 술만 드시지말고 요기 좀하셔요"

"그리고 사람도 먹어야하지만 개들도 먹어야지요"


라고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잠시 후 뒤에서 "고맙습니다"라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뒤돌아서서

"나중에 오면 아는 체 하셔요, 그때 또 라면 사드릴께요"


라고 하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회사로 들어가는 길, 바다내음 섞인 바람이 살랑거린다. 모처럼 날씨가 포근하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매일 오늘 날씨만 같으면 좀 낫겠다라는생각과 함께 꽃이 활짝 핀 봄날의 정경처럼 예쁘고 모두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을 나누어 주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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