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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여름에 한번가서 인터넷으로 겨우 사진몇장 그것도 널판지위에서 바둑판을 깔아두고 추운겨울날씨에 불쌍하게도 두손을 

녹여가면서 바둑을 두시는 할아버지들의 사연을 듣고서 찾아간곳이였다. 그당시에 재미있게 두고나서 말벌같이 쑤셔대는 

저 대갈통들을 언젠가는 또다시 대면하겠지 하며 나서는데 왠걸 오랜만에 나에게 그놈의 공황장애가 또 터지고 말았다.

그런데 신기한건 또 한여름인데 시원한 비가 내리거나 게토레이드를 마시지는 못할 망정 시퍼런 잎사귀랑 뻘건꽃들이 더욱더 나같은 젊은이의 가슴을 불태우고 있었다. 길을 잃어버려서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그곳은 늙은이들이 늑대무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사나운곳이였다. 서로서로 새끼 ~ 새끼! 하면서 담배를 피다가 내가 겁이나서 지나치자 마구마구 웃어대는 골목대장들!한가게를 지나가는데 젊은여자애 두명이서 사이좋게 케이크를 먹으면서 귀중품을 챙기고 나와서 우아하게 즐기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냥 지나치는데 한 대머리 노인 할아버지께서 울적한 모습으로 길거리 아스팔트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담배를 피면서고개를 떨구고 있고 거리에는 잘난놈 못난놈 다들 돌아댕기고 있었다. 그순간 나는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세대차가 난다고 하지만 젊은이들은 성공을 하든지 바닥에 기든지 흝어지고 노인네들도 마찬가지인 세상인것을 체험하는순간 부터 나는 세상이 반쯤 미워졌다. 올해에는 거리에서 싸움이 나서 그런지 경찰서도 두번이나 갔다오고 벌금도 몇십만원씩 엄마에게 싹싹빌고 내고 말았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질 않았다. 사정이 나아지질 않는다. 아니다. 세상은 오히려 변하질 않을 계속 종묘공원에서 씩씩거리고 바둑을 두거나 대통령에 대해서 언급하는 자들만 비둘기 처럼 제자리고 오히려 급동을 치게 마련이다. 어제는 1년만에 어느덧 30대를 이어가는 내 자신의 꿈과 하루의 재미를 찾아서 아예 바둑판과 바둑알을 챙겨서 일산 

마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로3가까지 가서 구름이 끼여있는데 비가 다행히도 안와서 종묘공원을 묻고 또 묻고 정중한 

자세로 찾아갈수 있었다. 한쪽을 들어서니 구석진곳에 불법이지만 곳곳마다 장기랑 바둑을 두고있었다. 바둑판을 일단 

깔아두고 손님을 기다리는데 영 어색한게 웃기더라... 그런데 한 할아버지꼐서 오시더니 두자고 하셨다. 내가 6급이라고 

하자 자신은 5급이라면서 나는 흑을 잡고 할아버지는 백을 잡고 서예를 바둑판위에 그리기 시작한셈이로다. 초반부터 구석을두고 봐주지도 않으면서 두다가 내가 특이한 수를 두면 할아버지는 방어를 하고 다시 공격하였다. 여차하면 죽을 것 같은것도 살리고 다 살은것 같은것도 나중에가서 한수 못보면 죽이는 판에 바둑에 재미를 아예 붙이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연속

으로 5판을 다지고 말았고 할아버지는 머리가 약간 아프다는 말을 남기고 산책한다는 핑계로 자리를 뜨고 걸어가 버리셨다. 

그다음 타자는 8급이라고 주장하는 양반 할아버지셨다. 바둑을 두는데 나이는 들었지만 하도 옷차림이 고급이라서 쪼글쪼글한 손보다는 고급시계가 더욱 눈에들어오는데 바둑두는 솜씨는 나보다 많이 떨어지더라... 두점을 깔고 두는데 그래도 

인정할점은 끈기있게 달려드셔서 4판을 다지고 말았다. 마지막판은 막두었는데 다진것을 대마를 잡아서 역전승의 기판을 

마련하고 드디어 실수를 공략해서 구석10집가량을 잡아먹어서 기권승을 거두어냈다. 1승9패 오늘 전적이였다. 

내가 진것에 대해서 농담으로 말하자 할아버지 께서는 진다고 두는것이 재미있느것이 바둑이라는 말을 남기셨다. 

"할아버지! 우리는 마음이 잘 맞는것 같네요... 인연인가 보네요..." 

"그럼요! 마음이 중요하죠!" 

마지막판은 비를 맞아가면서 두다가 집에 가기로 전철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다음주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남기고... 

내님은 어디에... 내꿈은 어디에... 

하지만 여기는 다시 현실이였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 종로3가역은 어디에... 

비를 맞고 집에 가는길에 여자친구에게 바둑을 두었다는 카톡메세지를 보냈다. 나는 지금 수필을 타이핑중이다. 이제 

생각해보니 클래식란 드라마에 손예진이 비를 맞으면서 뛰어가는 장면이 생각이 난다. 

늙은 할아버지들도 모이고 젊은 연인들도 조금은 들러서 꽃을 보고 사랑을 나누는 종묘공원! 앞으로도 자주 가고 싶다. 



  • ?
    asilo 2020.07.30 00:27
    낭만적이네요. 얼마전에 알함브라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저자인 워싱턴어빙이 생각나요. 대단하네요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20.07.31 00:50
    바둑을 두고 있다보면요 asilo 님다운 매력있는 마음을가진 자도 있고 롤렉스 시계를 찬 신사도 있고요 그리고 쭈글쭈글한 손가락 마디를 움직여가면서 두는 할뱅구도 보이고 한판에 만원씩 걸면서 패거리들도 보이더라구요...
  • profile
    korean 2020.09.01 18:28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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