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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02:26

어떤 바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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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바보 1

 

후들거리는 심장박동 소리가 고막을 울리고

그녀의 설익은 목소리가 핸폰을 타고 남자를 찾는다.

조그만 찻집

나무계단과 구두의 경쾌한 마찰음을

만들며 다가오는 여인

 

경직된 남자 몸은 통제기능을 상실하였고

화끈 거리는 머릿속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녀는 넓은 마음을 열어놓고 여유롭게

남자의 진부하고 영세한 낱말을 되새김 없이

들어준다.

 

간결하고 군두더기 없는 깔끔한 언어구사

그녀의 작은 입이 아름답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남자의 입은 헐겁게 돌아가고

생각과 말은 엇박자를 타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녀의 총명한 눈빛에 남자의 입은 점점 초라하게 굳어만 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주책없는 취기는 스스로 추접을

한 올 한 올 벗겨내고 있었고

나중에는 눈길조차도 바로하기 힘들었다.

 

은하수 땅위에 뿌린 듯 서울야경은 아름다웠고

주변 꽃들은 만개하여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시간

남자는 주변머리 없이 무슨 말인지도 모를 헛소리를

토해내며 그녀의 짧은 사색마저도 망쳐버렸다.

 

숙취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남자를

인내와진심으로 때론 격려해주며

옆에서 묵묵히 새벽까지 지켜준 고마운 여인을

다시는 부끄러워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모든 것이 죽어버린 새벽과 여명 사이

귀가 택시 안에서 남자는 바보를 연발하며 골빈 머리를

원망해 보았으나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어떤 바보 2

 

오늘 남자와 만나기로 한 날이다.

관심을 한번 끌어볼까?

평소 하던 데로 하면 되지...

그래도 조금은 예의를 표하는 것도 괜찮을듯한데

미장원가서 확 바꿔 ...뭐 그럴 거 까지...

그래도 생얼 보다는 화장정도는 하고 갈까?

언제 내가 그런 거 따지고 살았나...

그래 얼마 전에 사서 처박아둔 (샤넬루즈No99)정도는 바르고 갈까?

왜 이리 번거롭지 ...

그녀는 은근짜증이 치밀어온다.

옷은... 구두는...선 보는 것도 아닌데 ... ...

이런 감정에 익숙지 않은 그녀는 평소 잘 보지 않던 거울 앞에서 한 시간째 시름중이다.

촉박한 약속시간은 모든 결정을 단축시키는 매체

역할 을 하는지 굼뜨던 고민을 그녀는 일순간

결정해버렸다.

그냥가자...(뭐 대단한 남자 만난다고...)

핸폰에 올라온 약속장소를 가늠해본다.

근처까지는 알겠는데 대체 어디라는거야...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답지 않은 맑은 목소리로" 어딘지 잘 모르겠..."

주변간판을 몇 번 읽어줘도 그 남자는 어디냐고 위치만

앵무새처럼 물어온다.

(이런 띨빵한놈.. 그냥갈까. 집으로..) 이왕 온 것인데

물어물어 찾아간 조그만 커피숍 좌우 사방팔방 근처에는 크고 화려한 커피숍이 지천이건만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이런 곳을 정했는지...그것도2,

땅보고 걷기 익숙한 그녀 이고 보면 2층 커피숍은 구름 속에 숨어 있는 것 같았다.

2층 커피숍 오르는 나무계단 구두 굽과의 마찰음이

그녀 심기만큼 불편한 소리로 좁은 공간의 적막을

깨트린다.

 

그녀를 확인한 남자는 엉거주춤 일어서며

애써 웃는 듯한 남자에 얼굴...(어디 불편한가)영 표정이 못마땅하다.

적당한 인사치레를 하고 나더니 별 관심도 없는 얘기를 혼자 구구절절이 떠드는 남자(앞 뒤도 없이..뭐야 이놈)

한참을 떠들더니 배가 고 푸신지 뜬금없이 저녁 먹으러 가자며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어선다

아메리카노 커피가 담긴 내 찻잔을 인지하고 가자는 것인지

(영 생뚱 맞네 이 남자...) 밖으로 나와서는

이리저리 한참을 끼웃거리더니 들어간 식당 뻣뻣하게 식어빠진 석쇠에 구어 온 불고기란다.

(적어도 사람을 보자고 했으면 어느 정도는 되 야지...준비성 없는 남자 네...) 그런데 이 남자 경우도

개뿔만큼도 없다.

식사인지, 술자린지도 구분 못하고 폭탄주를 권하네.(얼빠진 넘 ...그래 1루까지는 허락한다)

"저는 맥주만 조금"

남자는 그녀가 안중에 있는지 없는지 아니면 무감각 한 건지

술을 자꾸 권하면서도 입은 잠시도 다물지 못하고 공허하게 떠들어댄다.

여자는 상대방이 어색해 할까봐

한잔 두잔 받아 마신 술에 취기가 기분 좋게

엄습하더니 이남자의 분위기에 조금씩 휩쓸려가고

이야기도 조금씩 동조하며 웃는 회수가 늘어가고 있었고

2루와3루는 허락할 것도 없이 여자가 앞장 섯고

시간은 가는 건지 멈춤을 한 것 인지 둘의 관심 밖에서 흐르고 있었다.

23차 술집을 전전하더니 이 남자 술이 떡이 되었는지 여흥을 찾아 노래방까지 가자고 조르네....

(정말 생각할수록 저질인 남자...근데 여기 있는 나는 뭐지...)

어찌되었든 깊은 밤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 새벽을

몰고 왔고 멱따는 노래하다 지친 두 남녀도 홈을 찾기 시작했는데 이남자 술이 완전 떡이 되어

 무아지경 속을 헤매다 갑자기 경직된 얼굴을 하더니 "너는 누구냐"는 거야

뭐 이런 놈이 다 있나싶어 여자도 "그럼 너는 누구냐"

되물었더니 이 남자 "당신이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밤새도록 날 왜 쫓아다니는 거요 꽃 뱀요"하더니

택시를 집어타고 멀리사라지는거야.... 그녀는 야!

"이 그지 같은 쇄갸! 너 술 깨면 뒤졌어 쇄캬!

그녀는 멀어져가는 택시의 빨간 브레이크 등을 바라보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여자는 자신을 바보라고 연발하며 원망해 보았으나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그 놈은 술 취하면 부모도 구분 못하는 놈이라고 친구들 로 부터 후일담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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