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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견딘 그 자리에 꽃은 다시 찾아온다

 

화려한 빛깔을 가진 꽃은 아름답다.

사람이 만들어낸 색감보다 뚜렷하진 않지만 훨씬 자연스럽다.

컬러의 혁명이라 불릴 만큼 사람이 조합한 색상은 실제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보다

몇 배는 더 선명하게 보인다.

최첨단 TV가 구현하는 색상은 보는 사람이 TV속에 빨려 들어갈 만큼

색의 카리스마를 뽐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TV속의 꽃을 보기보다 자연의 꽃을 더 선호한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꽃의 빛깔이 더 감성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꽃의 색깔이 TV속의 꽃보다 자연스러울 수 있는 것은 바로 꽃을 둘러싸고 있는 잎때문이다.

수많은 잎들이 꽃의 응원단처럼 그 배후에 포진할 수 있어서 꽃은 더욱 고고해보일 수 있다.

색이 그 본연의 색상을 잘 드러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배경이 중요하다.

잎의 대부분은 초록색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초록은 모든 꽃의 빛깔을 잘 녹아들게 만든다.

 

그래서 수많은 잎들이 달려 있는 나무에 꽃이 한 송이라도 피면

그 꽃은 굉장히 특별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잎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다. 명도와 채도를 낮출 수 있는 만큼 낮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수많은 잎이 매달려 있어도 혼란스럽거나, 어지럽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차분해 보인다.

이렇게 한 덩어리로 보이는 잎은 군무를 추는 것처럼 바람이 불면 하나의 움직임으로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덩어리 일 수 있기 때문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와도

사철나무의 잎은 그 색깔을 잃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잎은 그렇게 겨울을 견뎌낸 자리에서 다시 꽃을 피운다.

잎이 견딘 시간의 절정이 꽃으로 나타나는 순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사진기를 들고 만개한 꽃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한다.

모두가 꽃에 취해있다.

 

잎은 가려지고 꽃만 드러나는 계절,

그렇게 긴 겨울, 꽃을 피우기 위해 견뎌온 잎은 자신을 가린다.

 

자신이 피워낸 꽃임에도, 스스로 깨어난 꽃인 것처럼 묵묵히 꽃의 배경이 되어준다.

버티는 상황에서 중용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의 모습과 닮았다.

 

중용은 어느 쪽에도 몸담지 않고 그 중간에서 눈치만 보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용은 당당한 모습이다.

양쪽으로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는 중심이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꿋꿋함이다.

 

견디는 시간은 인내의 순간이다.

원하는 시간에 꽃이 피지 않았다는 이유로 잎은 잎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마지막 한 송이가 깨어날 때까지 잎으로서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낸다.

견디는 시간은 이렇게 숭고한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안에서 피워낼 수 있는 마지막 한 송이 꽃과 같은 목표가 있다면 버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버티는 자리에서 반전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

잎이 겨울을 견뎌낸 자리에서 봄꽃을 만개하듯

우리가 버텨낸 자리에서 좋은 일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의심하지 말아야한다.

비관하지 말아야한다.

낙담하지 말아야한다.

포기하지 말아야한다.

부정하지 말야야한다.

 

잎사귀의 인내는 꽃이 필 때까지가 아니라 꽃이 질 때까지이다.

 

담담하게 일희일비 하지 않는 마음으로

꽃이 피는 자리는 펴서 예쁘고, 꽃이 지는 자리는 져서 운치가 있는

변덕스럽지 않고 일관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때

매년 우리의 삶은 봄꽃으로 만개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기적은 기적 같은 삶을 사는 사람에게서 일어나게 된다.

 

혹독한 겨울을 푸른 잎으로 견뎌낸 기적 같은 잎이 있기에

꽃이 나오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잘 견뎌낸 기적 같은 당신이 있기에

반전의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엄청나게 흔들린다.

보는 사람도 아찔할 정도이다.

그러나 그렇게 보이는 자전거는 잘 넘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 나름의 균형이 있기 때문이다.

 

버티는 순간도 흔들림의 연속이다.

그러나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 마음의 균형을 잡고 꿋꿋하게 나간다면

반드시 버끝(버티면 끝이 보인다)엔딩은 우리의 해피엔딩이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꽃은 지지만

잎은 견디고

잎이 견뎌낸 그 자리에

다시 꽃은 찾아올 것이다.



돌밭을 걷어내자 걷어낸 돌들이 바람을 막는 성()이 되었다.


제주도에는 농경지 주변으로 긴 행렬을 이루고 있는 담벼락이 들어서있다.

이를 밭담이라고 부른다. 제주도는 용암이 분출한 화산섬이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현무암으로 뒤덮여 있던 돌밭을 걷어내야 했다.

