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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공모수필-꿈꾸는 리더의 공부

별똥


 가을햇살이 참 좋다. 나를 빨래처럼 너는 점심식후 공장 뜰 앞에서다. 한참만 쪼여도 내 마음까지 깊이 투영되어 말끔히 건기 드는 듯하다. 이참에 내 잘못된 심중의 점점의 흑점도 깨끗하게 지워내고 붉도록 신산하게 수확의 단풍 물을 들이고 싶다.


 “한 라인의 책임자는 단지 자기 일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불량을 줄이고 일 효율을 내도록 자기 팀을 잘 단합시켜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다음 달말 회의에서는 꼭 한 사람 추천하도록 합시다.” 우리 회사 반장 자리 하나가 비어있었고 사장이 조회 때 나한테도 눈길을 주면서 거론한 것이 두 번째다. 천생 리더십이 모자라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속에 두지 않았던 나는 사장의 희망사항이 담긴 눈빛에 천착의 마음이 생성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른 급여조정도 있겠지만 동료들 중 가장 오래되었고 열심히 일해 왔다고 자부하는 터라 자존심의 승부욕이 끓어오르지 않으면 나로서는 바보일 것 같다. 몸으로만 때워오던 내가 깜빡 권리 욕에 달떠버리고 물밑 작업까지 개시한 것이다.


 사장한테 뜬금없이 안하던 짓으로 가끔씩 선물을 챙겨주거나 잘 보이려고 애쓰면서 내가 보기에도 과장된 청승을 떨었다. 동료들 속에 두각 내고자 이용가치 있는 상대는 막론하고 손을 도와주고 빠지던 술추렴에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끌어 모으면서 이 기간만 눈을 찔끔 감고 경유하면 갑절로 받아 내리라는 속계산을 앞세웠다. 그 와중 아예 눈빛을 맞추기 어렵거나 껄끄러운 상대는 어떡하나 나의 비밀노트에서 제거 대상이었다.


 함께 짝이 되어 일하는 60세 되는 동료아저씨가 일번 순으로 찍혀있었다. 그는 어느 편에도 편승하지 않는 곧은 성격에 바른 소리를 잘했다. 갑자기 온역에 전염된 듯 안하던 짓을 하던 내가 안쓰럽다고 직방 뚱겨준다. 내게는 때에 따라 다르듯이 그 시간 그 귀띔이 더 이상 고스란히 받아들여지질 않았다. 오히려 설늙은이가 일축은 못 내고 나한테 그 버거움이 돌아오는데다 나잇살이나 먹었다고 훈계만 하려 든다고, 트집을 잡은 때도 그때였다. 언제부터 이상어른한테 토를 다는 몹쓸 버릇이 생겨났을까? 나는 이미 그의 상급으로 결정된 듯이 건방진 폼을 잡았는지도 몰랐다. 특히는 자기 가족을 위해 아껴먹고 아껴 쓰면서 동료 회식에도 한번 나가지 않는 그를 구두쇠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기에 열을 올렸다.

짐스럽던 그가 스스로 곧바로 맞춰 퇴사하면서 오히려 나의 자아 망상증은 물벼락 맞은 불씨가 되었다. 고향집으로 귀가하면서 나의 송별악수를 잡아주지도 않던 그 아저씨의 모습이 그날따라 요상하게도 내 마음에 상처의 더께가 되었다. 내 진실 된 마음이 담기지 아님이었을까?


 그가 없는 자리에서 비로소 그의 진정이 어린 일깨움이 바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를 흉 볼 때 그도 내 뒤에서는 흉보지 않았을까 하는 옥생각으로 마음에 생채기를 냈었던 부끄러움이 더욱 자신을 능멸했다. 다 같이 객지에서 모여와 고생스레 직장생활을 하여오고 있건만 이 무슨 당토치도 않은 서로 배척하는 극과 극 사이인가. 그의 확실한 부재를 실감하고 나서야 후련하지 않고 오히려 냉돌처럼 싸늘해나는 내 마음이었다. 사람은 없을 때 그리워하고 처참한 외로움은 나를 만감으로 돌아보게 했다.

누구나 칭찬을 해주면 좋아하고 잘못을 따지면 싫어하는 건 당연지사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는 비평은 죽을 만큼 창피를 느끼는 까닭이다. 전 국회의원이자 한 때 톱스타였던 신성일씨의 TV 대담을 통한 좋은 감정과 좋은 말은 금방 잊어지는 대신 나쁜 감정, 나쁜 말은 오래 기억되고 가슴 아프다.”는 반성은 짜장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지난 세월 가슴깊이 묻어두고 못 꺼낸 용서를 아내한테 구했다.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이서 마주보던 아내였고 앞으로도 함께 할 내조자였기에 잘못의 구현은 극복하기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정치자금 수수혐의와 염문 같은 잃어버린 세월로 보기 좋지 않던 소문은 일거에 보상 안 되겠지만 그때만큼은 공개석상이라는 확인으로 리더의 체면은 내려지고 리더십은 빛났다.


 리더십은 자기를 가장 잘 알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를 표현하려면 자신을 잘 알아야 하고 그 심중 깊이 걸러져 나온 겸허한 바로미터를 통해 자신의 몸짓이 적절해진다고 할 수 있겠다. 포용력이 강한 진중한 맘으로 공부해온 리더십은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내 편인 사람도 아닌 사람도 함께 내 편으로 끌어안고 용서와 화합이라는 이름으로 융합시켜 나가는 과정에 있다.


 꿈꾸는 리더의 입장에서 아저씨한테 늦게나마 허리 꺾어보았다. 나이 든 동료들은 결코 성 쌓고 남은 돌이 아니다. 그들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경력과 슬기가 있다. 특히나 그 올곧은 성격을 칼을 갈면서까지 삼빡하니 잘라내려고 한 자격 미달만 뽑아낸 덧니자국으로 선연할 뿐이었다. 참된 사람은 더 안 되고 올바르지 못한 사람은 더 잘 되라는 것이 결코 이 세상 이치가 아니라는 것을 어리석은 나로서는 깨닫는데 너무 오랜 시일이 흘렀다. 그가 없는 일터에 서면 한수 더 가르쳐주고 가시지.” 하는 실격의 부끄러움이 한없이 구멍 난 벽의 황소바람처럼 밀려들어온다.


 작은 벼슬에라도 오르면 자신의 이미지가 격상되는 일이 아니다. 아저씨가 없는 자리라도 내가 나에 대한 징벌은 벌써 과욕의 포기다. 원래부터 내 자리가 아닌 반장 자리에서 빠지겠다고 사장한테 어필한 상황이다. 이대로 지금 내 자리가 정직하고 마음 편하다고 솔직히 이야기를 드렸다. 내심 그 무엇보다 금이 간 동료들 사이를 봉합하고 화해와 단합으로 이끌어나갈 화통함이 어려운 리더십임을 숙제로 안았다. 리더의 길은 편협하고 옹졸함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이 이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건방지게 하는 위험한 장치다.


 내가 좋은 재목이 아닌 평범한 나무인걸 알고는, 내 자리가 아닌 단상을 깨닫고 나니 그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나로 돌아와 심방에서 걸러져 나오는 속 후련한 웃음을 한번 웃어본다. 직장 생활이 바로 그런 즐거움과 대인관계를 배워주는 인생교습소 같은 곳 이 아니겠는가.

 

 

 

닉네임 별똥

아이디:zhong1971@hanmail.net

메일주소:liurif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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