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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14:33

지금(只今)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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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只今)

 

  가슴이 아리도록 시린 날이 있었다. 여름, 푸름이 녹녹히 녹아든 이파리 사이로 모래알 같은 햇살이 일렁이던 때. 그날의 여름은 부채질을 해도 마냥 무덥기만 했었다. 내 생애 겪어봤던 모든 여름의 나날 중 최고로 더웠던 날이었다. 나는 그때 대학교 내 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 날은 겨우 물이나 조금 판 날이었다. 하루, 이틀, 사흘.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식어가는 노을을 맞았다. 마침내 어둠이 내려앉았을 때, 나는 그의 연락을 기다렸다. 더운 슈퍼 안에서 그 여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얼굴을 보고 싶었다. 뜨거운 태양을 닮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런데 그날 밤은 무슨 일인지 토악질 하듯 지저대던 매미의 울음소리조차 잠잠했다. 들리지도 않는 풀벌레 소리를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밤. 나는 밤에 젖은 그의 뜻밖의 연락을 맞았다.

   그리고 닿은 그의 연락. 평소와는 다른 잠잠한 목소리에 걱정이 됐다. 그는 낮에 유학을 가기위해 영어공부를 한다고 도서관에 갔다고 했다. 그런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의심은 없었다. 그가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나 또한 그를 믿었었기에. 우리사이에 팽팽한 동아줄이 그대로 남겨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그의 표정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굳게 다문 입, 흔들리는 눈동자. 그는 이별을 생각한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먼저 내뱉으려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이별을 택하게 하려고 했던 걸까. 잔인하다. 팽팽하게 당겼다고 생각했던 인연 줄의 올이 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헤어지자고?”

   파르르 떨리는 나의 아랫입술. 마지막이다, 이 말은 마지막이야. 그가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으면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살짝 끄덕인 고개에서 그의 얕은 진심이 느껴졌다. 그 고갯짓과 동시에 인연의 줄 위로 묵직한 돌덩이가 짓누르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같이 그를 기다려 왔던 밤의 연속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을까? 나는 그가 뱉은 말의 무게를 느꼈음에도 담담한척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문밖을 나섰다, 아니. 사실은 도망쳐 나왔다. 집으로 올라가는 길 내내 눈물이 쏟아졌다. 찢어진 가슴에서 분화구처럼 열이 솟구쳐 올라왔다. 얼굴이 빨개질 만큼 울었다. 올라가는 길 내내 같은 말만 계속 반복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건지. 가슴 한 구석에 시리듯 저며 오는 아픔을 막을 수가 없었다. 매미가 지저귀지 않든, 여름이 무더웠든 그것은 이제 나와 상관이 없었다. 이 캄캄한 여름밤을 이제 혼자서 이겨낼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밤을 보냈고, 하루 종일 이불 밑에서 눈물로 보냈다. 일은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나만 이렇게 아픈 걸까, 이기적인 생각도 들었다. 그도 나만큼 아프리란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땐 내가 너무 가슴이 아팠으므로 누군가의 아픔을 보살필 만큼의 여유가 내겐 없었다. 그래서 그를 다시 찾았다. 그가 어떻든 날 다시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그 결과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을 때, 나는 모든 것을 잊기로 했다. 바쁘게 일을 하면 잊을 줄 알았다. 두 달이나 지났지만 그는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그랬기에 더 괴로웠다. 잊기 위해 일을 했고, 사람을 만났고, 음악을 들었지만 이따금 툭툭 튀어나오는 기억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학교에는 온통 그와 함께한 추억들이 선명했다.

그 사이, 상처가 있는 내게 한 사람이 다가왔다. 그는 내가 일을 할 때나 울고 있을 때나 곁에 함께 있어줬다.

   “우리 한 번 만나볼래?”

   하지만 나는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미안해.”

   혹시나 떠난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아주 작은 미련 따위가 남아있었다. 그만이 내 사랑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래, 미안.”

   그는 왜냐는 질문 대신 사과를 건넸다. 그도 그렇게까지 내 곁에 있고 싶었던 것이었으리라. 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난 그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아니, 보지 못했다. 새로운 그는 늘 옛사람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군대 갈 준비를 하는 후배에게도 얘기를 들었다. 그것은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나를 사랑했었다고 생각했던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여자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는 사실. 다른 사람. 내 마음 속에는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을 만큼의 여유도 없을 만큼 그로 가득했었다. 오롯이 그 만을 생각하며 살았던 시간들이었는데. 순간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그는 현실을 살았고, 나는 과거에 살고 있었다. 끊어진 동아줄을 부여잡고 하루 종일 울고 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찢어진 가슴을 여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렇게 뜨거움을 흘려보내고만 있었다. 많지도 않은 그와의 기억들을 잊기 위해 일을 벌려놓은 것도 후회가 됐다. 그따위 추억이란 게 뭐라고, 나만 바보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니. 그는 이미 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꾸려가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난 무얼 그렇게 기다렸던 걸까. 모든 게 끝난 지금,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을 듣고 나자 그에게 다시 달려가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고,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몸에서 빠져나가는 허망한 기운에 이따금씩 초점 잃은 눈을 하고 앉아있기도 했다.

