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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

 

소싯적 어느 겨울 밤 이였습니다.

 

한 방에서 모두 취침중인 다섯 형제 가운데 막내였던 여동생은 자다가 일어나서

머리가 아프다며 울기를 시작 했습니다.

 

잠기가 밝으셨던 어머니께서는 그 울음소리에 놀라 달려오시고 동생의 행동에 직감으로 방문을 확 열어 제치시고

함께 잠들어 있던 형제들을 이리저리 흔들어 모두 깨우셨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은 한결같이 같은 증세와  심한 메스꺼움도 토로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초등학교 육상선수이기도 하셨던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에게 연탄가스를 마신 형제들이 찬바람이 쌩쌩 불어오는 바깥으로 나오게끔 하시고,,

이윽고 100미터 세계 단거리 최고 기록을 가진 자메이카 태생 우샤인 볼트 선수의 속도에 버금가는 동작으로

마당의 담 밑에 묻어 놓은 김치 독을 여시고 동치미 국물을 양푼이에 담아 오셔서 우리에게 먹이셨습니다.

그리고 당시 몰래 가져다 먹은 잘 익은 동치미 무는 기나긴 겨울밤을 달래주는 친근한 먹을거리 이었습니다.

 

지난 주 김장을 할 때 동치미 담글 무를 손질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어머니표 동치미가 떠올랐습니다.

삶의 의미를 마음에 차츰 차츰 새기기 시작한 중년 들어서부터 나는 그 동치미 맛을

잃어버려서 아주 찿고 싶은 소중한 어머니 선물로 여기고 되었고

그래서 가끔의 시장 보기와 음식점에서 선보이는 동치미에서 혹여 그 선물이 보일까봐

유심히 찿아 보았지만, 유사품에 불과 했고

지금까지도 유행가 노래 가사에 나오는 “못찿겟다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인 상황입니다.

 

우리 형제 생명의 은인인 동치미!

더욱이 팥죽과 떡국과 고구마와도 환상의 콤비도 이루었던 동치미를 노년에 시골에 가서 생활 하게 되면 꼭 그 맛을 재현해 보는 것이 내 꿈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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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 밤의 마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집에서 도보로 십여 분 남짓 거리 되는그리고 매주 목요일마다 장도 서는 자그마한 시장이 있습니다.

 

수년 동안 그곳을 제법 많이 드나들었는데, 갈 때마다 자식들 먹이려는 일용할 양식들을 파는 가게들만 들리고,

시장 저쪽 한 모퉁이는 가질 않았습니다.

 

어느 고즈넉한 가을 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니언제부턴가 자주 나를 반기는 고요가 같은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 아침에 해놓은 반찬으로 식은 밥을 녹차 물에 말아 대충 민생고를 해결하고,

설거지도 깔끔히 해 놓고서는. 그리고  TV를 보는 등 또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려는데

그날 나에게 전해진 애들의 늦은 귀가가 상기되어 문득 할머니들이 즐기시는 마실이 나를 유혹하였습니다.

 

지갑에서 꺼낸 삼만 원을 운동복 주머니에 넣고, 슬리퍼를 끌며 집을 나서 시장을 향했습니다.

평소 간 가게들을 경유해 안 가본 시장 한 켠에 발걸음을 내딛으니 그곳 전체가 돼지 수육과 국밥을 파는

작은 식당들로 채워져 있었고, 두어 곳의 식당은 이미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전체의 길이가 오십여 미터 넘는 듯 한 그곳의 통로 중앙에는,

다수의 평상과 플라스틱 식탁, 의자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한 곳의 평상에는 할아버지들께서 삼삼오오로 삶의 애환도 안주로 꺼내 한적한 술자리를 갖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들의 술로 인해 나도 소주 생각이 슬며시 났습니다.

 

나를 처음 바라본 사십대 초반의 고운 아주머니의 식당 초대 의사를 목례로 정중히 거절하고,

그곳서 몇 미터 떨어져 앉아 계시는 반백의 풍채 넉넉하신, 칠십은 족히 넘으신 듯한 할머니께 다가서니,

내 속마음을 벌써 알아 채셨는지 안이던 바깥이던 마음 내키는 대로 앉길 권하셨습니다.

 

여섯. 일곱 평쯤 되어 보이는 식당 안에 들어서니.

입구 왼쪽 자그마한 주방을 제외한  나머지 면적의 반은 앉아 먹는 곳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곳에는 사십대로 보이는 사나이 네 명이 화투판을 벌이고 있었으며,

그리고 자그마한  플라스틱 식탁 두개와 에어컨이 나머지 공간을 채우고 있었고,

한곳의 식탁에는 서른 초반으로 보이는 두 명의 젊은이가 막걸리 파티를 벌이면서

출입문 바로 옆에 앉은 나를 흘낏 쳐다보았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소주?“라고 하시기에 고개를 끄떡 이었더니

잠시 후, 돼지 국물 한 그릇과 양파 간장에 절인 것, 새우젓, 고추 양념과 청 고추 두개, 된장그리고 김치 조금을

큰 쟁반에 담아 식탁위에 신속하게 배열 하셨습니다.

 

계산을 미리 하려고 얼마냐고 물으니 오천 원이라 하십니다.

돼지 국물 내용물에는 고기도 제법 들어 있어서 그것으로도 충분히 소주 한 병을 마실 순 있었지만,

쓸데없는 체면이 발동해서 수육도 조금 달라고 하니 중접시에 비교적 넉넉히 담아 주시면서 만원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식당의 벽에 설치된 년식이 제법 된 TV를 보며, 안 밖의 주위에 오가는 이들과 들리는 이야기도 챙기며,

그렇게 실수로 쏟아버린 한 잔의 소주 말고 다 마시고는 할머니께 고마운 인사 건네고 갈려는데 보이질 않았습니다.

 

아마 할머니께서도 다른 곳에 잠시 마실 가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별인사에 관한 한 할머니와 나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로 여기고,

시장 온 김에 무엇 좀 사 갈 생각이 들어 왔던 길로 되돌아 가니,아홉시 훌쩍 넘은 시간에도

더러의 가게들이 훤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눈에 먼저 뜨인 두부가게에 들러 국산 콩으로 만든 남은 두 모를 사천 원에 사고.

상추 값이 많이 올랐다는 채소가게 주인에서 천원이나 올라있는 호박을 이천 원에 하나 사고, 또 감자도 이천 원치 사고,

그리고 생선가게에도 들러 쉬히 요리 할 수 있는 간 고등어를 사천오백원에 사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오는 길에 ,

일용할 찬거리가 담긴 비닐봉지 탓에 오는 길목에 서 있던 노래방의 유혹도 물리쳤습니다.

 

만원에 기분 좋게 소주를 마실 수 있게 해 주신 할머니와 시장 상인들의

삶의 무대서 열연하시는 모습이 가슴에 와 닿고, 또 경제가 나아졌음 하는 바램도 가져본 그런 가을 밤 이었습니다.

 

 

글쓴이 : 김두철 (010-7120-2813

  • profile
    korean 2016.02.29 00:07
    열심히 정진하시면 좋은 결실을 반드시 걷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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