 

평범한 땅을 일구는 것도 힘든 일인데 돌투성이의 땅을 개간하는 일은 만리장성을 쌓는 것 보다 힘든 일이었다.

그렇게 모진 돌들을 다 드러내고 농작물이 자랄 수 있는 땅으로 개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땅이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카오 색을 띠고 있는 논과 밭이다.

 

다른 지역의 여느 유채꽃 보다 제주의 유채꽃이 도드라질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카카오 바탕의 땅 색깔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걷어낸 수많은 돌들은 이후 처치곤란의 문제가 되었다.

 

변변한 농기구도 없었던 시절에 그 많은 돌들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할수 없이 농민들은 주변에 흩어져 있던 돌들로 차곡차곡 담을 쌓기 시작했다.

을 개간하면서 주변에 흩어져 있던 돌들이 소담한 담을 이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담은 자연스럽게 밭과 밭 사이의 경계가 되었다.

 

거의 천년의 세월동안 밭담길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 길이는 대략 22km에 이른다.

만리장성의 길이와 비교해도 결코 손색없는 담벼락의 대장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밭담 길은 대부분 직선형이 아니라 곡선형으로 밭과 밭 사이의 경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장엄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완만하게 이어진 담벼락의 길이는

제주도 전체에 포진되어 있을 만큼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밭담 길은 단지 다른 밭과의 구분을 짓기 위한 경계선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그렇게 밭을 만들기 위해 쌓아놓은 밭담 길은 한편으론 농사를 짓기 위한 완벽한 보호막이 되어주었다.

 

제주는 바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러한 바람을 막아내는 데는 현무암이 최적이다.

돌사이에 구멍도 나있어서 강력한 바람에 맞서기만 하다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조금이라도 지나갈 수 있는 숨통을 틔워주기 때문에 강풍의 영향을 자연스럽게 완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밭담 길은 밭에 뿌려진 씨앗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는 역할을 해주면서

동시에 밭을 적시고 있는 수분이 바람에 쉽게 증발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해준다.

그러니 씨앗이 날아가지 않고 그 자리에 정착하면서 주변의 수분까지 흡수할 수 있으니

척박한 땅도 얼마든지 농작물을 쏟아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름의 집중호우 때문에 홍수가 생기면 애써서 개간해놓은 토지가 쓸려갈 수 있는데

든히 서있는 밭담 길 덕분에 주변의 홍수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밭담 길의 높이가 높은 곳은 보리같이 키가 큰 농작물을 재배했고

밭담 길의 높이가 낮은 곳은 감자같이 키가 작은 농작물을 재배해서 밭담 길의 방어력을 최대한 이용했다.

이렇듯 척박한 땅에서 농경지를 일구기 위해 걷어냈던 돌들이 빨리 치워야했던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밭을 보호했던 방어벽이 되었다는 사실은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젠 굽이굽이 돌아가는 밭담 길은 올레 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길로 사랑받는 관광자원이 되었으니

농사를 짓기 위한 보호막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창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제주의 척박한 땅을 일구기 위해 돌을 쌓아올리며 밭을 개간했던 현장은

이젠 도심의 삶을 뒤로하고 힐링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지친영혼이 기댈 수 있는 위로의 길이 되었다.

 

어디 밭담길만 그런가?

우리가 일구는 인생이라는 밭도 마찬가지이다. 주어진 인생의 밭이 어떠하든지 간에 우리는 그 밭을 일구어야한다.

처음부터 인생의 밭이 정돈된 사람은 없다.

 

찰리채플린이 말했듯이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금수저의 반짝이는 인생 같아 보여도 막상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 밭도 정돈해야할 숙제들로 가득 넘쳐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세상의 어떤 인생에도 공짜점심 같은 것은 없다. 누구든 그 밭에 들어서면

온통 발에 채이기 시작하는 돌멩이와 씨름을 해야 하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다이아몬드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이라도 자신의 인생 밭을 대신 갈아줄 수는 없다.

 물론 나처럼 바위를 치워야 될 사람보다는 낫지 않겠느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인생 밭에 있는 조약돌만한 돌멩이를 이삭 줍듯 치우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인생 밭에 박혀있는 바위를 쪼개가며 그 돌을 치워야 할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돌들을 걷어낸 시간들은 장애물을 없애는데 소진했던 시간으로만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렇게 인생의 밭을 뒤덮고 있던 돌들을 걷어내려고 씨름했던 시간들은

밭담 길처럼 내 삶의 주변을 더욱더 견고히 할 수 있는 방어벽이 될 수 있다.

결코 우리가 인생의 밭에서 수고롭게 해낸 일들이 허리를 휘게 할 정도의 짐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버텨낸 짐의 무게는 오히려 그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게 힘이 될 수 있다.

 

무거운 짐은 힘으로 드는 것이 아니라 짐으로 들 수 있다.

