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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것에 사로잡힌다는 것은..


안겨레


 나는 스프링 벅같은 사람이었다. 그저, 남들이 뛰니 그냥 남들 따라 흘러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물론, 이 흐름에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해보기도 했다. 대학교에 첫 휴학계를 내고 혼자 이곳, 저곳 여행을 다녀보기도 하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여러 가지 일을 배워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도 해봤고, 취미활동에 집중 또한 해보았다.

하지만, 난 결국 일반적인 법학과학생답게 공무원시험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는 데에 나머지 휴학 시간을 쓰기로 했다. 아니, 어쩌면 공무원시험에도 떨어질 수도 있기에 취업의 필수인 영어를 공부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한마디로, 난 대개의 사람들이 가는 길이 모두 그렇듯, 그들과 함께 그냥 흘러갔다.

물론, 휴학을 하는 동안의 다양한 경험으로 얻은 생각도 있었다. 모두 별게 없다는 것이다. TV에 나와 자신의 인생을 포장하며 어디든 가보아라”, “무엇이든 해봐라라며 다양한 경험과 자신을 찾는 여행을 강조하던 그 연설들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고, 그냥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게 됐기에,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은 모두 옳다고 생각했었다.

 

더욱이 내 생각과 다른 것은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아마도 난 천재도, 위인도 아니기에 흐름에서 벗어나면 당장 도태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었나보다.

 

갈고 닦으면 강철보다 단단해지는 게 의지지만, 놔두면 볏짚보다 물러지는 게 의지라고 했던가? 이 좋은 말을 나는 악용했다. 내 경험을 통해 얻은 그 의지를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비쳤기 때문이다.

 

나는 실패라고 말하기엔 너무나도 젊은 내 주변사람들의 꿈을 감히 나의 같잖은 잣대와 현실이란 말로 그들의 날개를 꺾고는 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독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진짜 옆에 두어야하는 사람이라며 내 자신을 치켜세웠고, 그것에 짜릿함을 느꼈었다.

 

내가 얼마나 저런 식으로 살아왔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겼을까? 그 사람들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떤 사람처럼 보였을까? 나는 얼마나 인색하고 표독한 사람이었을까? 이 답을 알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병역이라는 나라의 부름에 나는 카투사에 지원했고 떨어진 뒤, 의무경찰에 지원했다. 일반 육군보다는 개인시간이 더욱 많다는 얘기를 듣고 의무경찰에 지원하게 됐고 의무경찰이 된 이후에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위해 노력했다.

 

공무원 시험에 가산점이 붙는 자격증은 모두 취득했으며, 공무원시험의 특성상 필수과목인 한국사를 공부하며 한국사검정능력시험 1을 취득했다. 더욱이 영어과목은 관련자격증이 없을 뿐이지 꾸준히 공부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나머지 필수과목인 국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기계처럼 수많은 소설을 읽어왔다.

 

국어공부를 위한 독서를 꾸준히 하던 어느 날, 부대 내에 있는 책방에서 새로운 책이 들어왔다는 소식에 나는 책방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혜민 스님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 편이었지만, 어쩐지 비가 오는 그날은 그 책이 읽고 싶었고, 어쩌면 비가 오는 그날은 조금 지쳤었는지도 모른다.

 

