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26
어제:
37
전체:
305,522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57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330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제목 : 괜찮아, 모두 잘 될 거야

 

 

 

  이른 새벽, 제법 쌀쌀해진 날씨 탓에 볼을 옷깃에 깊게 파묻었다. 나는 전주 역 앞 대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어차피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몇 번의 신호가 바뀌었을까... 그냥 그렇게 한참을 땅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다. 주머니에 손을 파묻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땅인지 발인지 모를 곳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지금 나에게 시간이나 날씨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세상 모든 절망과 좌절들이 지금 내 머리 위에 있는 것 같기에 쉽게 고개를 들지 못할 뿐이다. 한번 쯤 용기 내어 하늘을 바라본다. 어둡다. 해가 뜨지 않아서인지 비가 오기 전 우중충한 하늘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우중충한 하늘... 말 그대로 어둡고 침침하다. 어쩌면 지금 내 눈은 어떠한 것들도 밝게 볼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어둡고, 또 어둡다. 하늘을 보며 원망하거나 탓을 하진 않는다. 내가 시험에 떨어진 것은 모두 다 내 잘못이다. 그저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라는 핑계 같은 위안이 나를 위로한다.

그렇다. 내가 노력을 했건 하지 않았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결과만이 나의 현실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노력이 부족함을 채우지 못했고 2년이라는 시간이 한순간 바람이 되어 깊은 자괴감과 함께 나의 귓불을 스쳤다.

그렇다. 나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나에게만 특별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지금 나에게 위로밖에 없는 무덤이 될 테니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다시 취업지망생에서 준비생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이내 보행자 신호가 들어오고 나는 아무 힘도 없는 듯 깊은 한숨을 한번 내쉬고 전주 역을 향해 걸어간다.

 

기차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 앞에서 서성거린다. 아직도 나는 용기가 부족한가 보다. 27살의 나이가 창피할 만큼 용기가 부족한가 보다. 오늘 하루쯤은 바람도 쐬고 허전한 마음도 달래려고 아침 일찍 전주 역에 도착했지만 마땅히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 복잡한 노선도 앞에서 한참을 고민해도 보고 전국의 관광 명소가 담겨 있는 팜플렛도 훑어봤지만 내가 원하는 곳은 없었다. 도대체 어디를 가야 나를 위로할 수 있을까. 아니, 어느 명소를 가야 오늘 하루의 시간이 아깝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도 답답하다. 한참을 응접실에 앉아서 생각해 본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 시간을 내어도 결국 모든 것들이 나를 괴롭힌다. 나의 만족을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닌 변명 거릴 찾는 여행이 되어버릴 것 같아 무섭다. 애꿎은 팜플렛만 뒤적이고 괴롭히며 기차를 타러 가는 사람들을 구경해본다.

정말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을 보아도 내가 행복하지 않다. 노부부의 사랑을 보아도 그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 직원들의 친절함을 보아도 나에게는 친절하지 않다. 세상 모든 것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깔보는 것 같았다. 홀로 응접실에 앉아 청승맞게 보이는 게 싫어 기차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최대한의 멀리. 여수 엑스포 역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냥 기차를 타보면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이겠지. 여수 엑스포 역에 도착하면 내가 기대한 것들이 보이겠지.

열차가 도착하는 그곳엔 현실이 아닌 꿈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길 기대해 본다.

 

5호실에 들어섰을 때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외투를 벗지 않고 자리에 앉아 열차표를 들여다보았다. 기차표에는 친절하게도 도착 시간까지 표시되어 있다. 나의 취업에도 이러한 도착 시간이 나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마땅히 할 것이 없어 항상 가지고 다니던 단어 노트와 볼펜을 꺼낸다. 수많은 단어들을 넘기고 하얀 공백을 찾았을 때 나는 순간 멈칫했다. 무어라도 써야만 안정되는 이 습관이 처음으로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불안해하는 이 모든 것이 취업과 연결되는 것이 무서웠다. 항상 무언 갈 외우고 중얼 거려야만 만족하는 내가 한심하게도 느껴졌다.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내린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시간은 이렇게만 흘러가는데 나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었고 얻은 거라곤 밑바닥을 기어 다니는 나의 자존감뿐이다. 다시 슬퍼지려 하기 전에 나는 무엇을 쓸까 잠시 고민하다 나에게 편지를 썼다. 신세를 한탄해도 좋으니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었다. 아무런 양식이나 서식에 구애받지 않고 나에게 혹은 누구에게나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써 내려갔다. 그냥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지겨웠다. 그리고 원망스러웠다. 사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것이었고 질문하는 것조차 사치인 날들이었다. 어차피 결론과 현실은 같은 것이었으니까. 왜 나는 공부만 하지 못하는 걸까... 항상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밥값과 책값 걱정으로 한 달을 꽉꽉 채우며 사는 걸까... 나도 하루 종일 너희들처럼 공부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합격할 수 있다고 변명하고 싶었다.

