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斷腸의 슬픔

by 오드리 posted May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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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 : 끊을 단
腸 : 창자 장


진(晉)나라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가는 도중

양쯔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三峽)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이곳은 쓰촨과 후베이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중국에서도 험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새끼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왔다.

그런데 그 원숭이 어미가 환온이 탄 배를 좇아 백여 리를 뒤따라오며 슬피 울었다.

그러다가 배가 강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즈음에 그 원숭이는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원숭이는 자식을 구하려는 일념으로 애를 태우며 달려왔기 때문에 배에 오르자마자 죽고 말았다.

배에 있던 병사들이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창자를 끊은 것이다.

배 안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이 말을 전해 들은 환온은 새끼원숭이를 풀어주고

그 원숭이를 잡아왔던 병사를 매질한 다음 내쫓아버렸다.

이렇듯 단장은,

그것이 부모 자식간이든 연인간이든 친구간이든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슬픈 이별의 아픔을 의미하는 말이다.

 




옥살이를 하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아들이 갇힌 교도소 부근을 떠나지 않고 뒷바라지하다가

끝내 목숨을 다하면서도 뼈에 꿀을 발라 들짐승에게 공양을 베풀라고 했던 그 어머니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세상에 나온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의 배를 타고 나왔다.

세상을 살면서 아무리 좋은 집에서 산다고 한들 그 어머니 뱃속만큼 훌륭한 집에서 지낼 수는 없다.

우리는 한시라도 그 어머니의 따뜻한 은혜를 잊어서는 안된다.

그 따뜻함을 잊지 않아야 또한 자비를 실천할 수 있다. 

------혜총스님 '꽃도 너를 사랑하느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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