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차 창작콘테스트 수필 부문 공모작 2편

by 서옥 posted May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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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나의 패션화 검정고무신

 

나는 가끔씩 나의 추억과 기억을 더듬더듬 더듬어 보며 길을 걸어가다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올 때도 있고, 두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다.

세월 속에 묶인 추억과 잃어버린 시간들이 만감을 교차하면서 가슴에 구멍을 뚫고, 한겨울 신작로를 걸으면 찬바람이 가슴 그 구멍에 들고, 봄날의 하늬바람 불면 마음이 데워지고, 여름날 태풍과 천둥번개에 놀란 가슴은 숨을 헐떡거리다, 가을날 홍시를 쳐다보며 그 옛날 소싯적 팔딱팔딱 뛰면서 어머님을 쫄랑쫄랑 따라다니며 신고 다니던 내 맨 발보다 내 생각에는 아마 두 세배쯤은 더 커 보이던 검정 고무신 아마도 상표는 그 때 당시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국제화학의 타이야표 국민의 신발 일명 검정 통 고무신이었을 것이다!?

 

무적의 해병대같이 무서운 파도와 바다에 포위되고 갈매기 초병이 지키는 조그만 섬.

 

그곳에서 태어난 나는 배로 하루거리(그 때 돛단배는 바람과 물때가 안 맞으면 3~4일도 걸림)인 중학교가 있는 육지로 입학시험 보러 돛단배를 타고나오기 전까지는 신작로와 자동차는 국민(초등)학교 사회책에서 그림으로 보았지만 실제로는 빨간 벽돌로 지은 2층 집과 자동차 그리고 자동차의 크락숀 소리는 들어 본적도 없고 파도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만 들어보았다.

그런 나는 입학시험을 보러 육지에 와서 돛단배에서 선착장에 내려 아버님을 따라 앞만 가며 보며 아버님을 놓칠세라 열심히 도로 한복판을 걷고 있는 데 무엇이 못 마땅하였는지 바퀴가 세 개씩이나 있는 차 자동차 운전수 양반은 빵앙~ 빵빵 크락숀 인지 무엇인지 경적을 울려대더니 - - -.

, 다시 빵~~~~~ 그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제자리말뚝이 되어버렸다.

그러자 그 삼륜자동차 임꺽정같이 생긴 운전수 양반은 고개까지 밖으로 쑥 내밀고 내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삿대질에 찌어진 목청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야단법석이다.

나는 무슨 대단한 일이 난 나 하고 나는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 ,,, !!! ?

 

그 때서야 나의 아버님께서는 뒤돌아서서 나를 보시며,

 

! 야 싸게 이리 온 나 요런(! 야 빨리 이쪽으로 와라 이런) 도시에서는 길 갓으로 댕겨야 쓴다(갓길로 다녀야 한다).”고 하신다.

나는 그 순간 아버님을 쳐다보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소눈깔을 해가지고 미리 미리 좀 가리켜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원망스레 주저주저하고 있으니, 조금 전 그 분은 또 두 눈을 부라리며 ! 임마 싸게 비켜(! 이놈아 빨리 비켜)하신다.

그 제야 제정신이 돌아온 나는 젭싸게(아주 빠르게)두 손을 두 발아래로 내려 양손에 검정고무신을 벗어서 움켜쥐고 길 갓(갓길)으로 피했다.

그런 나를 보고 계시던 아버님께서는 나를 보시고 ! 야 이놈아 신발은 왜 벗고 지날(어떤 행위의

방언)이냐하신다.

그러자 나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아 아부지 여기는 쎄멘 덮허 논 깨깟한 신작로 구만요(시멘트 포장한 깨끗한 도로인데요)이때에 또 아버님께서는 나 봐라 신 신고 걸어 가냐하시 길래.

나는 안 돼요” “엄니가 지난번 때에 목포에 중학교시험 보러 간다고 새 검정고무신 미리 사 주신다고

하시면서 도시에는 쎄멘 천지여서 요런 쎄멘 바닥에서는(시멘트가 너무 많아서 이런 시멘트 바닥에서는)

빨리 떨어진다고 조심해서 아껴서 신으라고 하라고 하셨어요.”

아버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더니 그래 알았다하시며. 오늘은 그냥 신고 댕겨라(다녀라)

이번에는 닳고 떨어지면 새 걸로 한 켤레 사 주마하시며, - 중학교시험에만 붙으면 이번에 아주 발에

딱 맞고 튼실한 운동화로 사주신다고 말씀을 하신다. -

나는 한 층 기분이 업(UP) 되어 어머님께서 사준 검정고무신을 발에 척하니 걸치고 의기양양하게 입학시험장으로 향하여 가서 시험을 치르고 섬으로 돌아 왔다.