처음엔 그랬다. 그렇게 불만으로 지낸 적지 않은 시간들은 끝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 생각들이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에게 한풀이를 한다. 한 달이고 일 년이고 하다보면 끝이 나겠지. 언젠가 그 한탄을 들으며 지금은 괜찮다고 말할 날이 올 수 있을까... 그게 언제쯤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지만 지금은 멍청하게 그 이야기를 다 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내가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더 들어줘야 한다. 호기 좋게 세상에 출사표를 멋들어지게 던질 배포는 없다.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서 나도 평범하지만 좋은 직장에서 멋진 인생의 출발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세상에 나는 가치 있는 사람으로서 평가받고 그러한 삶은 분명 나에게 깊은 행복을 줄 거라 믿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한숨과 분노로 가득 찬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한걸음 씩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세상 누구든 말 할 수 있는 젊어서 고생을 지금 하고 있다고...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나를 한 번 더 위로하면서 말이다.

지난 달 합격자 발표 명단엔 내 수험 번호는 없었다. “실패했다라는 생각보다는졌다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고 성공하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나의 도전에서 졌다는 건 다시 일어설 힘조차 없다는 걸 의미한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목적의식이 희미해져 가며 나 스스로 위축되어져 간다.

결국 나를 굴복시켰고 나는 지금 어떠한 분노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한숨만 있을 뿐... 결과는 나의 기대와 노력을 보란 듯이 외면했고 나는 다시 1년이란 시간을 아무런 보장 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결코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인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와버렸다. 부모님의 기대와 주위의 우려어린 시선들이 굳이 보지 않아도 느껴진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모르는 나의 표정을 들켜버린 것처럼 부끄럽다.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자신감 있었고 도전적인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현실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 버렸다.

세상의 온갖 명언들과 청춘들에게 고하는 한마디들을 생각해 본다. 모두들 쓸데없는 위로라고 혼잣말을 내 뱉는다. 그리곤 그 사람들에게 들리지도 않을 독설을 내뿜는다. 당신들은 지금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며 힘든 시기를 겪어야만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쉽게 이야기하는 거라고. 당신들은 우리들의 간절함을 이용해 책을 팔고 돈을 벌어가며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말들보다 달콤한 변명거릴 쥐어준다. 그렇게 하면 당신들의 인생은 물질적으로 더 윤택해지겠지. 처음부터 우리들의 간절함을 이용한 건 당신들이었다. 청년 실업을 거들먹거리며 자신들의 성공담을 무용담처럼 꺼내드는 그 치졸한 영웅 의식이 우리 모두를 희망 없고 좁은 길목으로 인도했고 인생을 도박처럼 여기는 그 도전이 지금의 청년 실업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노로 가득 찬 이런 생각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래도 한번쯤은 나 하고 싶은 대로 내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해보고 싶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도 되니 이 힘들고 외로운 싸움에서 변명 거릴 찾는 것 보다 더 의미 있는 말들을 해보고 싶었다. 결국 의미 있는 어떠한 단어나 말들을 찾지 못했지만 말을 하고 나니 한 결 속이 후련해졌다. 미래에 대한 어떤 보장을 받고 싶어 취업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노력이란 단어에 맞는 나의 자존감을 찾고 싶었다. 내가 택한 이 길에 정답이라고 외치기보단 나의 선택과 노력은 값지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래. 지금 내가 쉽게 성공을 얻었고 목표를 얻었더라면 누구라도 말 할 수 있는 멋진 말들을 늘어놓았겠지. 지금의 노력은 결코 너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다. 이 순간 너의 선택은 모든 사람들이 응원하는 일이다. 이러한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의 나 같은 친구들에게 무심히 내 뱉을 수 있겠지.