   생각, 그 자체를 하고 싶지 않았던 때.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났다. 내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그 사람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그는 내가 상처가 있어도, 아직 잊지 못한 사람이 있어도 괜찮다고 했다. 따뜻한 손으로 나를 감싸주고, 동아줄을 짓이긴 바윗돌을 치워줬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줄을 나와 묶지도 않았다. 오랜 시간 짓눌려진 나의 동아줄을 바라만 보던 사람이었다. 줄을 묶는 대신 그는 나와 함께 울어주었고, 함께 웃어줬다. 잊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다 과거라는 흙 속에 묻힐 거라고 했다. 모두가 내게 잊으라고, 울지 말라고 할 때 그는 하라고 했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막지 말라고 했다.

   나는 그의 말대로 찢어진 가슴을 여미지 않았다. 상처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아물었고, 혼자서도 웃을 수 있는 당찬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옛 사랑이 생각이 나면 생각이 나는 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보냈다. 억제하지 않은 만큼 과거에 대한 색채는 점점 옅어져 갔다. 즐겁게 일을 하기 시작했고, 작은 바보상자 속 재방송에서나 돌아다니던 내가 현실 밖으로 뛰쳐나왔다.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이었으므로.

   “고생했어.”

  덤덤해지던 순간, 그가 내게 꽃을 내밀었다. 새빨간 장미꽃. 그가 건넨 축하의 의미의 꽃으로 현실에서의 색채가 점점 진해지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에 반짝이는 햇살과 일렁이는 파도가 떠올랐다. 잔잔한 피아노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나를 과거에서 꺼내준, 지금을 살게 한 사람이었기에 나는 감사히 그 꽃을 받았다.

처음 받은 이별의 상처를 잊는 법을 가르쳐준 그는 그렇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나에게서 동아줄을 땋아 내려갔다. 과거를 지우라고 하지 않은 사람. 과거가 있기에 지금이 있고, 그랬기에 날 만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여름, 내 가슴이 찢어지던 그날의 밤을 닮은 지금의 하늘이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눈물에 가려 보지 못했던 반짝이는 별들이 보여 몹시 사랑스럽다.

   새로운 지금을 엮어가는 오늘, 이 순간이 참 고마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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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해가 지고 달이 뜨는 밤의 연속. 얼음장 같은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나는 하얀 입김을 뿜으며 앉아있었다. 내 잘못이었다. 그랬기에 남을 탓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혼자 자책하는 나날들이 많았는지도 모른다. 오늘, 또 나는 혼자서 노을을 맞았다.

  친구들은 많았고, 늘 웃음이 떠나가는 순간이 없었다. 그랬기에 친구들은 날더러 바보같이 웃는다고 했다. 난 어떤 순간이든 웃으려고 했으므로. 시답잖은 농담에도 재미난 듯 깔깔거리는 내 모습은 거짓말이었다. 원래의 난 웃음이 많지 않았다. 그랬기에 억지로 웃으면 외롭지 않을 것 같았다.

  그때의 선택은 그릇된 것이었을까. 난 단지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중학교 다닐 때 책을 읽으러 도서관으로 바지런히 뛰어다녔었지만 그것이 과연 날 위한 일이었을까, 생각했었다. 친구들도 하나 없이, 그저 글자가 빽빽이 채워진 소설 한 권만 있으면 외롭지 않다고 위로했던 나날들. 나의 중학교 시절은 그랬었다. 한참 꾸미기 좋아하고, 치마가 허벅지 위까지 올라오던 중학교 때 친구들과 달리 나는 치마를 늘리기에 바빴었다. 어쩌면 치마가 짧아진다는 건 친구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찬스일지도 모르는데. 치마는 길고 머리는 촌스럽고. 하지만 뒤늦게 나를 변화시키기엔 그 친구들은 나를 너무도 잘 알았고, 나도 내 자신이 변하는 것이 두려웠다. 두려움, 그것이 내 주변에 친구들이 없을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었을까. 그런 생각은 곧 나를 자책 속으로 밀어 넣었다.

  ‘내가 못생기고 촌스러우니까 친구들이 없는 거야.’