몇 칠 후 시험발표 날이 되어 우리 학교분교장 선생님께서 특별히 학교에 만 있는 금성라듸오를(그때는 라디오에 라듸오로 표기됨[금성 = LG]) 들고서 우리 집으로 오셔서 아버님과 두 분께서 막걸리를 드시면서 시청하셨는데, 나는 보기 좋게 미역국을 먹고야 말았다.

 

그 뒤로 한참 후 몇 달이 지나서 아무 말도 못하고 발등을 쳐다보니 나의 검정고무신은 뒷굼치는 갈라지고 옆구리는 터지고 찌져지고 볼품도 없고 하여서 ~- 신고 다니기 불편하기에.

 

아버님께서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이는 어느 날 이었을 것이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용기를 내어서 아부지~하고조심스럽게 부르며 아부지 전번에 목포 갔을 때에 신발사준다고 하셨죠하니까? “~~ ~ 공부도 지질이 못한 노무새끼가 신발은 무슨 신발 느그

엄마한테 꿰메 주라고 해서 신고 다녀하시며 화를 벌컥 내신다.

옆에 계시던 어머님께서 내 역성을 들어 아따 거! 이번 참에 새로 하나 사주쇼 잉~ ~ ~ ”하신다.

아버님께서 ! 그 씨잘 대기 없는 소리하지 마 돈이 어디 있어하시며 담배만 뻐금뻐금 피우신다.

어머님께서는 이리 줘 바라하시더니 바느질실에 침을 발라 바늘귀에 끼우시고,

내 검정고무신 두 짝을 들고 툇마루에 쪼그리고 앉자 서 하얀 바느질실로 뒷꿈치와 옆구리 터지고 찌져진 부분 듬성듬성 두 줄씩 감아 튼튼하게 꿰메 여기 있다 하며 한손으로 쑥 내밀어주시니 나는 얼른 받아서 신고, - 운동화는 고사하고 고무신도 틀려구나 - 생각하고서는 동네 친구들 만나려 번개처럼 뛰어

나왔다.

 

지금에 와서 눈시울 붉히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의 검정고무신은 나의 어머님 손때가 팍팍 묻은- [울 엄니 표 수제패션화] -였다.

어머님께서 꿰메 주신 그 검정고무신을 신고 뒷동산 황토길 온 동네 비포장 골목길을 누비는 골목대장

별 네 개짜리 신발 이였고, 그 섬 분교운동장에서 축구 할 때는 축구 화, 배구 할 때는 배구 화, 신발

뒷꿈치 와 옆구리에 하얀 바느질실밥이 또렷한 검정고무신이 그 때는 진짜 창피했지만, 지금 되새겨

생각해보면 나의 어머님께서는 요즘에 유명한 신발메이커 패션디자이너들 보다도 훨씬 더 아이디어와

솜씨가 좋은 분이셨다.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나는 그 검정고무신 나의 패션화는 지금은 살수도 만들 수 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도 검정구두를 챙겨 신을 수 있는 새벽의 출근길을 즐거워하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2] : 어머님과 보행기

 

내 어머님은 쭈글쭈글 꼬부랑 깽깽이 이제는 늙으셔서 허리를 펴고 제대로 서지도 못 하시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시고 거의 기어 다니다 시피 걸어 다니며 밭일하러 나가실 때도 교회에 예배 보려

가실 때도 땅만 보고 보행기와 늘 함께 다니신다.

손주가 어릴 적 타고 다니던 보행기를 손주에게서 역 대물림 받아서 늘 앞쪽에 모시고서 ---

 

정작 본인 자신의 손주 놈들 어릴 적엔

 

황소 숨 몰아쉬시며 이놈 저놈 다 태우고 이곳저곳 온 동네의 골목길 시장 통 밀고 끌고 다니며 누구도

묻지도 안아도 우리아들 새끼들이라고 자랑 자랑 늘어놓으시며,

아참 자자 내 손지들 한번 봐 보세 아 글쎄 지네들 혼자서 잠잠하며 얼마나 잘 놀고 혼자 잘 자요

- “그라지요 잉~ 한번 봐보세요 참 대단하지요요 놈들은 하늘보다 높은 놈이 될 것이라고 -사방팔방

자랑하시며 밀고 끌고 다니시더니 ---.

