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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6 20:36

수필(2편)

조회 수 26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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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


도심을 걷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편안한 얼굴을 하며 걷는 사람, 고민스런 얼굴을 하고 지나는 사람, 화가 난 얼굴로 가는 사람, 슬픈 얼굴로 스쳐가는 사람...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회사나 식당 또는 기타 장소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각자의 개인사도 다양하다. 기쁨을 같이 공유해야 할 사람, 슬픔을 나누어야 할 사람, 힘든일이 있어 위로해 주어야 할 사람... 세상살이의 많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공유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쉽게 이야기 할수 없는 인생의 아픈 상흔(傷痕)이 남아 있는 사람들도 종종 보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사람의 인생 축소판인 모노 드라마를 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각자의 입장을 충분히 알수는 없지만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기 위해 필요한것은 그들의 말을 진정성 있게 들어주는것이다.

어릴적 할머니와 지방 소도시의 조용한 동네에서 같이 살았다. 할머니는 특별한 행사가 없는데도 먹을것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동네행사가 있을때나 없을때나 줄곧 집에 손님들을 불러서 밥을 먹이고 담소를 나누곤 하셨다. 동네 사람들과 잘 지냈고 무슨일이든 서로 도우며 사는 모습이 어린아이의 눈에는 그것이 자연스러웠고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며 자랐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시골을 떠나 서울로 온지 벌써 수십년이 지난 지금 간간이 그때의 소중한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르기도 한다. 지금의 현대사회는 그런 온정의 생활과 마음의 씀씀이가 많이 줄어든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프랑스로 출장가면서 비행기에 탑승하여 장시간 비행을 하는동안 한국에서 프랑스까지 13시간 정도의 긴 비행시간이었는데, 인천공항에서 탑승하여 프랑스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항공기 기내 스튜어디스들이돌아다니면서 수시 좌석으로 와서 ‘필요한게 있으시냐고...불편한건 없으시냐고...’라고 물어보며 친절하게 승객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당연히 업무적으로 해야할 일이겠지만, 많이 힘들텐데 사명감으로, 피곤해도 피곤한 내색을 하지 못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시종일관 웃음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사회심리학 현상중에 '조력자 증후군(helper sindrome)'이라는것이 있는데, '조력자 증후군(helper sindrome)'은 남을 돕고 사는 사람들(사회복지사, 종교인 등)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해야 하고 힘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하다보면 정신적 우울증 등 괴리현상이 일어난다는 현상을 일컫는데. 우리사회에서 봉사와 희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의 헌신과 노력이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것 같다. 묵묵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건지 새삼 느끼게 된다. 언필칭, 국회의원, 임명직 등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코스프레 형식으로 봉사를 한다고 나오는 우(愚)는 이제는 없어져야 하겠다. 예제없이 봉사는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다. 남을 위하여 행하는 봉사로 자신도 기쁘고 타인도 함께 행복할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자신의 삶을 더 빛나게 하고 인생을 더욱 값지게 사는 방법일것이다.


                                                                                 ***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 부터 집안일을 듣게 되었다. 비가 오던 하루 전날 야근을 하고 집에서 부인과 같이 조용히 거실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 마디 대꾸도 없이 부인은 자꾸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부인이 아파트 베란다로 가더니 뛰어 내리려 했다는 것이다. 가까스로 부인의 발목을 잡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나머지 이유를 물었는데, 부인은 아무 말 없이 울기만 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부인이 우울증이 심각한 상태였고 지인(남편)은 부인의 그런 상황을 전혀 모른 체 몇 년을 지내왔다는 것으로 그 지인은 부인을 데리고 병원에 데리고 가게 되었다 한다.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담당 의사가 남편을 불렀고, 검진결과를 이야기 하였다 하는데, 그 의사는 ‘부인의 우울증이 심각했고 그간 그런 기미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냐고? 반문하며 일단 약을 조제 해주지만, 계속 신경을 써야 할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라 했다’며, 지속적인 약복용 외에 애완견도 키워보라고 조언을 했다 한다. 그 이유는 가족이 집에 없을 때 애완견이라도 있으면 애완견하고 시간을 보내게 됨으로써 덜 외롭고 애완견과 같이 산책도 하고 돌보는 사이 다른 생각을 못할 정도로 바쁘게 지내다 보면 조금이라도 우울증이 완화 되지 않겠냐는 특단의 조치 였던것이다.

