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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다. 나는 곱슬머리라서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오는 날을 계속해서 싫어하다 보니 비가 오면 습관적으로 우울해지곤 한다. 하지만 가끔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이 비가 퍼부어 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다. 바로 비도 오지 않는데 괜히 우울할 때다. 비가 오면 우울해진다고 해놓고는 비가 오길 바라는 때가 우울할 때라니. 이상하게 들린다.

비는 하늘에서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마음 속에서도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와 같이 먹구름도 끼고 천둥번개 역시 신나게 친다.
차이점은 모든 것이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하늘에서 비가 내려 쏴아아- 소리를 대신 내주었으면 싶다.
마음 속에 비가 올 때는 내 마음 한 켠만 축축히 젖어가는 것 같아서 불쾌지수가 더 높이 솟구친다. 하늘에서 비가 내려 자연들의 온 몸이 흠뻑 적셔지면 나의 젖은 마음은 비 뒤로 숨어 머리카락 한 올만 빼꼼 내미는 어린 아이가 된다.
비가 오고 나면 하늘은 한결 맑아진다. 미세먼지도 씻겨 내려가 숨을 크게 들이마쉬어 들풀이 채 삼키지 못하고 머금은 잔잔한 비냄새를 맡아보게 된다. 크게 쉰 들숨으로 비가 남긴 자취를 느끼는 것, 파랗고 선명한 하늘을 바라보는 것들은 우선 비가 내린 뒤에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비가 내려주어야 한다.

장마철에는 비가 정말 지겹게 내린다. 지긋지긋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운동화는 항상 젖어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손질한 머리는 바깥공기를 마주한지 10분도 되지 않아 잠에서 방금 깨어난 머리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어찌저찌 보름 정도 살다보니 그것도 적응이 되는지 장마가 끝날 때가 되면 복잡한 감정이 든다. 다가올 무더위에 대한 두려움인지, 이제 마른 운동화를 신을 수 있다는 기대감인지, 아무 고민 없이 무작정 쏟아져버리는 빗소리에 대한 아쉬움인지 알 수 없다. 내가 나의, 너의, 우리의, 아무의 마음도 알 수 없는 것처럼.

역설적이게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비오는 날은 나의 마음과 가장 닮은 날씨다. 서로 닮은 얼굴을 하고 누구 한 명 울음을 터뜨릴 때까지 싸우던 자매끼리 때로는 누구보다 아껴주고 걱정하고 토닥여주는 모습과 같이 비는 내 마음을 흠씬 때려주기도 했다가 꼬옥 안아주기도 한다.
오전 1시49분 지금도 여기는 비가 내린다.



이름 : 김성희
연락처 : 010-2320-1229


  • profile
    korean 2020.06.29 20:37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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