이제는 손주들을 태우기는커녕 빈 보행기손잡이에 의존하여 평탄한길에서도 몇 번씩 쉬었다가 기대어

걷고 앉아서 쉬었다가 거동을 하시면서도, 그 놈에 보행기에 손주들 대신에 동네골목 여기저기 흩어진

것과 주어서 모은 빈 소주병들과 폐지를 싣고 오늘도 하루 종일을 기우뚱기우뚱 설레발치고 다니시면서,

그렇게 온 종일 모은 폐품 판돈 중 3천원을 어휴 이 돈은 모아서 일요일 날 손주새끼들 오면 과자사주고 용돈 한 푼씩 줘야지혼잣말을 하시며 시커먼 손 허리춤에 쑥 집어넣어 고쟁이주머니에 감추고서는 남은 돈 거금 1천원을 투자해서 2홉 들이 소주를 한 병 달랑 챙겨서 남편 주신다며 보행기에 싣고 집으로 향하신다.

그런데, 나는 한 가지 의문점 있다 소주1병에 천원하고도 얼만데 그래서 동네구멍가게 할머니께 여쭤보니 할머니께서는 ! 느그 엄메는 특별케스여, 단골이고, 또 우리일가여하신다.

나는 이제야 어머님께서는 1천만 지불하고 부족한 돈은 지불하지 않고도 소주를 살 수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다음부터는 나도 우리일가 할머니가게에서 물건을 꼭 사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젊어서는 똑바로 서서 하늘을 잘도 쳐다보셨던 어머님께서는

 

아이 고 나 죽 것 네하시며,

길가 풀 섶에 푹 주저앉으시더니 하늘을 쳐다보시다가 비가 올려보네하시더니 손주가 물려준 낡은

보행기를 몰고 바삐 걸음을 하시더니 몇 걸음 못하시고 빗방울을 만나고야 만나 그러나 그놈에 꼬부랑

허리 때문에 주저앉거니 서거니 하시다가 또 다시금 걸음마를 시작 하신다.

 

그렇게 비에 젖어 집에 도착하신 어머님께서는

 

손주에게서 물려받은 두 바퀴 삐그덕 거리는 낡고 낡은 보행기를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지 비가 많이도오네 비 맞으면 안 되는 디 하시더니 저쪽 주차장 한구석에 떡 모시고 비닐을 씌워 보관하신 후 다 늙은 남편 주시려고 거금 1천원을 주고 산 2홉 들이 소주병을 챙겨 들고 지팡이를 짚고 방으로 들어오셔서 주방에 가시더니 제대로 서 계시지도 못하면서는 씽크대 옆 모퉁이에 기대어 아버님드릴 술상 챙기시며ㅇㅇ네 아부지 술이나 한 잔 하잇쑈하며 부르신다.

 

아버님께서는 술상 앞에 앉으시더니 -“! 거 비 다 마저 구 만 감기 걸리면 큰일 인디 자! 이리 와서

앉자 자네도 한잔 해 고생 했어하시니- 어머님께서는 -“아따 ㅇㅇ네 아부지나 그냥 드잇쑈”- 하시며,

 

아버님 옆에 앉으셔서 ㅇㅇ네 아부지 그래도 저~손지새끼가 준 보행기가 효자! 효자 여 라우 저거 없으면 나는 한 발짝도 어디 가도 오도 못 하겠네요.” 하고 말씀을 하시더니,

ㅇㅇ네 아부지 오늘은 아랫동네 00네 백구가 새끼를 다섯 마리씩이나 낳았다고묻지도 않은 온 동네소식을 열심히 알려주시다가는 뜬금없이 우리 백구 저것은 어째서 새끼도 안배지혼자서 중얼 중얼거리시면서 ㅇㅇ네 아부지 백구 저것 팔아도 보행기 새것 값은 어림도 없 것 지요하시며 아버님께 여쭤보시니, 아버님께서는 묵묵부답이시고, 그러자 어미님께서는 분위기가 어색하신지 조금 전에 보행기를 보관해 두였던 주차장을 창문 밖으로 자꾸만 내다보시면서 혼자말로 내 보행기 누가 가져가면 안 되는 디 안 되는 디 반복하시다가 아이고 밥해야 쓰 것 구만하시면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시려고 방바닥을 짚으면서 두 무릅 움켜쥐고 일어서서 부엌으로 가시면서도 보행기에서 눈을 때지 못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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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나의 패션화 검정고무신

[2] : 어머님과 보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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