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숲으로 돌아가자 외 1편

by 짱뚱이 posted Aug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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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자연의 숲으로 돌아가자!

 

코로나가 없는 날에는 매번 집에서 가까운 과천 대공원의 호숫가에 찾아갔었다. 자연의 공간에서 초목의 향기가 살며시 코끝에 와서 간지럽게 만들고 있을때 두 사람만의 낭만의 향연은 저 멀리서 달려오는 바람 속에 묻어나는 향기가 마치 아름다운 새색시의 상큼한 옷차림처럼 부드러워서 마냥 낄낄거리며 좋아했었다.

 

인간이 다듬어 놓은 이런 공간에서도 생활의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이 자체, 그래서 사람들은 복잡한 생활에서 벗어나 푸른 숲과 아름다운 꽃들, 맑은 물과 푸르름이 흐르는 그곳에서 생활의 재충전을 얻는다는 얘기가 틀림없었다. 쉼터로서 우뚝 솟아나 젊음의 도시로서 탈바꿈 하는 모습이 너무도 경이롭다. 이제 많은 세월이 흘러갔건다. 지금은 코로나와 함께하는 시대이다.

 

아침 햇살이 자글자글 모여 떠드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베란다에는 싹이 움트는 꽃눈의 소리가 들려온다. 바람결에 나무들은 몸 보다 무거운 가지에 가느다란 목을 빼고서 이제 새롭게 출발할 자세로 앉아있다. 나는 가끔씩 가족과 함께 청계산에 오르고 보면 자그마한 희열을 느낄때가 많다. 규칙적인 삶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해방감 바로 그런 것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가슴에 응어리져 있는 고뇌를 풀려고 주말이면 산으로 향한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다 보면 중간에 약수가 흐르는 옹달샘도 좋고 새들이 노래하는 소나무 밑에서도 괜찮다. 숲길의 길목에서 웅크리거나 산중턱에서 돗자리를 깔고 있어도 좋다. 그저 산에 묻혀져 있는 그 순간만큼은 편안하고 아늑해서 생각이 잘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 순간은 내가 평소에 못했던 간절한 바램이며, 나의 내부에 잠들어 있던 야성이며 일깨우고 싶은 소망을 강렬하게 반문해보기도 한다.

 

산에서 땀 흘리고 나서 하산 뒤의 시원한 몸빨래와 마음을 헹구어버리면 내면의 질서가 너무도 아름답다. 매료든 고행이든 산이 좋아 찾아간 기쁨은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아마도 같을 것이다. 그렇게 자연 속에다 몸을 던져 넣는다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항상 자연의 안에서 내 자신이라는 존재가 아무 곳에도 쓸모가 없는 것인지도 생각도 해 보고 이 몸뚱이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지도 생각해본다.

 

어제도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가슴에 묻어 두고 아무 소리 없이 등산길에 올랐었다. 산은 그것을 아는 지 우뚝 솟은 손목을 내밀며 나를 숲속의 긴 터널로 데리고 가더니 소나무의 향기로 살며시 껴안아 주었다. 그리고는 동쪽 능선에 올라 억새밭에 누워서 해맑은 이슬을 머금고 초목의 향기로 마음을 헹구어 보았다.

 

찾아갈때마다 숲길에서 잔잔한 미소를 보이며 투명한 햇살을 머금고 걸어가는 숲길, 그때가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산안개를 사뿐히 즈려 밟고서 완만한 산길을 올라가는 일, 새들의 깃털을 만지작거리며 세월의 알을 품어야 한다는 큰 꿈, 산행은 언제나 나의 엄마의 치맛자락처럼 부드럽고 음악의 왈츠처럼 자유롭게 흘러가는 행복의 빗줄기다. 오늘도 검푸르게 누워있는 구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솔밭에서 달려온 바람의 향기가 이마에 스치는 순간 알싸하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에는 내가 생각했던 자연이란 단어가 새롭게만 느껴졌는데 막상 내 자신도 숲의 가족이 되고 보니 인간이 평생 동안 의지하고 돕고 살아야할 공간이 인간과 숲이란 단어를 깊이 가져본다.

 

요즘처럼 세상의 각박함과 산업의 지나친 발달 속에 기후 온난화라는 단어와친화경라는 단어를 여러번 생각해 보았었는데 내가 숲속을 몇 시간이고 체험해보고서야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그 고마움을 깊이 실감할 수가 있었다.

