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19
어제:
37
전체:
305,677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66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53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첫사랑이 가르쳐 준 것.


스무 살 처음으로 첫사랑이 생겼다. 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오리엔테이션을 갔는데 그곳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파마기가 있는 긴 머리에 하얀색 피부색을 가졌던 그 사람은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그냥 귀여운 사람이구나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대학 선배를 통해 그녀와 대화를 나누게 되는 시간이 생겼다.

 

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의 매력에 풍덩 빠지게 되었다. 사실 1학년이라서 학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른들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는 삶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자유 속에 감춰진 책임은 잊은 채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매일 그 사람과 1시간 이상은 통화를 했다. 자기소개를 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그리고 취미는 무엇인지 그런 대화를 주로 했었다. 나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학창시절에 연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연애를 하면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았다.

 

그 사람의 부모님은 개방적인 편이였지만 딸이었기에 통금시간은 철저하게 지켜야 했고, 그녀는 꽤나 부모님에게 순종적인 사람이었다. 한 달 정도를 연락하며 지내다가 밥을 먹게 되고, 술도 같이 먹었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하나씩 했다.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것, 밤이 깊어가도록 대화를 나눠 보는 것 그 사람을 집에다 바래다주는 것까지 모든 것이 나에게는 처음이었기에 새롭기도 하면서 무척 설렜다. 여자친구가 생기니까 나의 삶에 없던 계획들이 아주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계획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수업에 늦을 때도 있었고, 가끔은 수업을 가지 못할 때도 종종 있었다.

 

사랑은 그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기에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 옷은 사지 못해도 그녀의 옷을 살 때면 너무나 기분이 좋았고 내가 건네는 선물을 받고 행복해하는 그녀를 보며 나름대로 괜찮은 남자친구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면서 가난이 너무나 싫고 부끄러웠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허세를 많이 부리면서 살았고 없지만 있는 척하고 모르지만 아는 척하면서 살았었다. 지금에서야 느끼는 사실이지만 과거 나의 행동들은 습관이 되어 내 삶에서 자연스레 배어 나왔다.

 

연애를 하면서 학점은 밑바닥을 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학사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나는 나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점점 잃어가는 내 삶과 나에게 원하는 욕구가 점점 커지는 그녀를 두고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나를 삼켜버렸다. 그 사람과 헤어지면 죽을 것 같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은 내 삶의 전부이고 나의 첫사랑이니까 스스로 위로하고 다짐하며 행복하기 위해 시작했던 연애가 버겁게만 느껴졌고 점점 지쳐갔다.

 

1년의 시간이 지나고 군 입대 통지서를 받게 되었다. 그녀는 나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군대에 입대를 하고서도 매일 인터넷 편지를 써주고 손편지와 과자가 가득 담긴 택배를 보내주기도 했다. 사람 마음이 이상한 것이 군대에 있으니까 안 하던 집착과 의심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점점 지쳐갔고 나에게 전화로 이별 통보를 했다. 정말 허무하고 이 세상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날 그녀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공중전화박스에서 한참을 서서 울었다. 국방부의 시계는 느리게 돌아간다고 누군가 내게 말했었는데 벌써 나는 스물여덟 살의 청년이 되어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기 보다 더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랑에 대한 나의 신념도 바뀌었다. 사랑은 존재하고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큰 사랑도 있었으며 사랑하고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모든 것은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profile
    korean 2019.12.31 17:27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수필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6 file korean 2014.07.16 2769
673 고마운 아내 1 컨츄리보이 2014.12.27 193
672 런던의 그녀 외 1편 디돌 2015.06.10 191
671 핸드폰 4 순천올스타 2014.10.16 190
670 제9차 창작콘테스트 수필공모 출품작 조금은 천천히 & 미키마우스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가? 2 HelenKim 2016.02.09 189
669 9인실 카르페디엠 2015.04.09 188
668 시선, 악역은 나쁘지 않다 (2편) 윤꿀 2015.01.25 188
667 (월간문학 한국인 제9차 창작콘테스트 공모 / 수필] 동치미 & 어느 가을날 밤의 마실 1 동연 2016.02.08 187
666 이 세상, 모든 당신들에게 외 1편 시한. 2014.12.05 184
665 [월간문학 한국인 제9차 창작콘테스트 공모 / 수필] 타코와 키스 & 양파와 당근케이크 1 김상윤 2016.02.07 182
664 일상과 함께 하는 승강기 외 1편 민녹두 2014.12.10 182
663 잔상! - 지수현 수현 2014.09.10 182
662 5차 수필공모전, 글올립니다> 엄마로 산다는건 외 1편 김윤희 2015.05.08 180
661 딱 한번 더 7 순귀 2014.10.18 180
660 마지막 선물 / 인생의 만루 홈런 꼬장비버 2015.04.10 178
659 몽구의 귀천.. 1 몽구 2015.11.06 176
658 제9차 창작콘테스트 수필부문 응모 - 아빠를 용서해라 외 1편 1 일아 2016.01.29 175
657 당신의 그 핑계가 당신의 꿈보다 소중한가요? 김주희 2015.02.02 175
656 수필공모 차이나타운 외 1편 1 biny100 2016.02.09 174
655 제7차 수필공모전 고향그리워 외 1편 청남 2015.09.29 174
654 제 5차 창작콘테스트 수필 공모 2편 소혜 2015.05.28 174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 40 Next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