  중학교 시절, 단짝 친구 한 명 없이 키가 커온 세월. 고등학교를 가면 내 과거를 다 지워버리고 활발하게만 살아야겠다고. 남들처럼 치마도 조금 줄이고, 늘 웃음을 잃지 않아 보자고. 나를 그렇게 조금씩 지워가 보자고 생각했다. 지겹게 들고 다니던 소설책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내 방대한 꿈도 그렇게 버려보자고 생각했다. 그땐 어리석게도 꿈이 전부가 아니었다. 나의 외로움을 달래줄 친구가 절실했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지우개를 들었다. 그림에 그려진 못생긴 나를 발끝에서부터 천천히 지워갔다. 특히 울상인 눈이 싫었다. 무릎, 허리, 어깨, 머리, 마지막 길쭉한 손끝까지. 벅벅 문대가며 지워진 그 자리에는 이제 내가 없었다. 다행이다. 이제 나는 변할 수 있다.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이 이런 걸까, 스스로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었다.

  모든 게 완벽했었다. 나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중학교 친구들이 없는 타 지역 고등학교에 입학도 했다. 소심한 내가 아닌, 먼저 다가가는 나를 만들기 위해 친구들을 쫓아다녔다. 날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나도 그것이 당연한 수순인 줄 알았다. 그랬기에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이렇게만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난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친구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무리가 있었다.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므로, 어떤 무리에도 속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나비처럼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닐 뿐이었다. 그 사이에서 난 그저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에 불과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그 말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내가 찾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다. 색깔이 없는 무색의 나비였다.

  텅 빈 방 안, 배가 아프다고 조퇴를 하고 기숙사에 들어섰다. 아무도 없는 시간이라 보일러도 돌아가지 않는 방. 밖에선 소복이 눈이 쌓이고 있었고, 눈이 내리는 그 사이를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았다. 다시 중학교 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주변에 아무도 없이, 나를 찾는 사람도 없이, 그렇게 혼자 나는 서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게 이제 책이란 친구도 없었다.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떼어버린 책. 그 순간 친구들을 따라다녔기에, 책도 글도 곁에 없었다.

  중학교 시절의 내가 반대편 침대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울상인줄 알았던 옛날의 내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반면 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렇게 없애버리고 싶었던 나였는데. 지우개로 지운 새하얀 도화지에는 꾹꾹 눌러 그린 연필자국이 남아있었음을 나는 몰랐던 걸까.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두 개의 내가 존재하고 있었다. 엄마가 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학을 떼듯 지겨워했던 내 모습이었거늘, 난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었다. 한 없이 외롭기만 했고, 쓸쓸하기만 했다. 내가 원했던 나의 새로운 삶은 이게 아니었는데. 창밖에 내리는 눈 때문인지 세상이 온통 쥐죽은 듯 조용한 것도 야속하기만 했다. 차라리 시끌벅적하면 더 좋았을 것을. 따뜻하지도 않은 노을이 식어가고, 그 사이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보았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는 다시 연필을 들었다. 이렇게 매일을 거짓된 웃음으로 치장하고 다니는, 가짜의 내 모습을 지워버리고 나를 다시 그리고 싶었다. 겁이 나기도 했다. 내가 바뀌어 버리면 지금 있는 친구들마저도 없어지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금방 없어졌다. 혼자라는 외로움은 절대 익숙해 질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다시 소설을 찾았다. 연필을 들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사라지는 내 모습을 다시 잡아보려고 했다. 그래야만 이 답답한 연기인생도 끝이 날 것만 같았기에.

  매일 도서관을 찾았다. 그 사이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도 조금 소원해졌다. 그런데 친구들은 생각보다 나를 어색하게 여기지 않았다. 한 번쯤 이상하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 그들은 나보다도 자신의 시간에 더 빠듯한 듯 했다. 때론 친한 친구에 대해 한숨을 쉬기도 했지만, 그 친구는 내가 아니었다. 그런 모습을 보자 나는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도 안간힘을 쓰며 애들을 붙잡으려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놓아버리고 나자 내게 진정한 단짝친구들이 생겨났다. 소설이라는 취미가 같은 아이들. 우리는 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고민과 생각들을 나눴다.

  중요한 것은 친구가 아닌 내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내 자신이 사라진다는 것만큼 슬픈 일이 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쏟아낸 눈물의 양만큼 마음의 키가 크고 있었다. 이제 이 거대한 영혼의 몸뚱이는 지워버릴 수 없을 만큼 높게 커버렸다. 싫고, 변하는 것이 아닌 무던히 나를 지켜가는 일. 나는 키를 키우기 위해 오늘도 연필을 든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눈부시다. 오늘, 흘러내리는 노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따뜻할 것 같다.


응모자 : 김희영

HP : 010-2420-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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