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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어진 시간


만약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단 오늘 뿐 이라면?

내가 풀어내야 할 첫번째 문항이었다. 핵심문제만 집중적으로 풀어온 나로서는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황당하기 그지없는 문제였다. 그것도 첫 문제가 이거라니...


밑에 보기들은 너나하며 답인 듯 또박또박 박혀 있었다.


 '나보고 이중에 고르라고? 이런 말도안되는 문제를 갖다가?'..


조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예상외의 문제를 직면해 당황한 마음뿐이었고 한 문제라도 더 맞춰야 할 판에 마치 틀릴 것이라고 이미 정해진 문제 같이 느껴져서 말이다. 교수님 강의를 들을 때도, 심층적 토론형식 수업 때도, 혼자 문제를 풀 때도 이런 종류의 문제는 언급된 적 조차가 없었다. 다른 수험생들도 다 나같은 생각이겠지? 그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해져 내 주변학생들의 표정을 살짝 훑었다.
역시나.
마치 기계로 찍어낸 듯 다들 '멘붕'이 온 표정들로 시험지만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다. 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우선 첫번째 문항을 건너뛰었다.
전에 대비를 철저히 해둔 덕인지 두번째 문항부터 14번,15번에 이르기까지 막힘없이 쭉쭉 잘 풀어나갈 수가 있었다. 사실 이정도면 궂이 1번 문항에 얽매이지 않아도 될듯 싶었다. 다른 문제들은 확실하게 아는 문제들이고 틀릴 가능성은 아주 적을 것으로 생각되니까. 1번을 제외하고모든 문항의 마킹을 마친뒤 숨을 한번 깊게 내쉬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 좀 긴장한 탓인지 졸음이 와 잠깐 책상에 엎드려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자니?"
"악!! 깜짝이야!"
소스라치게 놀라 옆을 보니 어떤 꼬마여자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며 웃고 있었다.
'저렇게 어린 여자아이가 이 시험장엔 왜 온거지? 아까까지는 없었는데..? 무슨상황인거지?'
너무 당황스러워 진땀까지 난다. 더 이상한 건, 앞뒤에 각각 배치되어 서있는 감독관 두 명을 비롯한 일반 수험생들은 이 여자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데도 마치 안보이는 듯이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너...누구니..?"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슬쩍 물었다. 그러자 그 여자아이는 답변 대신 갑자기 내 시험지와 마킹펜을 마음대로 가져가 그 위에 낙서를 하는 것이었다.
"아!!안돼!!!!"
내가 이 시험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왔는데, 마킹도 얼마나 정성드려 다섯 번이나 확인하며 그었는데..!!!!!
"그만해!!!!"
"왜?"
아니, 참나 어이가 없어서. 왜 라니?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다른사람이 시험을 치르는데 이렇게 훼방를 놓다니.
"너 당장 안나가! 누군진 모르지만 당장 내 앞에서 꺼져!"
주변 의식도 잊은 채 큰 소리로 소녀에게 윽박을 질렀다. 그러자 그 소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첫번째 문제 왜 안풀어? 안풀면 후회 할텐데."
그리고는 곧 풀에죽은 표정으로 시험장에서 나가 버렸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꿈인가보다. 꿈주제에 참 리얼하네. '
이내 또 잠이 들었다.
이번엔 정말 꿈을 꾸는 듯 했다. 꿈엔 가족들이 나왔고 내가 어렸을 때 부터 초등학생, 중학생 ,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쭉 지나갔다.일곱 살 때 뛰어가다가 넘어져 엄마품에 안겨 울던 때, 하굣길에 부모님이 가방을 대신 들어주며 같이 걸었던 때, 비가오던 날에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던 부모님의 모습..


부모님에게 의지하며 자라온 나를 보고 있노라니 좀 특징적인 것을 발견했다. 나에게 그토록 헌신적인 내 부모님 뒤에는 항상 고맙다, 사랑한다 라는 말을 생략한 것처럼 보이는 나 자신을 발견할수 있었다. 그 많던 상황 속에 단 한번도 표현을 하지 않았다.


