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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구 상에 현존하는 인류가 약 60억쯤 된다고 한다.

그 중엔 갓 태어나 애초 DNA에 인식된 본능밖에 없는 영아에서부터 이제 삶에 대해 배워가는 단계에 있는 학생 등 상당수의 미성년자들이 포함돼 있다. 그들은 학교나 사회로부터 세상을 살아가는데 유용한 지식과 함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배우게 되는데 이러한 교육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동반된다. 즉 타인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만큼 나 좋다고 내 맘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자유의 제한이 따르는 것이다. 대신 좀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싶으면 열심히 배우고 익힐 것을 강요 받는데, 이 강제성이 좋을 리야 없겠지만 무엇을 선택하는가는 스스로에게 달렸다.

미성년인 탓에 선택에 따르는 책임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점은 있지만 그 강제의 굴레를 극복하느냐와 굴레에 굴복되느냐의 조그만 차이는 차후의 인생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상에 생물이 처음 출현한 때는 25억년 전에서 40억년 전 사이란다.

그런데 각각의 생물이 개체로서의 직접출현이 아니고 태초에 하나의 DNA로부터 모든 생명이 파생되었다는 것이 그들의 견해다. 즉 태초의 DNA가 오랜 세월 복제와 변이의 과정을 거치면서 식물도 되고 동물도 되었다는 것인 바, 예컨대 아무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떡갈나무와 호랑이의 조상을 거슬러올라가 보면 어느 시점에선가는 공통의 DNA를 보유한 개체를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쉬 믿음이 가지 않는 얘기지만 그들은 우리 인간도 지구 상에 가장 늦게 태어난 생명체로서 그 기원은 고작 1000만년 전이고 역시 예외 없는 변이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서 어느 날 하니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게 아니라는 것인데, 이 부분이 하나님에 의해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됐음을(인간이) 믿는 기독교도들에게는 좀체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겠다.

 오해 말아야 할 것이 진화론은 흔히 생각하듯 우리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래이게 아니고 인간의 조상과 침팬지의 조상을 죽 올라가보면 어느 시점에선가 공통의 DNA를 보유한 개체를 만나게 된다는 학설이다. 그들은 위협적인 공격무기도, 도망질에 유리한 빠른 발도 갖지 못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에서 진화론의 근거를 찾는다. 공격무기와 빠른 발은커녕 추위를 피할 털조차 없는 약한 인간이 그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생존하자면 별수 없이 머리를 써야 했고 그것의 발전적 변이 덕에 오늘날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작 1000만년이라니! 25억년, 40억년이 걸린 다른 변이에 비해 짧다는 것일 뿐 1000만년은 인간의 진화에 충분한 세월이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그렇더라도 그 비교적 짧은 세월에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맨몸뚱이의 인간이 만물 위에 군림하게 된 것이 경이롭지 않은가! 이 경이가 결코 대충 이루어진 일은 아닐 것이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따위의 나태하고 어리석은 형질은 도태되고 더 부지런하고 더 지혜로운 형질들이 결합해 계속 후대에 전해진 열심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개미를 한번 보자.

개체의 약함에 있어 사람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이 조그만 곤충은 그러나 인간의 역사를 뛰어 넘어 거의 태초의 생명체에 닿아 있다. 이 보잘것없는 곤충이 어떻게 그 오랜 세월을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일상에서 개미 한, 두 마리를 보고 무섭다는 느낌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큐멘타리 등을 통해 개미 굴을 보거나 오래된 목조건물을 흔적도 없이 갉아먹어 치우는 흰개미 떼를 보는 경우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

 그들도 인간사회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발전된 사회를 구성하고 적절한 의사소통으로 그 사회를 유지해 간다. 다만 그들의 의사소통은 인간처럼 언어를 사용해 세세한 표현까지 하는 단계는 아니고 냄새와 촉각, 소리 등을 이용해 사회유지에 필요한 기초적인 소통까지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개미들도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농사를 짓고 깍지벌레라는 가축까지 기른다. 뿐 아니라 집단 간에 전쟁을 하는 등 정치행위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라고 해봐야 좁쌀보다도 작을 이 곤충이 어떻게 인간에 버금가는 사회생활을 할 정도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

 아시아에 싱가포르란 꽤 잘 사는 나라가 있다. 서울보다 조금 더 넓은 면적에 인구 400만을 조금 웃도는 도시국가다 보니 특별한 자원이랄 게 없어 관광 및 금융서비스산업이 발달했다. 이 나라의 현재를 일군 이로 이광요라는 전 수상이 있는데 이 양반이 재임 시 기상천외한 법안을 추진하다 국민들의 대대적인 반발을 받고 철회한 적이 있다. 법안인 즉 학자, 기업인, 법률가 등 두뇌 좋은 사회지도층 인사들만 애를 낳도록 하자는 요지였다. 요컨대 좁은 땅에 어중이떠중이 다 애를 낳아 인구밀도를 높이지 말고 양질의 유전자만 전승하자는 말인데, 이 말도 안 되는 일이(인간세상에서는) 개미사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당연시 돼왔다.