짐의 무게가 그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게 하는 도르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 밭에서 걷어낸 일들이 고스란히 장애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자산이 되어 우리 삶의 주변을 든든히 할 수 있는 방어벽이 될 수 있다.

 

어차피 인생의 밭은 골라내야할 돌들이 산적해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누구의 밭이 더 골라내야 할 밭이고 누구의 밭이 덜 골라내야할 밭인가를 비교하기보다

묵묵히 내 인생의 밭에서 어떤 일이든 결실할 수 있도록 좋은 밭으로 다듬는 일이 더 중요하다.

 

밭에서 돌을 골라내었더니 그 돌이 방어벽이 되어 농작물이 자라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작물이 결실하는 데 보호막이 되어버린 밭담 길의 모습은

우리 삶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버릴 것 하나 없는 아주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옥석을 가린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보석과 돌을 골라낸다는 뜻인데 우리 삶속에서는 이런 옥석의 구분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 삶속에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돌멩이 까지도 우리 삶을 지켜주는 아성의 벽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그래서 굳이 옥석을 가릴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눈으로 우리 삶을 들여다보게 되면

옥에 해당하는 것은 거의 없고 석에 해당하는 것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한편으론 정말 불필요한 것들로 가득 채워진 인생이 아닌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정말 불필요한 것들조차도 우리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의 밭은 그야말로 보물이 숨겨진 보물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경험 그 자체는 우리 삶속에서 굉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어떠한 일을 경험하든 경험 그 자체를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을 향해 다가올 수 있는 위기를 막아내는 성벽의 돌 하나를 쌓은 것과 같은 일이 될 수 있다.

 

경험은 내 안에 여전히 밑불처럼 생존해 있는 시간이라 말할 수 있다.

모닥불을 피우고 나면 윗 불은 거의 다 죽어버리고 재만 남게 된다.

겉으로는 전혀 불씨가 없는 것 같아보여도 재를 뒤집어 보면 여전히 잿더미 아래에는

시뻘건 불씨가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든지 그 밑불로도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을 다시 불러오기에 충분한 불씨가 될 수 있다.


경험은 단지 사라진 과거의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살아날 수 있는 강력한 동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인생의 밭을 일구며 우리가 걷어냈던 수많은 일들은 또 다른 경험의 밭담길이 되어

우리 인생의 2모작 또는 3모작을 가능하게 하는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면서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자신의 삶을 맞추려 하는 것은

너무 경직된 모습은 아닐까? 자신의 모습을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바꿔낼 수 있는 도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한 가지 직업으로 평생을 올인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급변하고 있고 우리 삶은 너무나 길어지고 있다.

인생 2모작이나 3모작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반영구적인 자리를 보장한다는 생각을 하지않는 시대에 살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절실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금의 자신을 간절하게 바꿀 생각은 선뜻하지 못할 때가 많다.

 

왜 그럴까? 바로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 이유가 없다. 경험은 불씨와 같다.

뭔가 완전체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자신이 맞닥뜨린 경험으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한 경험이 아니라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해 뛰어들 수 있는 용기이다.

 

제주도에 처음 발을 디디고 그 땅에 정착하기 위해 돌밭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없었다면 결코 밭담 길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현무암 투성이의 돌밭 속으로 뛰어들었을 때

그들도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밭담길이 성벽처럼 농작물을 지켜내는 반전이 일어나게 되지 않았나?

 

마찬가지다. 그동안의 경험이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두려움을 막아낼 수 있는 방어벽이 될 수 있다.

인생의 밭을 일구며 걷어냈던 일들이 경험의 단단한 돌이 되어 하나둘 차곡차곡 성벽처럼 쌓여서

내 주변을 의연히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한다.

      

돌밭을 걷어내자 그 걷어낸 돌들이 바람을 막는 성벽이 된 것처럼

견뎌온 시간은 결코 물처럼 쏟아버린 시간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성벽의 돌처럼

차곡차곡 쌓여 결국 내가 버티고 있는 삶을 견고한 성으로 세워가는 시간이다.

 

돌투성이 밭의 돌을 걷어내니 그 돌이 밭담길이 되었다.

 

그 밭담 길은 생명을 자라게 하고

그 밭담 길은 바람을 잠자게 하고

그 밭담 길은 홍수를 단절케 하고

그 밭담 길은 사람을 회복케 하고

그 밭담 길은 걸음을 흥겹게 하고

그 밭담 길은 올레를 정겹게 한다.

 

가시 같았던 돌들이 더 이상 밭을 해치지 않고

이제는 밭을 지키는 생명의 경계가 되어 굽이굽이 이어져서 꿈틀거리는 용이 되었다.                 


염성훈 010-8810-2203/yeyom@hanmail.net 

  • profile
    korean 2019.04.30 21:26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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