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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새와 나




"짹! 짹! 째잭!"

평범한 학교에서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수업을 듣는

지극히 단조로운 일상에서, 내 고개를 돌아가게 만든 소리였다.

사실 새를 꽤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가볍고 방정맞은 소리가 나를 설레게 만드는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창밖을 쉽게 볼 수 있는 창가 자리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조심히 시선을 옮기자

한주먹의 반만 한 참새들이 오밀조밀 가지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제 깃털 고르는데에만 집중하는 참새들을 한참 바라보다,

참새는 가을에 어울리는 갈색 계열의 깃털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은 화려한 깃털로 시선을 사로잡는 새가 아름답고 매력적인 새라고 할지 모르나

내겐 요 귀여운 참새가 가장 아름다운 새다.


나처럼 참새가 가장 매력적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번쯤 참새를 관찰해본 이 일 것이다.

보기엔 소박한 것이 누군가에겐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까.

무엇이든지 시선을 주고, 지켜보아야 그 매력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나 자신이 예쁘다 생각하진 않는다.

나에게 관심이 없는 이들은 내 외모에도 관심이 없을 확률이 크며

내 생각에 동의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관심이 있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은

내가 진심으로 예쁘다고 생각할 수 있고, 예쁘다 할 순 없어도

매력있고 여러 방면에서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확률이 크다.


물론 깃털이 화려하고 아름다워 한눈에도 미를 판단할 수 있는 새같이

누가 보아도 '예쁜' 사람은 관심이 있든지 없든지 예쁘다고 입을 모아 말하겠지만,

세상엔 그런 빼어난 미인들만 있는 게 아니다.

세상엔 나 같은 혹은 주변의 흔한 이들 같은,

입을 모아 예쁘다고 할 순 없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그 대다수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거의 자신의 외모를 인지하고,

스스로 부정적인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낮을 수 있다.

나 또한 외모에는 자신이 없는 편이며 옷 하나를 고를 때도 자신감이 낮아져

"내가 무슨 이런 옷을..이런 옷은 예쁜 사람이 입어야 어울리지" 같은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보다 더 어릴 적, 아주 드물게도 치마를 입었던 날

민망함에 예민해져 모두의 눈치를 봤던 기억이 난다.

아무도 안 어울린다고, 갑자기 왜 그런 걸 입었냐고 하지 않았는데도

주변의 반응이 마음에 차지 않아

나름의 상처가 되어 가슴 한구석에 남았었다.

그날 밤, 앞으로 대학생이 되기 전까진 교복을 제외한

모든 치마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눈물 어린 다짐을 했었는데

그 시절의 나에겐 조금 미안한 것이, 나는 그 다짐을 깨고

아직 대학생이 되지 않은 나이에 치마를 다시 입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어린 날의 눈물 어린 다짐을 깬 것은 사실 별 이유는 없다.

그저 나이가 좀 더 들어 내가 접하는 환경이 변해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 친구들과 밖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교복 입은 모습만 보던 서로라 사복 차림이 꽤 어색했는데,

가장 늦게 도착한 친구가 원피스를 입고 왔다.

세상에, 그것도 어른스러운 꽃무늬 롱 원피스..

나는 어떻게 입어야 튀지 않을지 한참 고민하다

결국 평소에 입던 대로 입고 나왔는데,

그 때에 보았던 친구의 꽃무늬 롱 원피스는 아직도 뇌리에 깊게 박혀있다.

또 내가 용기를 내게 된 이유 중에 10분에 3정도는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처음엔 그저 동경이었지만 나중엔 내가 저 친구보다

더 못난 구석이 어디 있나 생각하다가 딱히 그런 것도 없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지, 입기 싫은 것도 아니고 

왜 입지 못한다고 생각한 거지, 싶어졌다.

그 후에 나는 여러 옷들을 구경하며 '내가 입고 싶은 옷' 이 생겼으며

'내 스타일' 이란 게 생겼다.

처음부터 치마를 입게 될 순 없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치마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장 무난한 치마를 찾아보게 되었고 어느덧 그런 치마를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용기 내어 치마를 다시 입었던 날,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여태 치마를 입지 않고 있던 것도 모르는 듯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옷차림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날이었다.


