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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유통기한

“어디니?”

“일하고 있지~무슨 일 있어?”

“몇 시에 끝나니?

“6시 넘어야지~!”

“집에 가기 전에 들렸다 가~ 홍삼 가져다 준영애비 줘”

“괜찮아~ 엄마! 아빠 드려~”

“아이고~네 아빠는 안 먹어도 돼~ 이따 들려 꼭~”

“응~ 엄마 ~ 근데~~~”

“뚜~~~~~~~”

여느 때와 같이 당신 말만하고 단호하게 끊어지는 엄마의 전화!

우리 엄마와의 통화는 항상 간단하다 못해 지나치게 짧다. 당신 할 말이 끝나면 어찌 그리도 무 자르듯 순식간에 수화기를 놓아버리는지, 중요한 용건이라도 말하려면 틈을 보고 있다 재빠르게 숨도 못 쉬고 다다다다 쏟아 붓듯 말을 해야 내 용건을 전달 할 수 있다.

“내 용건만 간단히”가 몸에 밴 울 엄마의 통화 습관! 참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다.


우리 엄마 나이 서른둘에 날 낳으셨다. 이래봬도~ㅋㅋ 난! 결혼한 지 5년 만에 낳은 귀한 딸이다!! 노처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네 못 낳네 은근한 시집살이와 주변의 걱정, 근심 속에 우리 엄마는 날 낳으셨다.

5년 만에 낳은 자식이면 귀하고 귀했을 텐데, 특별히 기억 속에 내가 대우 받은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와 보름차이로 태어난 사촌의 출생에 나의 탄생의 환희는 묻혀버렸다.

그는 사내아이였고, 난 계집아이였으니까~! 그 이후로도 울 엄마는 세 명의 딸을 더 낳았고, 아롱이다롱이 딸만 넷을 둔 딸 부잣집의 엄마가 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엄마는 항상 바쁜 엄마, 목소리가 큰 엄마, 씩씩함이 넘치다 못해 억척스러움이 가득한 순악질 여사로 기억된다. 엄마의 변모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처음엔 아빠의 일을 거들어주는 보조로 시작했으나, 낚시 좋아하고, 사냥 좋아하고, 수석 채집하러 다니기 좋아하는 한량(?)같은 아빠 탓에 이내 보조가 사장이 되어버렸다. “**상회 똑순이 이사장”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살아가는 보스 생활의 시작이었다.


주객전도(主客顚倒)!그 말이 가장 딱 맞는 표현이다. 가장의 역할을 지금까지도 하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은 철이든 후 여자로서 엄마를 바라볼 때 가슴 한곳이 저려오는 아픈 사연이다. 편안하게 집에서 살림만하는 엄마였다면 울 엄마는 어떠했을까 생각도 해 보았다.

6학년 졸업식 때였다. 졸업식이 거반 끝나가는 데도 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출입문과의 눈싸움에서 패하고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반절 이상 돌아간 휑한 교정에서 나올 수 있는 데로 튀어나온 뾰로통한 입술로 찍은 사진 한 장이 내 초등학교 졸업식의 아픔을 증거하고 있다.


항상 채워지지 않는 모성의 빈자리 속에서 우리 네 자매는 자랐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엄마에 대한 서운함은 어딘가에 친엄마가 있을 거란 얼토당토않은 생각의 곁가지를 냈고, 마음의 상처를 가지게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투덜거림으로 하루를 시작을 했고, 맘에 들지 않는 반찬이라도 있는 날에는 도시락을 싸주는 엄마에게 발을 동동 구르며 “안 먹어~ 만날 똑같은 거~”성질을 부리고 집을 나와 버렸다.


큰 사고를 치며 반항을 하지는 않았지만, 입에 아주 단단히 자물쇠를 채우고 여간해서는 이러저러 말을 하지 않는 모습으로 사춘기 반항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돌아보면 참 철없던 시절이다.