아니다. 그건 아니다. 모두의 생각이 다르듯 너의 현실이 나와는 많이 다르겠지. 내가 너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이 한 가지뿐이다. 다시금 일어나라고 말하지 않을게. 어떠한 방법이 정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찾아보자. 지금 찾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입장이 조금 더 편해지기 위해 찾는다고 생각하자.

많이 힘들지 ?”

어떤 것들이 너를 힘들게 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니 숨 한번 돌리고 생각해 보자.

늦는다고 조급해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조급해 하지 말라는 말보단 조급해도 좋으니 실망에 대비하자고 말하고 싶어. 실패해도 너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너니까. 지금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해야 하는 일만 하자. 다른 건 모두 나중에 생각해도 되니까 지금은 너의 입장만 생각하자. 조금 이기적이지만 결국 자신의 인생이니 자신만의 생각을 믿고 노력해보자. 모두 자신만의 선택이 있으니까. 그걸 끝까지 존중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이니 어떤 이의 말들은 무시해버려. 조롱 섞인 위로를 참지 못하겠다면 화를 내 버리면 돼. 참는 것이 항상 옳은 일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어. 나를 지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때론 나의 감정까지 지켜야할 때가 있잖아. 그리고 너의 가치를 세상의 잣대에 충족시켜주지 말자. 착한 아들, 멋진 친구 이런 것들로 인해 우리 더 이상 상처 받지 말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생은 없어. 결국 자기를 위해 사는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어. 친구들아. 걱정은 해야 되고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은 걱정하지 말자. 지금 내가 배고프고 시간이 없는 걸 걱정하자.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참아야하는 지금을 걱정하자. 더 큰 꿈을 위해 참는 거라곤 말하지 않을게.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들 중에 가장 먼저 해야 될 일 때문에 조금 뒤로 미루는 거라고 생각하자. 우리가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히 먼저 해야 될 일들이 있으니까.

 

속이 조금 후련해진 것 같았다. 분명 더 할 말이 있었지만 한숨을 돌리려 창밖을 보니 어느 덧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과 갈색의 가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모든 걸 잊어버렸다. 완벽했다. 그리고 눈이 부셨다. 정말 괜찮은 날이라며 한번 웃고는 내가 쓴 편지를 읽어보았다.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들이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내 앞의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 모두 잘 될 거야.”

내 앞에 마주 앉은 내 자신. 환하게 웃고 있는 듯 했다. 창 안으로 비치는 강한 햇살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환상 속의 나는 나름 멋지게 차려 입고 괜찮다고 말하는 듯 했다. 그렇게 잠시 동안 서로를 바라보니 내가 잊고 있었던 목표가 생각났다.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기분 좋은 환상이었다.

어쩌면 나에겐 이런 말들이 필요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당연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그저 그런 이야기를 그렇지 않게 나에게 전달해 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심지어 그게 나를 통한 것이라 해도.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위로 받고 있었다. 방법이나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강한 햇빛이 나를 비추며 가을이 왔다고 말을 해주는 이 시간이 더 이상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았다.

좋은 것들을 생각해보려고 굳이 노력하지 않았다. 이미 내 머릿속엔 희미한 웃음들이 실망과 어우러져 있었다. 그저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찾은 만족감에서 온 얕은 행복이었다. 이 행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행복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면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 다시 한 번 시작해보자. 지금처럼 노력하면 큰 영광은 없을지라도 분명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한번쯤은 더 오겠지

희미한 생각이 점점 짙게 물들어 갈 때 즈음, 나는 여수 엑스포 역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엑스포를 위해 지어진 화려한 건물과 이국적인 역의 풍경이 아닌 여수의 바람이었다. 그저 나에게 불어오는 여수의 바람, 여수만의 바람이 불어왔다. 바다로 간 것도 아닌데 여수의 바람은 남달랐다. 이것이 정말 여수의 바람이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준 것인지 아니면 기차에서 썼던 나의 편지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나를 멈추게 한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은 따가운 햇살을 피하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았다. 난 그렇게 한 참을 서 있었다.