작가 ‘사노 요코’의【‘사는 게 뭐라고’】라는 책을 읽다보니, 유방암 수술을 받고 가슴을 잘라낸 자신의 삶을 시크하게 그린 대목이 나온다. 작가는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머리카락이 빠지고 얼굴의 살이 속 빠지는 등 형상이 말이 아닐 정도로 피폐해졌다며. 이후에 자신의 삶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오히려 병문안 온 사람들에게 ‘암은 좋은 병이다’라고 미소 짓는 그는 이미 삶을 달관한 듯 보였다. 그러나 그러는 과정 속에서 그녀는 우울증이 암보다 몇 배나 더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주위 사람들이 몇 배나 더 차갑게 대했고, 친했던 지인들이 엑소더스처럼 다 사라져가고, 사람들을 떠날 수밖에 없도록 자신이 변하더라는 것이다. ‘이제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폐인이 되어 몇 십 년이고 살아야 하는 걸까? 내심 암에 걸린 사람이 부러웠단다. 세상에나 암에 걸린 사람이 부러웠다니! 우울증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정확한 수치를 알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심각한 우울증은 아니더라도 무기력과 함께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으리라 추정된다. 요즘 식사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 중 단골 주제 메뉴가 있다. ’삶이 우울하다는 자기고백이다. 자신의 힘든 삶에 대한 비관, 자녀들과의 갈등관계 등 오늘이라도 당장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어하는 우울한 병리적 상태를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 심지어 청소년들까지도 ‘헬조선’이라 외칠 만큼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청년들도 우울하다. 연애도 결혼도 취직도 내 집 장만도, 어느 것 하나 행복한 삶의 여정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더구나 노인 자살률은 단연 세계 1위, 사회적 수명이 짧아지고 직장에 뼈를 묻을 각오로 일하느라 가족관계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들에게 삶의 위로가 되어줄 삶의 동반자는 연금만큼이나 부족하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로 가고 있지만, 우리가 얻은 경제성장은 행복을 대가로 바친 명예롭지 않은 상처만 남은 훈장이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이후 일본은 ‘우울해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돼버린지 오래라 한다. 언제 급여가 삭감될지 모르고, 언제 회사로부터 정리해고 통보가 올지 모르기에 불안해하며 일하는 반복된 일상, 열심히 스펙을 쌓아도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기도, 정규직 일자리를 얻기도 힘든 그들의 과거가 우리의 현재와 많이 닮아 있다. 물가는 치솟지만 나의 월급으로는 삶의 질을 유지하기 힘들어 ‘소확행’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인생 말이다. 부모를 부양하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으나, 자식은 독립하겠다며 내 노후의 의지가 되어주지 못하는 ‘낀 세대’ 중장년층에게 삶은 더없이 각박한 시간으로 인식되리라. 그다지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쉼 없이 달리고 있는 것인가? 최근 들어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무얼 얻자고 그토록 달리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삶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인생 별거 없어!’라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땐 잠시 멈춰서 삶을 정비해야 한다. 우리가 달리는 이유가 그저 그동안 계속 달려왔고, 다들 달리고 있기 때문이라면, 이 무한질주는 멈춰야 한다. 삶은 마라톤이나 100m 질주가 아니라, 탐험이고 여행이며 산책이어야 하니까 말이다. 한 사회가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 가장 절실한 처방전은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비롯한 많은 지인, 그리고 각박한 삶에서 아이스크림 같은 달달한 농담과 유머라고 할 수 있겠다. 무거운 삶의 짐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 많이 웃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처방전이 어디 있으랴?.

사람들은 종종 애완견이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 같은 동물이라고 말한다. 애완견(강아지)은 충성심이 강하고, 말을 잘 들으며, 영리하다. 하지만 집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애완견이 주인에게 꼬리를 흔들며 기쁘게 안기며 주인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이다. 사회 심리학적으로 이야기 하면, ‘서로 좋아하는 법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 한다는 것이고, 이는 그 사람이 지위가 높거나 똑똑하거나 잘 생겼거나 해서가 아니다. 단지, 그가 나를 좋아해 주기 때문에 상대방도 그를 좋아 하는 것이다. 애완견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매사 호의적인 마음으로 다가갈 진데 그런 사람을 싫어하고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삶의 처방전은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이다.



by: 김기홍

연락처 : 010-7353-8569

이메일 : kkhcop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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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n 2020.05.03 16:58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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