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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어머니, 그 영원한 내리사랑


- 은유시인 -




  수필드림팀의 테마수필집 ‘비손’을 읽으며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대부엄마 생각을 떠올렸다. 열여덟 분의 작가 또한 각기 개성 있는 색깔과 개성 있는 문체로 대부엄마와 같은 그런 조건 없는 ‘영원한 내리사랑’을 증언하고 있기에…….


  대부엄마는 한쪽 눈이 없다. 그 모습이 흉측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구경거리인 그런 엄마가 창피했다. 엄마는 동네시장 골목에서 자그마한 좌판을 벌려놓고 산에서 캔 나물이며 약초며 칡뿌리며 그 외 잡다한 물건들을 내다 팔았다.

  가을운동회를 하루 앞둔 어느 날 밤엔 엄마가 그런 몰골로 학교엘 찾아올까 걱정되어 오지 말란 당부를 수도 없이 했다. 다음날 대부는 도시락 가져가는 것을 그만 깜빡 잊고 말았다. 도시락을 챙겨온 엄마에게 대부는 막무가내 화를 냈지만, 엄마가 애꾸라는 걸 선생님이며 아이들이며 모르는 이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한쪽 눈이 없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루는 심통 부리듯 속엣 말을 털어놨다.

  “엄마는 왜 한쪽 눈이 없는 거야? 정말 쪽 팔려 죽겠어!”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부엌으로 향했다. 억눌러왔던 말을 지껄이자 속은 시원했지만, 한편으로는 부엌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서럽게 울고 있는 엄마가 안쓰러웠다.


  그 후, 가난이 싫었고 놀림 당하는 것도 싫어서 성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악착같이 공부만 했다. 그리고 서울 명문대학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대학생이 되었어도 한쪽 눈이 없는 엄마가 수치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어느 날, 우산이 없는 대부는 도서관에서 리포트작성을 하며 비가 그치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비는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동아리친구와 함께 하숙집까지 비를 흠뻑 맞으며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려는데 하숙집 주인아줌마가 엄마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왜 이제 오는 거야? 저기 저 할머니가 널 만나러 왔다며 3시간동안 기다리고 섰는데….”

  그날따라 비에 흠뻑 젖은 몰골에 한쪽 눈마저 없는 엄마의 얼굴은 흉측하기 그지없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친구가 물었다.

  “저 할머니, 아는 분이야?”

  “아… 니…, 난 모르는 분이야.”

  “내가 가서 왜 왔냐구 물어볼까?”

  “냅둬! 내가 가서 알아볼게.”

  엄마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남들이 듣지 못하게 조그마한 목소리로 다그쳤다.

  “여긴 왜 온 거야? 오지 말라구 했잖아!”   

  엄마는 아들의 어이없는 핀잔에 서러웠는지 눈물만 글썽였다.

  “응… 알았어. 갈께. 밥 굶지 말구 제때 챙겨 묵어라.”

  엄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곤, 힘없는 발걸음을 옮겨 비를 맞으며 떠났다.

  대부는 대학을 졸업하고 일류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부잣집외동딸과 결혼하여 아들딸 낳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즐겼다.


  어느 저녁 무렵, 대부가 모처럼 일찍 귀가하여 식구들과 오붓한 식사를 즐기려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아내가 대문을 열며 물었다

  “누구세여?”

  “예, 누굴 만나려구….”

  아내를 따라나선 아들 녀석이 한쪽 눈이 없는 할머니를 보자 울면서 달려왔다. 내다보니 엄마였다. 아내는 그때 소리치고 있었다.

  “누군데 우리 집에 와서 우리 애를 울려요?”

  엄마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당장 꺼져요!”

  아내의 앙칼진 목소리에 엄마는 나를 흘끗 쳐다보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해요. 집을 잘못 찾았나 봐요.”

  “정말, 재수 없어!”

  아내의 말을 뒤로한 채 엄마는 눈에서 멀어져갔다. 대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휴, 다행이다. 날 몰라보는구나. 이젠 신경 쓰지 말아야지.”

  대부는 결혼하기 전에 아내에게 엄마가 죽고 없다했다. 그러니 대부를 몰라보는 엄마가 이젠 완전히 남이란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고향부근에 출장 갈 일이 생겼다.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어 엄마가 사는 집을 들렀다. 기척이 없기에 문구멍을 통해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엄마가 쓰러져있었다. 한참을 들여다봐도 꼼짝 않는 것으로 보아 죽은 모양이다. 그러나 대부는 남의 일처럼 냉정하게 코웃음만 쳤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엄마 손에 편지 한 통이 꼭 움켜져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편지내용이 딴엔 궁금했다.

  편지를 읽는 대부의 눈엔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두려움과 고통으로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 사랑하는내아들대부보아라 엄마는이제살만큼살아서여한이업다 너가잘사는걸보구난너무행복하구기쁘단다 그리고이제는서울에안갈게 너의마음을아프게하지안쿠멀리서만지켜볼게 긍개롱니가가끔씩찾아와주면안되겠니 엄마는니가너무보고싶구나 엄마는니가찾아올거라구믿구향상 대문을여러노았단다 널를생각해서그리고한쪽눈이없어서정말로너에겐미안한마음뿐이다 사실은니가아주어렸을때교통사고가나서한쪽눈을읺은너의모습을볼수가업써서 내눈을너에게주었단다 그눈으로엄마대신세상을하나더봐주는니가너무나기특하구기쁘고행복했단다 난너를한번도미워하거나원망한적이업고 니가나에게짜증을내구투정하구화를낸것은사랑해서그런거라고엄마는고맙게생각한단다 사랑하는내아들아 못난이애미가먼저갔다고울면안됀다 우는모습보이지말구행복하게살아라 사랑한다내아들아 엄마가사랑하는아들에게 -





2002/10/1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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