죄송한 마음이 들며 마음이 뭉클해지자 꿈은 갑자기 바뀌었다. 내가 어른이 되어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있었다. 한 명의 여자아이가 내 손을 잡으며 걷고 있었고 난 그 아이를 보호하며 차도를 건너고 있었다. 한 트럭이 엄청난 속도와 함께 내 아이쪽으로 돌진한다. 난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순간적으로 내 아이를 밀치며 그 큰 트럭에 심하게 치이고 만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힘든 신음을 하면서도, 내 아이는 무사한지 확인을 하고파 고개를 겨우 조금 들었다. 그런데 딸아이는 아무일도 안일어 난 듯, 이 상황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놀이터 쪽으로 유유히 걸어가는 것이었다. 친구와 실뜨기 놀이를 하며 아주 평화롭게...
'아......'
알수없는 이 감정. 뭐라고 표현이 안되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는데 딸아이가 멀리서 돌아보며 외친다.
"아빠, 이제 알겠어? 첫번째 문제 답 말이야! 내가말했지, 안 풀면 후회한다고! 나 친구랑 놀러 가야되서, 이만 갈게!"
'맞아, 이건 꿈이야. 그리고 난 시험을 치르고 있었어.'


그순간 첫번째 문항의 보기들이 머릿속에 한 글자, 한 글자씩 또박또박 새겨진다.
이어 머리가 갑자기 새하얗게 되더니 숨쉬기가 힘들어 지면서 확 꿈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첫번째 문항의 답인 보기3번을 또렷히 마킹했다. 그리고 곧바로 실천에 옮긴다.


보기3.이 시험을 포함한 모든것을 뒤로하고 부모님께 가장먼저 달려가 사랑한다 외친다.





그래도 될까요?



얼마만인거죠?
그녀가 웅장한 공항 안에서 조금 어색한 감이 도는 얼굴로 조심스레 꺼낸 첫마디였다. 우리의 공백기간을 증명하듯 그렇게 조심스런 말투로.
"글쎄요. 꽤 긴 시간동안 보지못한것 같은데요."
그녀는 해외 연수로 나와는 못본 지 약3년이 되어가는 듯 하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어떤 모습으로 지냈는지 ,그녀는 알까.
나도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녀는 많이 변해있었다. 예전의 장난끼어린 눈빛도 어느새 성숙함을 띄고있었고 짧았던 커트 머리는 약간 푸른빛까지 띄는 검은 생머리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녀가 저렇게 변한데에는 그동안 어떤 과정들이 있었을까. 어떤 사람들과 어떤 상황이 그녀를 이토록 성숙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예전에 내가 그녀의 그 커트 머리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조금은 아쉬운 얼굴 표정이 지어졌지만 이내 감추었다. 그녀에게 들킬까 싶어서. 한때는 서로 뜨겁게 사랑했던 사이가, 그런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어색해하게 ...만드는 것, 마치 처음만난 사이 처럼 서로를 한참동안 바라만보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며 안절부절 못하게 만드는 것. 시간, 그것 참 무섭다.
우리는 그저 바라보았다. 그녀는 콧잔등이 붉어지더니 곧 아랫입술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은데...
생각하는 찰나,
"있잖아요,"
"...네. 말씀하세요."

"나 말, 놓아도 되나요? 그래도 될까요..?"

주변엔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짝을 어루만지고, 부둥켜 안으며 서로의 사랑을 다시한번 확인한다. 마치 서로에게 스며들듯.
.
.
.
그녀를, 다시한번 안아보고 싶다. 그녀의 따뜻함을 한번만 이라도...

'그래도 될까요?'


이름:이은유

메일주소:eunyu0423@hanmail.net 

연락처:010 2606 9157

  • profile
    korean 2016.02.29 00:02
    열심히 정진하시면 좋은 결실을 반드시 걷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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