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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3년의 시간이 흘렀다. 58일 어버이날만 되면 아버지가 더욱 그리워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도 부모님의 생신이나 또 다른 특별한 날이 되면 막내인 내가 나서서 형제들끼리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서 잘 챙기던 일이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더욱 습관이 되어버린 일이 하나있다. 그것은 특별한 날에 꽃바구니나 꽃다발을 보내는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매번 그렇게 현금도 아니고 금방 시드는 꽃에 무슨 정성을 그렇게 들이냐고. 그런데 내게 그 일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정말 값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일이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해드린 일이었고 아버지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201553일 일요일에 시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초등학생인 사촌 조카와 함께 4일인 월요일에 집에 놀러 오시겠다는 전화였다. 오랜만에 들르신다는 데 마다할 일은 없었다. 그런데 4일은 남편이 쉬는 날이었기에 버스를 타고 안양에서 여주까지 오시기 어려우실 시어머니를 모시러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우리가 직접 안양으로 모시러 가게 되었다. 드디어 월요일. 시어머니를 모시러 가는 길에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이정아~ 아버지 진료 받으시러 분당 병원에 오셨다가 우리 집에 오신대. 밥이라도 같이 먹게 올래?” 사실 가고 싶었다. 아버지를 만난 지 오래되었고, 마침 어버이날이 끼어있는 주였는데 상황은 친정에 내려갈 수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시어머니를 모시러 가던 중이어서 아쉽게도 다음에 보기로 하고 마음을 접었다. 운전하던 남편이 좀 시간이 늦더라도 장인어른 한번 뵙고 갈까?”했지만 왠지 그렇게 되면 모든 일정이 꼬일 것 같아서 괜찮아~~~~”그렇게 말해버렸다. 어쩌면 그때 그 시간에 아버지를 뵈었으면 그것이 아버지가 조금 더 건강하실 때 뵐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생각할 때 마다 큰 후회로 남는다. 그렇게 시어머니와 조카는 하룻밤을 우리 집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갔고, 어버이날에 도저히 갈 수 없었던 나는 형제들과 미리 의논하여 아버지가 계신 요양병원에 꽃다발을 보낸 상태였다. 그런데 마음이 이상했다. 자꾸만 8일 날 아버지를 뵈러 가고 싶은 것이었다. 물론 상황은 여의치않았다. 버스를 타고 여주에서 서산을 가는 일이 쉽지 않았고, 어린 딸들이 둘이나 있으니 데리고 어디를 움직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꽃다발을 보내드린 날에 아버지께 전화만 드려서 잘 받으셨냐고 통화만 했다. “고맙다고 말씀하시면서 왠지 목소리가 약간 기운 없으셨던 아버지셨는데... 그래도 그렇게 뭔가 보내서 자식 노릇한 것 같은 기분으로 다음에 찾아뵙고 잘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그것이 아버지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 되어버렸다. 201559일 토요일.

이정아~ 여기 병원인데 의사 선생님 말씀이 자녀들 다 와야 할 것 같다고 아버지의 상태가 너무나 좋지 않다고 그러네. 김서방과 함께 빨리 와야 할 것 같아

둘째오빠였다. 빠른 채비를 해서 아이들과 함께 서산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차도 꽤 많았지만 이상하게 큰 염려는 되지 않았다. 정말로 이대로 아버지가 하늘나라에 가실 것 같지는 않은 그런 마음이었다. 예상대로 다행히 병원에 도착하니 아버지를 중환자실에서 뵐 수 있었다. 상태가 많이 안 좋으셔서 중환자실에 계셨지만 정말 감사한 것이 모든 가족들이 모여 있었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 귀에다 살며시 사랑한다고 고맙다고말씀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모든 가족이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형부가 말씀하시기를 아버지가 나한테 조용하고 어눌한 말투로밥 먹었냐?”고 힘들게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 와중에 밥 먹었냐고 물으시다니...

그런 대화가 지금 상황과 전혀 안 어울리는 일이었지만 늘 일만 하며 바쁘게 사는 형부를 생각하며 아버지가 전하는 그 말씀은 형부를 향한 최상의 안부였고 사랑이었던것이다.

밖으로 나와 의논을 했다. 계속 중환자실에 계실 것 같은데 병실을 지킬 사람은 지키고 올라 갈 사람은 올라가는 것으로. 그런데 그때 어머니가 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중환자실에서 얼마나 오래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그냥 1인실에서 편안하게 계시게 하고 싶어

모두 어머니의 뜻을 존중하여 아버지를 1인실로 옮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사랑하는 아내, 세 아들, 큰 딸, 막내 딸, 큰 사위, 작은 사위, 중국에서 공부하다가 군대에 가기위해 준비 차 나온 큰 손자, 바빠서 잘 만나지 못하던 큰 손녀 그리고 우리 집 두 딸 작은 손녀들까지 모두 단 한명의 가족도 빠지지 않고 있었다. 아버지를 1인실로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런데 갑자기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아버지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신 것이다. 우리는 울면서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아버지..아버지..아버지하고 부르며 아버지 곁을 지켰다. 그리고 아버지는 하늘나라로 조용히 떠나셨다. 사랑하는 아버지는 그동안 심부전증으로 고생하셨고, 돌아가시기 5개월 전에 고관절 수술을 하고 회복을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중이셨다. 그리고 그동안 건강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보면서 다행으로 여겼고 친정집에는 아버지가 퇴원 하시면 불편하시지 않도록 자녀들이 사놓은 쇼파와 식탁도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심장과 폐의 이상으로 아버지는 식탁에 앉아보지도 집에서 식사한번 드셔보시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현재 쇼파는 어머니의 새집에, 식탁은 우리 집에 있는데 물건을 볼 때마다 마음이 서글퍼지고 더욱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너무나 슬픈 일이었다. 특히 막내로 태어난 나로서는 더욱 그랬다. 아직 효도도 다하지 못했는데... 그러나 그런 중에도 감사의 제목이 있다. 오래전부터 기독교 신앙을 가진 내가 예전부터 기도한대로 어느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모든 가족이 모인 상태에서 임종예배를 드리고 정말 평온한 가운데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생활의 어려움을 겪을 어머니를 생각해서 장례에 쓰인 비용을 제외한 모든 돈을 어머니께 드리자고 제안한 형부덕분에 우리는 정말 생각지 못했던 그런 효도를 할 수 있었던 일. 그렇게 그 돈이 첫 시작이 되어 지금 어머니는 얼마 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갖게 되셨다. 70년만에 말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어머니의 생신에도 나는 일하시는 곳으로 꽃다발을 보내 드렸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주 기뻐하셨다. 앞으로도 나는 친정과 시댁의 어른들께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보내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을 통해 그것이 아주 작은 일 같아보여도 얼마나 큰 일이 되었는지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선물은 그렇게 마지막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나는 이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 profile
    korean 2018.06.30 16:53
    좋은 작품입니다.
    열심히 쓰시면 좋은 결과도 얻으실 수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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