나는 비로소 여수 엑스포역에 도착했을 때 깨달았다. 결국 종착역이 있다는 것. 내가 탑승한 열차는 전라선이었고 끝을 모르고 달릴 것만 같았던 이 열차는 결국 여기서 멈췄다는 것. 그것이 나를 위로했다.

그래, 다시 열차가 달리겠지. 종착역은 다시 출발역이 되고 새로운 곳을 향해 달리겠지. 아직 포기 하지 말자. 어두운 터널들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달리다 지쳐 힘이 들 땐 쉬어가는 역들도 기다리고 있으니 다시 한 번 해보자

 

우리는 이렇게 우연을 기다리며 사는 것 같다. 단지 어떠한 계기를 찾아 헤매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늘 같이 완벽한 날을 만나서 말이다. 훗날 나는 오늘을 추억하고 싶다. 힘들었던 나의 20대 청춘이, 고난과 흔들림의 연속이었던 나의 젊음이 떠오르면 분명 오늘의 편지가 옅은 미소를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시기를 겪고 있는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모두 잘 될 거야.”

  • profile
    은유시인 2014.12.27 18:53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스펙 쌓기에 급급한 사회가 되었지요. 사람의 가치를 그가 지닌 스펙으로 간단히 정해버리려는 사회구조가 사람들 각자의 개성이며 창의성을 짓밟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 60이 넘은 늙은 나이에 새삼 일여덟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또 대여섯가지를 더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의외로 참 쉽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느 자격증은 공부를 시작한지 18일만에 취득했고 또 어느자격증은 하루만 공부하고도 너끈히 땄으니 말입니다.
    대체로 국가자격증이란 것이 이렇듯 약간의 공부만으로도 딸 수 있다니 요즘 젊은 친구들은 몇달간 꼬박 자격증 따는데만 심혈을 기울인다면 서너개, 또는 열개 이상의 자격증이란걸 딸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깟 자격증이 뭘 증명하는 기준이 된단 말인지 어이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취직하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정규직으로 취직만하면 거의 평생을 보장받고 일정액 이상의 월급은 물론 엄청난 혜택이 보장되는데 비해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면서도 대우는 그에 훨씬 못미치고 또 보장되지 않는 근무조건으로 불안감에 살아야 하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수필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6 file korean 2014.07.16 2769
753 어느 변호사의 꿈 외1 2 역곡갈매기 2014.11.20 320
752 아, 실장님 외 1편 응모합니다. 1 이남주 2014.11.28 422
751 낙엽 밑의 꿈 file 곰곰이 2014.12.01 226
750 어떤 고백 문학a형 2014.12.04 409
749 이 세상, 모든 당신들에게 외 1편 시한. 2014.12.05 184
748 메말랐던 물이 다시 차오른 이유 외1 김치전 2014.12.06 311
747 젊은 수필 마침 2014.12.07 262
746 ‘좌민정’질병사(史)와 미래의 방향성 좌민정 2014.12.07 171
745 역설의 소통 좌민정 2014.12.07 278
744 어느날 글을 쓰다가 진씨 2014.12.08 151
743 내 이야기를 들어주겠니? / 어디까지 용서할수 있니? 자유인 2014.12.08 257
742 기록할만한 이야기 / 지하철 한켠 daraii 2014.12.10 77
741 내가 가는 길을 동행하는 친구 / 나의 활력소, 영하 나도될까 2014.12.10 347
740 홀로서기 외 1편 불가마 2014.12.10 128
739 일상과 함께 하는 승강기 외 1편 민녹두 2014.12.10 182
738 ▬▬▬▬▬ <창작콘테스트> 제2차 공모전을 마감하고, 이후 제3차 공모전을 접수합니다 ▬▬▬▬▬ korean 2014.12.11 69
» 괜찮아, 모두 잘 될 거야 1 비상 2014.12.17 330
736 터키 이스탄불 친구와 떠나다 외1 1 소요산방 2014.12.23 368
735 제목 아시는분? 1 Mysteriouser 2014.12.26 123
734 그땐 세계 테마기행이 더 재밌었다. 1 Mysteriouser 2014.12.26 205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40 Next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