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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19:54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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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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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두려움을 만나러 가는 길.

익숙해질 법도 헌데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또 다른 괴물은 매번 마중을 나와, 두려움보다 한발 앞서 나를 옥죄고는 했다.

때문에 두려움을 만나러 가는 길이 전보다 더욱 고통스럽게 변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고,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현실은 나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

두려움은 언제나 상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역할에 충실한 태도와 더불어 시꺼먼 속내의 합작은, 태초에 존재하던 두려움의 어머니조차 자식의 속을 들여다 볼 생각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버거운 상대였다.

-

그러나 두려움에 굴복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나에게 두려움을 한 번에 극복할 수 있는 무기는 없었지만, 모두에게 평등한 시간은 나에게는 유리하게 두려움에는 불리하게 적용되었으므로,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저 두려움과 눈을 마주친 채,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지만 않으면 되었다.

그렇게 매번 두려움을 물리쳤다.

물론 두려움을 쓰러트린 후에 그 안에 도사리던 각기 다른 존재의 등장에 의해 더욱 강해지기도, 상처입기도, 현명해지기도,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는 어쨌든 간에 두려움을 쓰러트린 후의 이야기였다.

-

자신의 강함을 의심하지 않던 두려움은 계속되는 패배에 크게 분노했다.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압제하지 못함에 크게 치를 떨었다.

그 격정적인 노여움 때문일까, 두려움 안에 도사리고 있던 모든 요소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두려움을 느끼고는 뒤섞여 날뛰기 시작했다.

그 무질서한 움직임 덕분일까, 두려움에 떠느라 조각난 존재들이 뒤엉킨 채로 우연찮게 새로운 무기이자 존재를 형성해냈다.

목숨을 단번에 위협하지는 못하지만, 두려움이 제물을 쉽게 먹어 치울 수 있도록 대상의 온몸을 점차 마비시키는 치사하고도 졸렬한 무기.

나는 미처 그 무기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

평소와 다를 것 없던 두려움과의 사투.

시간의 협조 덕에 무엇보다도 웅장하고도 새까만 존재에 주눅들 필요가 없던 나였으나,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무기의 등장에 놀라서는 일순간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런데, 분명 공격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 하나 없이 온전함을 깨닫고는 의아해했다.

그러나 그 의아함도 잠시, 곧 온몸은 싸늘한 주검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이지 못하게 되었고, 굳어버린 몸뚱이와는 반대로 호흡은 그 어떤 생명체보다 강하고 빠르게 들락날락거렸다.

-

그렇게 두려움과의 사투에서 첫 패배를 겪었다.

그 날카로운 침에 찔렸던 나는 분명 호흡이 가빠지고, 매번 두려움을 맞닥트렸을 때의 느꼈던, 두려움의 분위기가 내 심장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와 내 온몸 구석구석을 잠식했다.

나는 온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머릿속은 새하얗다 못해, 머리털까지 성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훗날 알게 된 그 무기의 더 무서운 면모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치졸한 무기를 긴장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

아직도 그를 만나러 떠나는 길에서는 긴장과의 사투가 벌어진다.

앞서 말했지만, 이 사실을 타개할 별다른 방법이 없음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깨가 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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