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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출

cbc1254@hanmail.net

010 4408 9486


추억의 여인

 

해마다 명절이면 부산엘 간다

모님은 안계시지만 그 자리를 큰 형님께서 지키고 계시니형제가 많아 결혼해서 모두

한결같이 둘씩 낳았는데 거의 30명이 한해도 빠지지 않고 모여 쪽잠을 자면서도 참으로 즐겁고 흐뭇하다

 

가끔 명절휴가가 길 때면 남자들이야 부침개 축내는거 외 할 일이 없다. 몇해 전인가,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서라벌 기원 간판이 기억나 참으로 오랜만에 그곳을 찾았다.

 

한때 임성근 프로 9단과 그의친구들이 자주 나타나곤 했던 제법 유명한 기원이었는데 인터넷 세월에

규모도 축소되고 사람도 별 없다. 예전에 기원을 운영던 노부부는 보이지 않고 웬 젊은 청년이 원장인 듯

다가오더니 급수를 묻더니 자기하고 두면 되겠단다. 젊었지만 역시 기원 원장답게 만만치 않다.

이것 봐라 오랜만에 재미있는 상대를 만났다.”

 

중반전에 들어 패까지 걸리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는데 아줌마인 듯한 손이 오른쪽 바둑통 옆에

커피를 가져다 놓는다. 한수 놓고,,, 바둑돌통에 손 담가 바둑알 만지작거리며 또 장고...

패감이 마땅찮아... 사석작전으로 해야 하나?,,,’ 어렵다...

 

그때 왠 여인네에 웃음소리,,, 수줍게 입 가리고 웃을 아줌마가 아니라도 그렇지,, 너무 호들갑지다,

이건 우스워 곧 죽을 경지이다.

 

뭔가? 하고 고개를 드는데 마주앉은 원장 청년도 웃는다,, 그리고 연이여 옆에서 구경하던 아저씨도

웃기 시작하고... 그러고 보니 모두 날 보면서 웃는다.., ‘뭐야 이거?’

그제야 아직도 웃고 있는 커피 가져다준 아줌마 낮이 익다. ‘오랜 기억인데...’ 하고 생각 하는데

 

최 선생님 아니세요? 호호호 몰라 뵈었는데 커피 잔에 손 담그고 주무르는걸 보고 최 선생님인 줄 알았어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아직도 커피 잔에 손 빠뜨리시고 호호호..“

아하, 그래 그때 노부부 원장 딸 얼굴이 오래되면 저렇게 되는구나,..’아직 예쁜 눈매가 남아있다...

난 그제야 깊은 장고에서 깨어난다.

 

그러고 보니 내손이 바둑돌통 옆 커피 잔에 빠져있고 커피를 주무르고 있다.

돌통속 바둑돌을 만지작거린다는 게 바로 옆 커피잔 속으로 손이 들어간 게다.

 

뜨겁다. 손을 화들짝 꺼내고... “아 그때 그 따님...”(이름이 기억 안나) 원장님은..?.“

돌아가시고 어머님만 있어요, 동생이 기원 보는데 전 명절이라 친정에 다니러왔어요.

어유, 커피 잔에 손 넣는 건 아직도 여전하시네....

 

두루마리 휴지를 한웅큼 잘라 젖은 손에 쥐어 준다. ‘아직도 곱다, 섬세하고 착한 마음씨도 그대로인 것 같고...

단지, 그때보다 말수가 늘고 수줍음이 없어졌다. 허긴 세월이 20년이나 흘러 아줌마가 되었으니...

 

그때도 손을 커피에 담가 그녀는 웃으며 물수건 가져다주곤 했었다.

총각 시절, 주일이면 노부부가 운영하는 그 기원에 자주 출입했었는데 평일에는 직장에 다닌다면서

주말이면 몰리는 많은 손님들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기원 손님들에게 커피 가져다주는 일이며

청소를 열심히 하는 상냥하고 착한 효녀였다.

 

오래전부터 기원 원장네와 한동네 살았는지 그녀에게 누나라 부르며 따르는 그 기원 단골 대학생 녀석이 있었는데

나와 바둑으로 친해진 후로 둘을 엮어주려 했었다.

 

형 우리 누부 예뿌지예, 데이트 함 하이소

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누나, 형이 같이 영화 보러 가잔다.“ --”시간없어 안돼“ --”그럼 저녁 먹자 같이, 덕분에 나도 얻어먹게“--

손님이 많아 빠져 나 갈수가 없어”-- “ 누나 싫진 않지? 내가 엄마한테 말해 줄까? ” -- “안돼, 얘가 지금...”

그러면서 귀밑이 빨개져 나와 커운터에 앉아있는 그녀의 모친을 번갈아 보며 당황해 했다.

이후 그 모친도 내게 관심을 보이고 했으나 직장 때문에 흐지부지 멀어졌다.

 

커피를 다시 가져다주며.... “잘 사시지예?” 한다. "아 예 그냥 평범하게 살고있습니다 하 하

" 송편과 튀김을 가져다 놓는다...이제 말없이 웃기만 한다. 나도 그냥 미소로 대답한다.