처음 접한 그 책은 불쌍한 나를 위해 대신해 울어주고 있었던 걸까? 비가 오는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날은 나 자신을 극도로 환멸하게 만드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 책을 통해 바라본 나는 남에게는 엄청나게 냉정하고 엄격한 잣대로 이상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요구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내 주변사람들에게,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완전무결을 요구함은 물론이고, 어떻게든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했고 그들이 틀렸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대화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어떤 것에 주의하지 않았고 그 어떤 것에 사로잡혀있었다. 바로 부정적인 언사부정적인 태도’. 나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논리적인지 아닌지, 이성적인지 비이성적인지는 중요하지 않음을 이 책을 읽기 전엔 모르고 있었다. 단지, 뭔가를 깎아내리고, 부정하고, 찍어 누르는 것에 익숙해진 나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 사고를 거듭하다보면, 결과적으로 악영향이 미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임을 그 책은 깨닫게 해주었다. 한마디로, 사고하는 것도 버릇이었다. 난 점점 누군가에게 승복하거나, 칭찬하거나, 다정한 말을 준다거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잊게 되었고 인색해지고, 우울하고, 표독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직 많은 날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살다보니 깨달은 것이 있었다. ‘잘생겼다’, ‘예쁘다의 기준은 얼굴뿐 아니라 그 사람의 몸짓에서 나오는 기품이라던가, 남을 배려하는 언동에서 더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평범한 얼굴을 한 사람도 말 한마디에 깊이가 있고, 매너가 좋은 게 눈에 보이면 잘생기거나 예뻐 보이는 것임을 알았음에도 나는 그 부정의 짜릿함에 취해있었던 것 같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건 차오르는 게 많기 때문이고, 세월이 지날수록 고개가 꼿꼿해 지는 건 속에 든 게 없는 사람뿐이라던가? , 과거의 오만방자했던 나를 혼내기 위한 적절한 속담이라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생각하고 있다. , 어떻게 생각해보면 카투사에 떨어진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책을 읽은 것은 행운이었다.

 

난 그 책을 통해, 종교와 성별을 떠나 혜민 스님이라는 사람에게 반하게 되었고 나 또한 그분과 같이, ‘사람으로서 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직도 그 책에 남는 한 구절이 생각난다.

 

내가 옳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함께 행복한 것이 중요합니다.’


당연하게도 나와 나의 인생은 그 이후로 크게 달라졌다. 나는 뭐든지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했다. 내 주변사람들 이외에도 TV에 나오는, 신문에 나오는, 역사의 인물에게까지 그 범위를 확장했다. 물론, 처음에는 답답했고 입이 간질간질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금세 익숙해졌고 대인관계가 좋아짐은 물론, 정말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의견을 이해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해서는 안 되는 말은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이기에 나 자신에게 사과했다. 나는 공무원이 하기 싫었다. 하지만, 할 줄 아는 것이 그것밖에 없었기에 나는 억지로 공무원이 하고 싶다며 시험을 준비했었다. 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생겼고 그토록 싫어하던 거대한 흐름에 벗어나는 것을 실행할 긍정적인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나는 현재, 모바일 게임 한국사RPG - 난세의 영웅의 대표이며, 개발자이다. 진성문과이지만 이과의 영역에 긍정적인 마인드와 획기적인 기획력 그리고 스토리 구상능력으로 도전하게 되었고, 나름에 성과와 관심, 수많은 팬들을 얻었다.

 

물론, 프로그래밍도 하나도 모르고 뛰어들었기에 시스템적 문제로 기존의 한국사RPG - 난세의 영웅은 큰 인기몰이 후에 게시취소를 했다. 프로그래밍의 영역은 생각보다 높았으니까. 하지만 나의 도전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사RPG - 난세의 영웅 리메이크를 새롭게 개발 중에 있다. 그리고 그것의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눈이 트인 후에 내가 바라본 역사는 크게 달라졌기에 가능했다. 공무원 시험만을 위해 공부해야했던 한국사와는 달리 넓은 시각으로 보게 된 한국사는 정말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철학을 나에게 제공했다. 깊게 공부하면 할수록 나는 그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곳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 그리고 인문학의 정점인 역사의 재미를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었다. 마치 혜민 스님처럼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 새롭게 출시하게 될 나의 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물론, 나 또한 이것에 그치지 않고 많은 자기계발과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인문학은 부정적이던 나를 정반대인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었고, 나의 의지 또한 긍정적으로 남은 20대를 보낼 생각이다. 다시는 부정적인 것에 사로잡히지 않을 것을 나 자신과 약속하며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기분이 좋다.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9.10.12 18:17
    저랑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으셨네요... 하지만 프로그래밍에대해서 제가 20대중반에 배운바가있어서 화이팅입니다. 자기자신의 싫수도
    튀워나온점도 아끼는 겨레님이되시길... ^_^
  • profile
    korean 2019.12.31 17:19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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