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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0 16:35

눈에 보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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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인다는 것

 

여행을 하다보면 저게 오늘 내로 갈 수 있는 곳이야? 와 같은 생각이 드는 곳들이 있다. 계룡산 정상을 바라보면서, 군대에서 행군 요도를 보면서, 전국일주기간에 내가 짜놓은 500km에 가까운 거리를 보면서 이게 과연 되는 건지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했다.

시작은 그냥 출발했다. 의심 따윈 한 구석으로 접어두고 우선 다짜고짜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단하게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닿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낯선 서울의 길을 계속 걸어가 노숙인들도 만나고, 운동을 나온 시민들도 보고 하면서 서울에서 안양으로, 군포로, 안산으로 조금씩 내려갔다.

안산에서 출발했던 날이었다. 화성을 거쳐 오산, 천안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내 모습을 보시더니 잠깐 부르셨다. 온 몸은 타다 못해 익어가고 있었고, 등에는 커다란 가방 하나 있으니 궁금하기도 하셨는지 뭐 하는 중이냐고 물으셨고 나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웃으시더니 가면서 힘들고 배고플 때마다 한 개씩 먹으라고 하시며 챙겨 오신 듯한 초코바와 물 한통을 주셨고 그 자리에서 이야기 좀 하다가 나는 다시 걸어갔다. 그렇게 천안을 거치고 대전을 거쳐 세종시를 향했고 세종시 초입에 다다르니 이상한 길이 보였다.

그 길은 너무 힘들었다. 특이하게도 도로 한 가운데에 인도가 나 있는 구조였는데 양 옆에 있는 아스팔트의 열기와 내려 찌는 태양, 달리는 차들의 매연 때문에 죽을 맛이었고, 결국 그날은 3시쯤 돼서 저녁에나 다시 가야겠다 싶어 다짜고짜 아무 마을로나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마을회관 앞에서 쪼그려 앉아 잠깐 쉰다는 게 잠까지 들어 버렸는데 동네 마을 주민 분들께서 그 꼴을 보시곤 어디서 왔냐며 마을회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라면과 밥을 해주셨다. 마침 배도 고팠는데 제대로 된 식당 하나 못 봤을 때여서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주민 분들 덕분에 밥도 먹고 잠깐 쉬기도 하다가 다시 걸어갔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 않을까 비록 지금은 터무니없이 머물러 있는 것 같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도 결국 내가 가만히 정체되어 있지 않고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 나는 언젠간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여행에서 그랬듯. 속도가 조금 느려도 방향이 조금 틀려도 속도를 더 키우고 방향을 더 알맞게 설정하기 보다는 우선 먼저 나아 가는게 중요한 것 같다. 준비 하는데 에는 끝이 없으니까. 또 가다 보면 준비가 되지 않아도 완성은 될 수도 있고 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고마우신 분들도 많이 만났다. 처음에 날 도와주신 운동하러 오신 아저씨, 세종시 근처에서 밥 해주신 분들 말고도 김천 쪽에서 교통 단속하시다가 더워 보인다고 물 한잔 먹고 가라고 배려해주신 경찰관님. 차도 태워주시고 길 가면서 한 개씩 먹으라고 자두 6개 챙겨주신 분....... 내가 받아야 할 인복들은 다 만나고 온 것 같았다. 다음번에는 내가 그렇게 길을 떠난 사람에게 베풀어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아니 우리 모두가 그렇게 길을 떠나고 은혜를 베풀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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