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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른살의 취준생에게 


# 1.

“야 니 어딘데? 내 회 먹고 싶은데, 니도 생각 있으면 같이 먹으려고.” 

11시가 넘은 늦은 밤, 십년지기 남자인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미안 나 방금 회식하고 와서 오늘은 진짜 못 나갈 거 같은데.” 

그렇게 서른의 취준생과의 전화 통화가 시작됐다. 


“아니 내 며칠 전에 결혼식장에 갔는데, SK 붙은 애들이 나한테 다 면접 자료를 달라고 하는 거야. 

없다고 하니까. 뭐 나 혼자 보려고 하냐면서 이기적이니 뭐니 그런 말까지 해서, 

SK 붙은 애들은 다 쓰레기냐고 욕했다 아이가. 아니 연락도 안 하다가 이제 와서…. 내가 있으면 그랬겠나?” 


2년 동안 반복하는 취업준비 생활에 지치고 지쳤을 친구놈은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의 사소하고 작은 한 마디에 내심 상처를 받기도, 울컥하기도, 

그리고 내게 전화해 그 사건을 털어놓으며 불만을 토로한다. 


# 2. 


“탈 했다.” 


오늘 오후 짧은 남사친의 카톡을 받고 퇴근길에 곧장 전화를 걸었다. 

내가 알던 당당하던 친구의 말투와 강인함은 없고, 내년이면 31살이 아니겠냐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목표 연봉을 낮춰야겠다고 마음 아픈 소리를 해댄다. 


작년엔 최종면접까지 갔던 삼성이기에, 친구놈에게 삼성직무적성검사 탈락 소식은 적지 않게 충격적인가 보다. 

친구놈은 자기의 평생지기 친구와 오늘 영화를 보고 쇼핑을 했다. 


# 3.

그렇다고 그 마음이 채워질 게 아닌데……. 내가 왜 너의 마음을 모르겠는가. 

늦은 여자 나이 27살 그리고 28살에 취업준비를 해야 했던 나도 지금의 너 만큼이나 얼음짱 같은 매일을 보냈었다. 


취준생은 누구와 있든, 무슨 맛있는 걸 먹든, 어떤 좋은 명품 옷을 사고 걸치든, 마음은 언제나 얼음짱 이거든. 

앞은 암울하고, 방향은 모르겠고, 여태 내가 뭘 해 왔는지……. 

분명 서류 칸을 채우는 내 스펙은 많은데 다들 고만고만하고, 내가 잘못 살았나 지금이라도 고시를 해야 하나 갈등된다.

날 찾는 곳을 보면 내가 이거밖에 안 되나 싶고 내가 좇는 곳을 보면 한없이 작아지고……. 


# 4.

너 만큼이나 차가운 취업준비 생활을 했던 나라서, 

그래서 어제 회가 먹고 싶다던 네 전화에 내 피곤함을 앞세웠던 내가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다. 


오글거림에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장문의 응원 카톡을 보낸다. 

혹시라도 오글거리는 카톡과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이 혼자만의 싸움을 하는 서른의 취준생에게,

그리고 내 소중한 친구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줄 수 있다면, 그거면 됐다. 


다음에 있을 너의 전화에는 기꺼이 신용카드를 챙겨 언제든 나가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2. 너의 새 무대를 위해, 우리의 무대가 어둠속에 사라지도록


사진첩을 펼쳤다. 다시는 펼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사진첩.

 

생각해보니 억울하다. 

마지막 일지라도, 함께였던 순간을 절대 잊지 않길 바라며 

손수 인화해 선물해줬던 그 사진들을 그 사람은 다 버렸을 거라 생각하니.


억울하다. 그 과거들은 이제 나에게만 남은 건가 생각한다.


나에게 해줬던 많은 것들을 이제는 새로운 사람에게 해주겠지 생각한다.

'나중에 후회할 나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던 네 말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것은 내 선택에 대해 온전히 내가 안고 가야 할 후회일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은, 너와 함께가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다. 그 사람에게 미련이 남아서 그런 거라고

그 사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넌 어떤 사람을 만나도 만족할 수 없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그냥 너와 내가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은 너의 존재를 안다.

너의 주변인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적어도 스쳐 지나가는 작은 인연이라 할지라도, 모두 너의 이야기를 안다.


오늘, 일 년 만에 만나는 친구와 대화를 하던 도중 그 아이가 물었다.

"그 사람이랑 아직 연락해?"

흠칫 놀랐다. '아, 2년 전에도 나는 그 사람 이야기를 했었구나. '


너는 변했지만 나는 변한 게 없었다. 나는 변했고 너는 변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아니, 알고 보니 너는 변했고 나는 아직도 과거에 갇혀있었다.