장사로 잔뼈가 굵은 우리 엄마는 곱살 맞은 것은 기대 할 수도 없었고, 당연 사랑한다는 표현도 없었다.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하고 내 머리 속의 모든 기억세포를 다 뒤지고 깨워 생각해봐도 한 번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을까? 그 모든 표현의 부재가 삶의 무게로 인한 부대낌 때문이었으리라 짐작이 되며, 내가 느꼈던 그 아픔을 혹여 나도 내 아이들에게 주고 있지는 않을까 매일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문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


엄마 연세가 75세! 언제나 청춘일 것 같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세월은 활짝 웃어주는 앞모습보다는 살짝 서운한 뒷모습을 더 많이 남기고 있다.

내 나이 45! 몇 해만 지나면 어느 덧 나도 반백이다. 반백을 앞두고도 어머니가 아닌 엄마라고 부르는 나는 아직도 철없는 딸이다. 나이 먹어 주책없이 엄마라고 부르냐 누가 머퉁이를 준다 해도 내 나이가 오십이 되던 육십이 되던 난 엄마를 엄마라고 부를 거다. 엄마는 언제나 엄마니까~!


분명 홍삼을 준다 했는데 홍삼에 김에 햄에 토마토에 집에 있는 것을 다 싸줄 양 이것저것챙기신다. “괜찮아~ 안 줘도 돼~”뿌리쳐도 소용없다. 기어이 싸주며 “이것은 준영이 주고 이것은 준영애비주고 이것은 **가 줬는데 가서 빨리 먹고, 이것은 뒀다가 천천히 익혀서먹고~~ 이것은 이것은....“ 물건마다 각각의 사연을 안고 봉투에 넣어져 바리바리 내 손에 건네진다.


흉터가 없이는 상처의 아픔을 기억할 수 없다. 어릴 적 마음의 상처는 엄마의 끝없고 한없는 사랑의 표현에 덮어지고 닦이고 씻기어 행복의 흉터로 남았다. 내 흉터는 죽는 순간까지 가지고 가야할 숙명인 것 같다. 엄마의 사랑을 두고두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랑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은 없다. 먹이를 물고와 입 벌리고 기다리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토해 내어주는 어미 새처럼, 이것저것 아낌없이 챙겨주는 걸로 어릴 적 듣지 못한 사랑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려주고 계신다.


유통기한은 그냥 숫자일 뿐인 울 엄마! 싸주시는 음식이며 여러 가지 물건 중에는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훌쩍 넘긴 것이 있을 때도 간혹 있다. 난 그 물건을 그냥 음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의 사랑으로 생각하고 있다. 엄마의 사랑에 유통기한이 어디 있겠는가.....

주는 만큼 표현하는 엄마의 사랑을 흠뻑 느끼러 친정에 간다. 나는 세상의 어느 딸보다 유통기한 없는 큰 사랑을 받고 사는 행복한 딸이다.

엄마!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엄마~감사합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1+1


봄~봄~봄 봄이 왔어요~~! 눈부시게 찬란한 봄이 왔다.

하늘하늘 떨어지던 비꽃이 금새 가랑비가 되어 이틀을 내린 후, 미세먼지에 흐렸던 하늘이씻겨 내려가고 말끔한 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코 끝을 간질이며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온다. 자드락길 담장 위에 수놓듯 피어난 샛노란 개나리꽃도, 진분홍 연분홍 새초롬이 피어난 벚꽃도, 솜털같이 하이얗게 뭉게뭉게 피어난 목련꽃도 너무 사랑스러운 사방이 꽃 천지다.


사방이 봄꽃으로 뒤덮여 제 모습을 뽐내며 바라봐 주라 아우성을 치는 이 화창한 봄날!

꽃 놀이를 가도 부족할 이 따스한 봄날에, 끙끙 앓는 남편의 신음 소리에 밤잠을 설쳤다. 어미 떨어진 새끼 강아지마냥 밤새 낑낑대며 앓는 소리에 잠을 잔 듯 만듯하다.


“아이구구~! 아이구~다리야~ 아이구 머리야~ 아이구~아이구”

연신 뱉어내는 신음소리에 다리며 팔을 주무르다 갑자기 짜증이 확 일어 “시끄러워죽겠네~아프다 소리 말고 약 먹어~!”볼멘소리를 내뱉고야 말았다. 

새벽녘에야 겨우 잠든 남편의 모습 보고 출근을 하며, 조금만 참을 걸 왜 그랬을까? 내차게 뱉은 소리를 후회하게 된다.


