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궁금합니다.
어머니와 함께 살고있던 12살 에릭. 어느날 무기력과 잦은 현기증으로 찾은 병원에서 남들보다 급속히 빨리 노화되는 저주받은 병 ‘조로증’에 걸렸음을 알게 된다. 이 속도면 5,6년 남짓 살 수 있단다. 괴로워하고 비통해하는, 아직은 젊다 못해 30대 초반의 어린 어머니를 홀로 두고 에릭은 집을 나온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몰래 숨겨둔 아버지의 사진 한 장과 그 옛날 아버지로부터의 마지막 편지 한통이 손에 쥔 전부다. 이것이 에릭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
20년도 더 된 이야기이다. 오래전 일요일 저녁에는 명화극장이라는 TV프로가 있었다. 이 영화의 제목도, 인물도 그 하나 기억나는게 없지만, 이 영화가 준 감동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남아서 살아가며 때때로 스며나온다.
방황하며 가족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하루 하루 세월의 소진을 느끼며 끝끝내 도착한 아버지가 있는 곳. 한 젊은이가 운영하는 조그만 식당이었다. (중년에 접어들긴 하였지만, 여전히 젊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노인’이 된 손님이 주인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어보는 장면이 기억난다.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이느냐고…, 방황은 다 끝이 났느냐는 이 질문에 중년에 접어든 식당 아저씨는 그저 허무하게 웃을 뿐이다. 그 주인이 말하길, 어르신은 인생의 방황이 끝이 났느냐고 되물어본다. 이 짧은 대화 속에 서로 숨길 수 없을 친근함과 친밀함을 느끼지만, 노인은 이내 발길을 돌려 식당을 나와버린다.
집으로, 어머니에게로 돌아온 노인을 어머니 역시 알아보지 못했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 누가 아쉽지 않을 수 있을까. 노인이 된 아들과 마주친 아버지. 내가 당신의 아들이라 말 못할 그 마음. 그리 길지 않은 여정 끝에 노인이 되어 돌아온 아들….
이 영화의 끝장면은 아직도 내 마음 깊숙이 자리잡아있다.
노을이 지는 저녁 해변가,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한가로이 산책을 하는, 그리 초라해보이지 않은 조그만 노인의 뒷모습….
이 영화 제목 아는 사람 없나요?
조루증에 걸린 어린아이들의 불행.
실감나질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당해내야 하는 그 스트레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