붙잡을 수 있었다. 네 것을 버리고 이리로 오라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이기적인 옛 연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확신 없이,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너의 인생은 생각하지 않을 만큼 나는 이기적이지 못했다. 

그 만큼 너의 인생을 남 인생 대하듯이 대할 수는 없었다.


나에게 확신이 없다면, 그래서 결국 너만 힘들게 할 거라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더욱 맞다.


그 떠나가는 모습이 '마지막'일 거라 생각했던 적은 없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어쩌면 그 뒷모습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내 선택에 대한 후회는 내가 짊어져야 할 것을 알고 있다.


너에게 물었다. "혹시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내가 결국에는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갈 수도 있을까?"

너는 내 질문에 '행복한 결말.'이길 바란다고 했지만, 

어쩌면 원래 있던 자리가 시간이 지나고 지난 후에는 사라져있을 수도 있겠다.


너를 힘들게 했던 내가 할 수 있는 배려는, 내 이기심으로 더 이상은 너를 곤란하게 하지 않는 것일 텐데

그럴 만큼의 배려는 나에게 부족한가 보다.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어느덧 내 주변 친구들이 모두 너의 이야기를 아는 걸 보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너보다 더 너에게 익숙하고, 너보다 더 너를 많이 생각하며 살아왔냐보다.


언제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언제쯤 현재의 연인과 과거의 너를 비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평생 결혼할 사람까지도 너와 비교하게 될 수도 있겠다.

마지막 일 수도 있는 그 뒷모습을 잡을 만큼 이기적이지 못하다. 

나는 이전에도 충분히 이기적이었으니까.


네가 나의 연락에 

'좋아서 연락했다면 그걸로 된거라고, 더 이상 어떤 반응을 바라는 거냐고' 물었던 게 생각난다.

너는 항상 나에게 그랬었구나. 기대도 바라는 것도 요구하지 않고 그냥 내 연락 하나로 그걸로 만족했었겠구나 생각했다.


너의 그늘에서, 언젠가는 벗어날 수 있겠지. 적어도 결혼할 사람을 만난다면 벗어날 수 있겠지.

그러길 바라면서도, 그게 가능할까. 불안해져온다.


하지만 가슴에 새겨넣는다. 내가 한 선택에 대해서 내가 책임져야 한다.

혹여나 그 선택이 너무나 후회가 되고 아파오는 날이 있더라도 그건 내가 짊어져야 하는 결과이리라.


그리고 이제는 너의 요구대로, 너의 인생을 위해 내가 빠져줘야 하겠다.

어느덧 그 뒷모습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생각하니 점차 마음이 아파오지만

내가 오래토록 너의 그늘안에 있었던 것 만큼이나 나는 인식한 적이 없었지만 


돌아보니 아직도 나는 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만큼이나 나는 오랜 그 날들 만큼이나 깊은 배려를 너의 인생에 해줘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그 길고도 길었던 선을 끊어내야 하겠지 다짐한다.


너의 생각보다, 나는 참 많이 너의 그늘속에 있었고, 있다.

아니 어쩌면 '너의 생각보다.'가 아니라, '내 자신의 생각보다.' 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보고싶다.'라는 말에 왜 그렇게도 인색했는지.

그리고 왜 나는 '미련'을 '미련'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는지.


어쩌면 그 미련이, '아직도 많이 좋아해.'를 의미하는건 제발 아니길.

내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막론하고 언제나 너의 그늘에 젖어있는걸보면,


'너는 진짜 내 첫사랑인듯'이라고 네가 나에게 말했던 것처럼, 

사실은 나에게도 네가 첫사랑 인것 같다고. 마무리 하고싶다.


마지막에 네가 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미안하다는 말이었겠지.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게 맞겠지. 이제는 나와의 극이 내리고 새로운 무대에서 너의 인생을 만들어가겠지.


그러기 위해선 나와의 무대의 조명이 어둡게 꺼져야만 , 너의 새로운 무대가 빛이 나겠지.


적어도 너의 인생에 대한 마지막 배려를 이제는 내가 해줘야 할 시간인데 ,


너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무대가 빛날 수 있도록,

이제는 너와 나 우리의 무대가 , 새로운 무대를 위해 어둡게 막을 내리고 끝맺음을 할 수 있도록.


약속한다. 너의 새 무대를 위해 , 우리의 무대가 어둠속에 사라지도록, 최선을 다할게.


name : 권예인 

e-mail : all-rightwriter@naver.com 

H.P : 010-8555-0923 

  • profile
    korean 2019.01.01 09:11
    열심히 쓰셨습니다.
    보다 더 열심히 정진하신다면 좋은 작품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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