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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서의 삶


  교사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태도, 가치를 꼽으라면 수도 없이 많은 것이다. 같은 장르의 교육 분야 책에서도 강조하는 교사의 자질이 모두 다르듯이 말이다. 그 중에서도 초등 교사를 꿈꾸기 시작한 후 아이들로부터 믿고 있는 나만의 가치관이 하나 있다. 지금 나쁘고 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일지라도 모두 선한행동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소년법에 대해 토론을 해볼 기회가 있었다. 토론을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다른 학생들을 끔찍하게 괴롭히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아이들이 미웠다. 피해자 신분인 친구의 삶은 이미 망쳐놓고 가해자는 아무 흔적 없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어른과 비교하여 낮은 벌을 받는 것은 그리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원 안에 있는 친구들의 삶도 살펴보면서 그들도 그들만의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그들 옆에 조언을 해주고 정서적으로 기댈 수 있는 어른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삐뚤어지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하는 마음도 생겨났다. 특히 초등학생에게는 앞으로 살아가야할 시간과 기회가 많은 나이다. 또한 교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큰 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에게도 상처를 씻고 다시 세상 속에서 꼿꼿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정확히 시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가해자에게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같은 잘못을 또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교화할 기회를 주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더 이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소년법에 대해서도 긍정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고등학교 시절 국어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만약 교사마저 학생들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이루어지는 모든 인성교육의 의미는 0이나 마찬가지이다. 교사가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바뀔 가능성은 남아있다. 교사는 그 가능성을 믿기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믿음을 무엇을 이용해 어떤 방식을 통해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다가 문득 한 권의 책이 떠올랐다. 바로 기쿠치 선생님의 말 샤워의 기적이라는 책이다. 이 책 속에는 왕따와 소외가 난무하는 반 안에서 1년 동안 말을 변화시키는 수업방식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고 반 분위기가 밝아지고 모든 아이들이 즐거운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실제 이야기가 담겨있다. 언어는 마음을 담는다는 말이 있듯이 거칠고 공격적인 말에서 긍정적이고 다채로운 단어와 문장을 구사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존감이 없던 아이도 폭력적인 아이도 모두 가릴 것 없이 말을 순화하는 수업을 통해 그들의 태도와 성격이 달라졌다. 기쿠치 선생님은 아이들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언어를 통해 그 믿음을 현실로 이끌어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을 뿐만 아니라 언어가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아이들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맺는 방식을 통해 교사와 학생 사이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허물어질 수 없는 벽이 느껴진다면 어떤 좋은 방법도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없다. 선생님을 자신의 편이고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느낄 때 아이들 역시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교실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에도 선생님께 말씀드릴 수 있었고 내가 받은 걱정과 위로가 힘이 되었었다. 또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6학년 때 단체로 벌을 받고 며칠째 냉량한 분위기 속에서 담임 선생님과 함께 수업하고 생활한 적이 있다. 나는 선생님이 왜 그렇게 화가 난건지 알지 못한 채 눈치만 슬슬 살피게 되었다. 복도에서 선생님을 보아도 인사할 수 없었고 심장이 쿵덕쿵덕 거리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다. 두 개의 상반된 반에서 왕따와 같은 문제가 생긴다면 당연히 전자의 상황에서 더 빨리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내가 담임인 교실의 분위기가 나의 초등학교 6학년 때 느꼈던 것과 같다면 선생님께 겁을 먹고 고민거리가 있어도 쉽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실 나는 아직 현장에서 수업해본 적이 없고 참관의 경험도 없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교실의 상황을 이해하고 머릿속으로 그리는 이상이 내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 또한 그 차이로 인해 교사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되거나 아이들로부터 많은 실망감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간혹 뉴스에게 들려오는 초등학교에서의 학교폭력이나 흔히 이루어지고 있는 칼빵과 같은 현실을 들을 때마다 겁이 난다. 뉴스에서만 보던 상황이 내가 담임을 맡은 교실 속에서 실제로 일어난다면? 불행히도 내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방치한다면? 상처받은 학생을 위로하고 아이들이 변화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다짐하던 나에게 큰 실망과 좌절만 남길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과연 교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의문 역시 마음을 비집고 여기저기 생겨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앞서 내 스스로 나의 믿음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것이 더 최악의 상황이라 생각한다. 비록 내가 생각하는 이상이 현장과 다를지라도 지금의 믿음을 끝까지 들고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교사가 된 후에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두려움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나에게는 낙담보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2학년 때부터 하게 될 교육 봉사와 실습에 진지하게 임하는 태도가 더 필요할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대구교육대학교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 행사의 한 프로그램으로 현직 교사의 강의가 하나 있었다. 아이들의 잘못을 훈계하느라 꾸짖음을 들었던 아이들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시간 함께 체육수업을 하고 싶어 선생님께 병아리처럼 달려가 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조금은 삐뚤삐뚤하지만 한자 한자 종이에 꾹꾹 눌러 적은 편지는 나를 향한 글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느꼈다. 동영상과 편지를 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에서 얻는 즐거움이 어떤 것임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었고 초등교사라는 꿈이 더 선명하게 마음속에 들어왔다. 교사가 되어서도 그 날의 마음을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사랑과 애정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이 글을 쓰면서 초등교사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하는 직업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나에게 맡겨진 모든 학생들을 상상하며 실제로 교사가 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흐릿하게 가지고 있던 나만의 교사로서의 삶이 좀 더 분명해졌다. 아이들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믿고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분위기와 방책을 강구하고 함께 마련해가는 것. 그리고 서로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끈끈한 관계를 맺는 것. 이 두 가지를 실천해 가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사의 모습이자 꿈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꿈을 향해 한발을 디딘다.


허지현/wlgus105234@naver.com/010-6653-3768

  • profile
    korean 2020.02.29 19:23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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