내가 치마를 입네 마네 갈등했던 건 그냥 나와의 싸움이었을 뿐이다.

그렇게 점점 치마를 입고, 블라우스를 입고..

내가 어릴 적 가장 동경하던, 예쁜 사람을 위한 옷이라고 여겼던

꽃무늬 원피스를 입게 되었을 때 그것을 입은 나는 퍽 예뻐 보였다.


지금도 예쁜 사람을 보면 나와 비교해서

날 깎아내리고 싶고, 예쁜 옷이 눈앞에 있으면

낮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불쑥불쑥 튀어나오지만

지금의 나는 옛날에 비해 나를 꽤나 사랑하고 있고

용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사랑해줘야 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내 몸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을 꼽으라면

어렵지 않게 열 곳을 넘게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과연 열 곳을 넘게 꼽을 수 있을까?

한 곳도 꼽지 못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세상엔 내가 어떻게 생겼든 관심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나에게 관심을 주고 지켜본 사람만이 나의 매력을,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

나 자신이 저 참새처럼 작고 화려하지 않고 소박해도

나를 아름답다고 여기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분명히.




 우리는 모두 별이 되고 싶다


지난 여름, 경상도의 한마을로 가족여행을 갔다.

묵을 곳을 찾던 우리 가족은 나름 깨끗하고  전망 좋은 펜션에

짐을 풀게 되었고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며 여유를 즐겼다.

그렇게 평화로운 식사시간이 끝나갈 때 즈음

나는 하늘로 고개를 들어 올렸고, 이내 잽싸게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가

안경을 가방에서 꺼내왔다.

내가 보았던 것은 다름 아닌 별이다.

일상생활을 하기엔 별지장이 없는 시력이지만

오로지 별을 보기 위해 나는 잊지 않고 안경을 챙겨온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안경을 끼고 하늘을 보았을 때,

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별이 보였다.

그새 해가 져버린 새까만 밤하늘과 그 하늘을 총총히 수놓는 별들...

도시에선 이런 별들을 볼 수 없다.

도시의 인공적인 불빛들이 별의 빛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을 그렇게 고대해왔고 더욱 감격스러운 것이었다.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별을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눈에 담다가

마지막은 눈을 크게 떠 전체를 담았다.

흩뿌려진 진주가루같이 반짝이는 그것들이

내 가슴속으로 흘러들어와 눈물로 두 뺨을 적시게 만들었다.


내가 눈물을 훔칠 만큼 별 보기를 좋아하는 건 별이 아름다워서이다.

이 테라스에 올라서고, 높은 산을 오르는 정도로는 닿을 수 없는 높은 존재, 신비로운 존재이니까.

나는 그런 별이 되고 싶다. 

모두의 빛나는 우상이 되고 싶은 건 아니다.

더 자세히 보고파 굳이 안경을 챙기게 만드는 사람, 작은 반짝임만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

소수의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마음속에서 영원히 빛나는 존재, 진한 영감을 주는 존재.


나는 누구나 그런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지구상의 어떤 생물보다 가장 관심받기를 원하는, 사랑에 목말라 있는 동물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인정받기를 바라고, 훗날 자신의 이름이 남아 후대의 누군가가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내가 살아간 흔적을 남기고 싶고,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일생동안 자신이 별이 되기를 원하고, 시간이 흘러 자연으로 돌아가도 별로 남기를 원한다.

비록 그 별이 언젠가는 소멸한지언정,

별에 비해 너무도 짧은 생을 사는 인간에겐 영원한 시간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그 여름밤 내가 보았던 것은 단순한 별이 아니라 눈부시게 빛나는 평생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있던 나도, 즐겁거나 힘겹게 일상을 보내는 이들도,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가슴속 깊이 남고 싶다.

우리는 모두 별이 되고 싶다.


성명: 배윤주  이메일: qodbswn357@naver.com 연락처: 01024659151

  • profile
    korean 2019.10.31 22:01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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