울 신랑! 생각해보면 참 안쓰럽고 불쌍한 사람이다. 15살에 어머님을 여의고, 대학입시를 앞둔 시점에서 아버지마저 돌아가셨다. 그때부터 혼자서 자신의 모든 생활을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온 불쌍한 사람이다. 남들이 생각하기에 다 커서 돌아가셨는데 뭐에 그리 불쌍하고

안타까워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안타까움의 연속일 수 밖에 없다.


대학 입학도, 직장의 첫 월급도, 군대의 첫 휴가도, 일생 최고의 축복인 결혼식도 오직 혼자였다.

떡두꺼비 같은 연년생 두 아들을 낳는 기쁨도, 그 아이가 일어서고 달리고, 그아이가 아빠라 불러주는 감격도, 삶을 살아가며 얻어지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의 순간에 언제나 채우지 못하는 허전함을 안은 남편의 눈동자를 보았기에, 그 안쓰러움을 나는 알고 있다.


기쁜 일이 있을 때 부모의 칭찬과 사랑과 축복이 얼마나 소중하며,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때 부모의 걱정과 염려와 배려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알아져간다. 부모가 없음에 자랑도 책망도 그저 혼자의 몫이 되는 그 허전함을 무엇으로 표현할수 있을까 짐작해보면, 마음이 아려온다.


부모님과 함께 살아온 시간 20년,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시간 30년!

어느새, 함께 한 시간보다 그것을 추억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진 그 허전함과 외로움을 어느 누가 알아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안쓰러움이 더할 수 밖에 없다.

돌아가신 시부모님 또한 딸 다섯을 낳고 난 뒤 얻은 귀한 아들이었는데, 그 아들의 소중한 순간 순간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시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지 생각만해도 눈물이 맺힌다.

홀로이 남은 아들의 마음 허전함을 무엇으로 사춤할 수 있으랴! 그 어떤 걸로 그 틈을 메울수 있으랴!


우리 남편은 유독히 자신의 물건에 집착이 강한 편이다. 아내인 나는 물론 울 아들에게는 물론이요, 작은 물건에도 큰 애착을 보인다. 신발을 하나사면 그 신발을 마르고 닳도록 닦고 또 닦고, 옷을 하나사면 입고 벗고 거울 보기를 수십 번 반복한다.


한번은 꼭 사고 싶다하는 가방을 한번 산 적이 있다. 가죽 광택제로 어찌나 닦아대는지 파리가 낙상할 정도로 닦아놓고는 들고 메고 보고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한다.

부모님께 받지 못한 사랑땜을 하지 못한 반대급부일까? 결혼해 처음엔 그러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없으면 못하는 일이 하나둘씩 쌓여가고, 무슨 일이든지 함께 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 2시에 병원 갈거야~같이 가~!”

“혼자가~ 오늘 시간이 안 돼!”

“못 가!”

“왜?”

“알잖아~못가는 거”

“오늘은 힘들어 혼자 다녀와~ 이따 전화할게.”


50먹은 남자의 대화치곤 유치하다. 혼자는 못한다니~~! 온갖 설득과 회유와 짜증이 복합적으로 섞인 말로 울 남편의 홀로서기를 격려하고 있다.

병원을 가도 같이, 마트를 가도 같이, 옷을 사러가도 같이, 신발을 사러가도 같이, 은행을 가도 같이! 우린 1+1이다.


난 지금도 날 사랑해줄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수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받고 있는 사랑을 나눠주라고 우리 남편과 내가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허전함과 공허함을 채우는 친구같은 아내, 애인같은 아내가 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표현이 서투른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최고의 표현은 함께 해주는 것이기에 그가 필요한 곳에 함께있으려 노력한다.


이제는 즐기리라. 내일은 남편과 함께 동물원 야간개장을 가야겠다. 우리는 어디든 함께하는 1+1이니까~~!



비꽃: 비 한 방울 한 방울. 비가 시작될 때 몇 방울 떨어지는 비.

자드락길:나지막한 산기슭에 경사지게 있는 좁은 길

사춤: 갈라지거나 벌어진 틈. 벽이나 담의 갈라진 틈을 진흙으로 메우는 일


응모자:박인선

이메일:duddlgnsl00@naver.com

연락처:010-5023-8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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