 

'그간 세월 물어서 무엇하리....'

 

바둑을 졌다. 그녀의 동생인 젊은 원장은 내가 불리한 바둑이었는데...” 한다.

누나 덕이줄 아소, 하하하,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이쁘더라고 전해주소

 

일어섰다. 안보이던 그녀가 뒤늦게 나와 멀리서 목례한다.

미묘한 갈등....

"그래, 돌아보지 말자' 약간의  의지가 발동한다

 

결국 돌아본다.  그게 인간일것 같아...




 난처한 이웃

 

나의 어린 시절, 부산 수정동 산동네는 육이오 때 피난민들이 정착하여 만든 피난민 촌이었고 그곳

에 정착한 주민들은 판자집을 짓고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운사가 사는 동네 위로 거지들 네댓 가구가 모여 사는 일명 아바바 동네라는 거지마을이 있었다.

거지중 어린 벙어리가 있었는데 귀가 들리지 않아 말을 배우지 못한 그는 다급하게 누군가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싶으면 내는 소리가 아바바바 ᆢ 그래서 비롯된 동네 이름이었다

 

아바바동네는 운사 동네와 가장 가까이 인접해 있었지만 그런대로 서로 무난히 지내 온것은 아침식사가

끝날 쯤이면 미군들이 남기고 간 빠다 깡통을 들고 동냥 하러 오는 그들을 주민들이 그리 냉대하지 않았고,

운사집은 정부 구호소를 대행 하고있었는데 통반장을 통해 빈민에게 나누어 주는 정부발행 무료배급구호표가

없어도 그들에게는 강냉이 죽을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당시 도둑이 많아 밤이면 마을자체에서 야간 순찰을 돌았는데 동네주민들은 그 귀찮은 역할을 

아바바동네 거지 대장에게 일임했고 동네주민들은 그를 야경대장(지금의 방범대원 같은것)이라 불러주었다

 

그는 야경대장이란 직책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거지촌에서 제일 똑똑한 그는 자정 쯤되는 시간에 어김없이

각을 불며 동네를 돌아 자신의 직분을 성실히 이행함을 알리는 듯 했고 거지들이 주민들에게 도둑질은 물론

피해를 주지 않게끔 관리하는 리더쉽도 있어 주민들과 아바바촌 사이의 중재 역활도 했다.

 

가난한 동네에다 공식적 규정이 없는 일이라 야경비를 가구당 한 달에 5원꼴로 직접 징수하게 했는데

다 받지는 못하고 그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이웃과 그런대로 생활이 되는 집을 상대로 다소 실랑이를

벌이며 걷었고 그럭저럭 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

 

동네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는데 가난한 동네에 야경이 뭔 필요하냐?, 우리먹을것도 없는 판에...

저들을 도와 주니 우리 동네 주변에서 떠나지 않고 더 번성하여 생활 불편을 초래하고 동내 이미지을

안좋게 하는것 아니냐 그런것 들이었다.

 

세월이 좀 지나며 물 사정이 안 좋은 산동네에 산수도를 도입하여 돈을 번 일명 물집과 두부공장을 해

돈을 번 일명 두부 집에서 통장 반장을 하게 되었는데 야경비 징수를 공식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여

금지 시키고 간혹 동네잔치 때나 행사시 아바바동네에 적선 차 제공되던 음식을 끊게하고 이웃들에게

그들을 도와주지 말 것을 종용했다.

 

동네 집값 떨어져! 저것들 땀시..“

 

거지촌은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몇 거지는 떠나기도 했다. 주민들과의 마찰도 심심찮게 생기고 그들의

눈빛이 변하자 주민들도 그들을 무서워하기 시작해 서로 적대시하기 시작했다.

 

어느 여름 태풍이 세차게 연이틀을 강타하고 지나간 다음날

기둥이 약했던 두부 집 공장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과연 .. 태풍의 힘일까?...‘

 

물집에서 비교적 여유있게사는집에  대나무관으로 시공한 수도관 (쇠파이프가 없어 대나무

속을 뚫어 만든 수도관)들이 줴다 터지고 갈라져 있었고 어떤 구멍가게들은 물건이 없어졌단 소문도 돌았다.

     

급기야 통장과 반장은 경찰을 불렀다  아바바 마을의 소행같고 직분 잃은 야경대장의 선동같다고ᆢ

    

머리가 하얀 파출소장이 와서 이렇게 말했다

그 참... 확실한 증거가 없어요

그리고 밝혀낼 수 도 있겠지만 밝혀내도 골치가 아픕니다..,

 

날마다 끼니걱정에 이판사판인 저들을 다 잡아가면?

시 예산도 없는 판에.. 또 며칠살고 나오면 저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딴 곳으로 이주 시킬 수도 없으니 싫어도 이웃이니

그냥 좀 잘 달래가며 사시지요.”

 

지금도 우리에겐 이런 쫓아낼 수 없는이웃이 있다.

조그만 마을이던 하나의 나라이던...



 


  • profile
    korean 2019.01.01 09:10
    열심히 쓰셨습니다.
    보다 더 열심히 정진하신다면 좋은 작품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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