 철저한 분업사회인 개미사회에서는 양식의 생산 및 수송 등 일은 모두 일개미가 하는데 이 일개미는 모조리 암컷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암컷개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망각, 평생 생식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개미사회 특유의 메커니즘이 자리하고 있다.

 여왕개미는 단 한번의 혼인비행 때 무수한 수개미들과의 교미를 통해 정자를 잔뜩 담아온 후, 일생 굴 안에서 알 낳는 일만 하는데 필요에 따라 숫놈과 암놈을 조절하며 자신이 낳은 딸들에게 화학물질을 뿌려 생식엔 관심 없고 평생 자신에게 복종하는 일개미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100% 다 바뀌지는 않는 모양으로 가끔 딸들을 찾아내 물어 죽이기도 한다는데 아이러니하게 일개미들이 이 딸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살아남는 개체가 차세대 여왕개미가 되고 어느 날 일생 한 차례뿐인 혼인비행이 허락되는 것이다. 혼인비행을 무사히 마친 차세대가 돌아오면 딸들이 자랄 때는 물어 죽이고자 그렇게 안달했던 어미가 기존의 왕국을 순순히 내어준 뒤 일개미 반 정도를 거느리고 새로운 왕국을 찾아 나선다고 한다. 미경험자인 딸의 왕국건설과 유지를 도우려는 모정이다. 여왕개미는 딸을 낳을 때는 자신의 것과 혼인비행 때 받은 수개미의 정자를 모두 사용해 수정란을 낳지만 아들을 낳을 때는 정자관을 닫고 자신의 것만으로 미수정란을 낳는다.

 이렇게 보면 정작 한심한 건 수개미로 암놈과 달리 어미의 유전자만 받고 태어나는 수개미는 일생을 빈둥거리다 단 한번의 혼인비행 때 자신의 DNA모두를 차세대 여왕개미에게 주고 죽어버리는 것이다. 한편 일개미의 입장에서 보면 암컷으로 태어나 자신의 유전자를 전승할 후대를 낳지 못하고 어미에게 봉사만 하다 죽는 것이 억울할 법도 하련만 그에 대한 조직적인 반발은 없다. 전체를 위한 개체의 희생! 이것이 그 약한 몸뚱어리로 그 유구한 세월을 살아남은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일개미의 입장에서도 미수정체 아들을 낳아봐야 어차피 반푼짜리일 바에는 어미를 도와 자매 하나라도 더 만드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종족번식에도 유리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안다. 더 가치 있는 인자의 전승을 위해 개체의 이기심이 봉쇄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개미사회의 이런 일련의 행위들은 후천적인 학습의 소산이 아니다. 애초 DNA에 이런 역할들이 입력돼 있다는 것이고, 해서 영속성의 관점에서 볼 때, 생명의 주체는 그 각각의 개체가 아니라 개체를 매개로 후대에 끊임없이 이어지고자 개체를 조정하는 불멸의 나선형, 바로 DNA 자체라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이다.

 

  자! 이쯤 되면 이광요 전수상의 몰상식한 의도가 다소나마 이해되지 않을까? 그의 의도대로 우수한 형질만이 유전됐더라면 인류는 더 많은 발전을 이루어 냈을까? 장담할 순 없는 일이지만 만일 그 법안이 통과되고 그대로 시행됐다 하더라도 싱가포르는 지금 이상의 유토피아가 되진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한 부모에게서 난 자식들도 쌍둥이가 아닌 이상 다 다르고 그 중엔 잘난 놈과 못난 놈이 나뉘어 시기, 질투로 인한 다툼이 필연일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성 동물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타심 보다는 이기심이 더 많은 동물이다. 법이란 허울로 도덕을 명문화한 건 그 사악한 본성의 인증에 다름 아니다. 1000만년이란 비교적 짧은 역사로 만물의 영장이 되기 위해 우수한 형질로의 진화를 무수히 거듭했을 텐데도 아직까지 명분 없는 종족 살상이 계속되고 있는 꼴을 보면 말이다.

 

  그나저나 저 북녘 땅 어느 독재자의 머리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단세포적인 발상이(대상은 조금 다르게) 자유진영의 위대한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사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게 그저 놀랍기도 하거니와 굳이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자본주의는 그 속성상 그 길로 가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에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낙원을 표방한 공산주의가 허울뿐임이 밝혀지고 약육강식의 경쟁사회에 살 수 밖에 없게 된 지금 이제라도 열심히 살아야 할 일이지만 그 근면성이란 게 내 유전자엔 없는 모양이다.

 30년을 교육자로 성실하게 살고 있는 친형을 보면 부모님 탓은 분명 아닌데….

하지만 세상의 가정과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는 성인인구 모두가 다 열심히 살고 있는 건 아닐 거고 그들이 다 유전자 전승을 스스로 포기하는 건 아닐 터임을 들어 거기서 위안을 삼는다면 더 한층 가증스러운 일이 될른지.

이런 주제로도 감히 바라는 게 있다.

내 딸들이 부디 장차 나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이다.                                      

(개미 관련 부분은 최재천 박사의 인간과 동물참고)

  • profile
    korean 2020.02.29 19:24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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