 

매번 도시에서 아름다운 숲길을 찾아 나서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우뚝서있는 나무들을 쳐다보고 만져보고 그들이 커서 인간에게 베푸는 그 혜택이 얼마나 큰가를 안다는 그 사실이 중요했었다. 그래서 숲을 정성껏 가꾸어야 함에도 그것이 곧 나의 손길이 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모두가 그렇지만 특히 나무들은 손길에서 묻어난 성의와 노력 그것이 바로 나중에는 결과의 산물로 확연하게 나타난다는 그 사실, 나는 그때서야 땀의 소중함도 깨달을 수가 있었다. 무었보다더 숲속에서 인간이 공생공존 한다는 사실, 대자연이 주는 풋풋함, 그것은 곧바로 인간의 도리로서 숲을 가꾸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주말이면 산에 올라가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지도하는 부모의 입장이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숲을 찾아가는일은 가족의 화합이 되는 장이며 하나의 단단한 힘으로 끈을 이어주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인간은 모두가 이렇게 다듬어 놓은 이 공간에서숲속이라는 자연의 공간이 삶의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그 자체, 그래서 사람들은 복잡한 생활에서 벗어나서 푸른 나무와 자연의 향기가 숨 쉬는 공간을 찾게 되고 맑은공기 푸르름이 흐르는 그곳에서 생활의 재충전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이는 애써 만드는 감정이 아니고 스스로 발흥된 감정으로 인간의 순순성에서 나오는 듯싶다. 아마도 자연과 친화를 함으로써 얻어지는 이 기쁨이 얼마나 고귀하고 값진 일인가? 그것은 누구에게나 신선한 것이고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오늘도 나의 가족과 함께 가벼운 옷차림으로 연둣빛이 물들던 그곳으로 숲길로 달려가고 싶다. 그곳에는 산안개가 피어오르고 새들의 웃음소리가 저절로 들려오고 초목의 진한 향기도 진하게 마시고 말이다.

 

어제도 오늘도 신세만 지고있는 인간, 인간은 대자연의 숲에 대하여 고마움의 그 은혜 평생을 갚아도 못 갚으리라. 푸른 물기를 빨아올리는 뿌리들, 그 무거운 나무를 받쳐주는 그대단한 뿌리들의 힘이 부럽기만 하다. 오늘도 나는 숲을 진정으로 사랑한다.

 

 

 

 

 

 

제목 : 20년전 추억

 

20년전 옆집에 소녀가 나의 공부방 안에 문을 빼꼼하게 열고는 "아저씨, 바쁘세요?" 하고 묻는다. "아니, ? 들어와" 평소에 고집도 무얼 사고 싶은 건 어떻게든 사야하고 말대꾸도 잘하고 고집도 강한 아이였다.

"왜 무슨 일이 있니?"

 

내 물음에 아이는 멋쩍은 표정으로 무슨 말인지 혀만 내밀고 있었다. 사실 난 그때 열심히 독서를 하고 있을 때라 아이가 쓸데없는 질문으로 내 소중한 시간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왜 빨리 말해! 아저씨 지금 뭐 하던 중이세요?"

 

내 말투에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슬그머니 나가려고 했다.

순간 미안한 생각에 나는 그이와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이는 눈빛이 상기된 가운데 말문을 열었고 사이사이에

절대 아저씨에게 비밀이라고 손가락을 내밀기도 하였다.

 

옆집 아줌마는 결혼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겨우 겨우 이 얘를 낳았다. 그리고 자기 언니 곁에서 항상 살았다.

그 언니 또한 결혼을 했지만 얘를 갖지도 못했다.

그런데 7년이 넘도록 사업을 하다가 그 남편은 당뇨 합병증으로 세상을 먼저 보내야만했다. 그리고 5년 후에는 옆집 아줌마의 남편까지도 갑작스런 고혈압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아예 두 집의 아주머니들은 과부로 살게 되었다.

 

"아저씨, 여자 친구 있어요?" 그이의 갑작스런 질문에 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요즘 중학생 정도의 생각으로 치자면 별로 놀랠 일은 아니지만, "아니, ? 네가 그것 알아서 뭐하려고?"

"아니요, 그거요. 우리 엄마가 이제는 시집가고 싶대요." 

"? 그게 무슨 소리?" "어제요, 밤에 잠이 안와서 눈만 감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런 얘기했어요." 아니 무슨 말들을 했길레 아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건지 갑자기 걱정반, 놀라움 반 이었다.

 

이 아이의 엄마는 남자처럼 털털한 성격이라서 무슨 말이든 서슴지 않은 편이다. 자는 듯 눈감고 있다가 대화를 듣게 된 아이는 몹시도 불안 했었나보다. 난 좀 전에 그 아이를 쳐다보며 이마를 찌푸렸던 것이 미안했다.

 

"? 시집? ! 너도 여자니까 아저씨 얘기 잘 들어봐. 너도 크면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해야 하잖니. 너 시집가버리고 그럼 빈집에 엄마 혼자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난 어떤 말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외로우실 거야. 낮에는 친구들 만나서 즐겁게 지낸다고 해도 말이야!

 

그래서 너의 엄마는 인생을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알았지? 하지만 이 아이는 자기 엄마가 시집을 가면 분명히 엄마와 헤어져야 한다는 중압감, 이런 게 자기만의 계산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이 소녀 에게 말했다.

 

", 이제 그런 걱정은 하지 마. 엄마가 너를 놔두고 혼자 시집 안가실꺼야! 걱정하지 마! 만일 엄마가 그렇게 하시려고 한다면 아저씨도 도와줄게, 그리고 말릴 거야! 그러니까, 너도 앞으로는 고집 부리지 말고 엄마한테 말대꾸 하지 말고 친구와 싸우지도 말고 그래! 알았지? 엄마가 너를 키우는 재미로 살았단다.

 

그제야 소녀는 안도의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나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고개도 끄덕해 주었다. 내가 이 지역 신혼 초부터 살면서 알았지만 이 아줌마는 결혼하자마자 그 당시 인기가 아주 높았지만 결혼후 사람들의 시각은 달라져 버렸다.

 

진한 청색 청바지에 좍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고 언제나 분홍빛 얼굴을 자랑이라도 하듯 빨간 루주를 바르고 다녔다. 마치 술집에 다니는 사람처럼 조금은 지나친 모습 이었다.

 

저녁때쯤이면 시장바구니를 들고 와서는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하늘만큼 올린 후 뾰족구두를 신고 어디론가 유유히 사라지곤 했다. 바로 우리 집 근처 모퉁이에 있는 노래방 이였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주는것 없이 미운 사람, 받는 것 없이 예쁜 사람. 그런데 이 아줌마는 후자에 속했다. 그리고 남편을 잃고 나서부터 일찍 혼자된 사람으로 유난스럽게 남성들이 호감을 갖은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우선 용모가 고울 뿐더러 애교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여자분은 이웃집 할머니를 따라 으리으리한 양식집으로 간 모습이 목격이 되었다. 누군가의 소개로 나갔던 자리였던 것 같았다. 아마 재혼 상대자를 만나러 갔던 모양이다.

 

그 후로 얼마쯤 되었을 때다. 오랜만에 나는 집사람과 초대를 받았다. 결국 이웃집 아줌마의 초청의 자리였다. 내 아내도 평소 친구처럼 지내던 사이라서 늘 가까이 지냈었기에 내 집사람은 수시로 전화 통화도 한다고 했다.

 

그런데 아내가 이렇게 물었다. "친구야 이제 시집가고 싶어? 가려면 조용하게 가야해? 그렇게 얘기가 나오자, 그 아줌마는 뜬금없는 말이라며 우리를 쳐다보면서 눈을 껌벅이며 ", 밥이나 먹어 반찬이 시원치 않아서 그런 웬 헛소리야? “

그때 나오는 웃음은 호들갑 속에 섞어 꿀떡 삼키고는 애꿎은 냉수 한 사발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 후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아줌마는 이제는 재혼을 하겠노라고 동네 사람들에게 드디어 발표를 했다. 시내 변두리 예식장에서 소탈한 차림으로 재혼식을 가졌다. 그날따라 결혼식장에 가보니 대부분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다.

 

그런데 웬일인가? 신랑 얼굴을 보니까 어디선가 많이 보던 사람이다. 나와 아내가 예식장 문에 다가서자 누군가 깜짝 놀라며 나에게 다가선다. “ 형님 웬일에요! 나도 깜짝 놀랐다. 그리고 빙그레 웃었다. 아내가 묻는다, “ 누구예요? 예전에 직장에서 함께 지냈던 후배야! 그러자 아내는 입을 크게 벌리며 놀란다.

 

이웃집 아줌마는 나에게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하는 모습이다. 인생은 역시 언제 어디서 또 만나고 헤어질지 아무도 모를 일이야!

 

세상은 넓으면서도 좁다는 생각,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만난다는 이야기가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하루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작은 것에도 언제나 만족해했으며 자기 손해가 있어도 그냥 무심코 지내던 시절, 이기주의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무런 사심(私心)이 없이 우애와 협동으로 끈기 있게 살던 그 모습, 어쩌면 모두가 지나갔던 20년전 옛 추억이 되었다. 햇살은 푸른 숲의 냄새처럼 언제나 촉촉하게 적셔져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할 것이다. 이슬 머금은 꽃처럼 그 시절의 추억을 사랑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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