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오늘:
38
어제:
49
전체:
305,404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54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2017.12.23 01:42

삐------

조회 수 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쿵' 하는 소리는 지쳐있던 육신을 병원으로 이끌었고 새 삶을 가져다 주었다. 

귀에서 울리던 '삐--------------'거리던 소리가 멈추자 원인모를 불안감에 매만지던 머리를 뜯는 버릇은 사라지고

아무 생각없이 이전의 너덜했던 도화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 처럼 깨끗한 도화지에 새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스스로 정성껏 만든 올가미에 옥죄어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숨쉬는 것, 걷는 것 조차 연결되지 않고 뚝 뚝 끊어지듯 표출했던

어떤 한사람의 삶은 그렇게 현실도피 보단 남들에게 변명하기 좋은 기억상실이란 병명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걱정, 우울감, 상실, 후회, 창피함, 두려움 없이... 아무 엮임없이 오로지 그 여백 안에 나만이 존재하는...

그냥 한다. 거릴게 없어서 그냥 한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하루의 마무리였고 늦은 시간 부모님방 화장실 불을 켜고 로션을 찾아 부엌으로 나오는 순간  '쩌억'하는 소리.

귀가 먹먹해짐과 동시에 짓이겨졌던 사물들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집안에서 선풍기를 구둣발로 몇 번이고 짓이기던 날, 컴퓨터를 내던져 구둣발로 짓이기던날,

비오는 날 안경을 벗겨서 그 안경을 구둣발로 짓이기던 날, 구둣발로 내 배를 짓이기던 날.

어느 순간 아무 생각이 보이지 않았고 앞에서 노려보는 시선도 점점 초점에서 사라져갔다.

그렇게 때린 이유가 밤늦게 자신을 깨워서 그랬다는 말을 듣자

온 감각과 신경이 현실과 동떨어졌다. 맞는게 두렵지 않지만 두 손끝은 떨려왔고 뺨의 통증은 사라지고

압박하던 공기의 흐름, 윽박지르고 위협한다는 느낌은 느낄 수 가 없었다.

대신 가슴이 누군가의 손아귀에 짓눌리듯 호흡이 가빠지고 머리가 핑 돌면서

귀에선 '삐--------------------------------------------------'하는 소리만 들릴뿐 다른 감각은 사라져가고 있다고 느낀 순간

'쿵'하는 소리는 피가 다 빠진듯 맥아리 없는 몸뚱아리를 병원으로 이끌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마당에 자유글을 올리실 때 주의사항 file korean 2014.07.16 265
48 진시몬-낯설은아쉬움 농촌시인 2017.10.22 49
47 천하의 사기꾼들 ^_^ 2 뻘건눈의토끼 2017.10.26 103
46 요즘고민이....... 3 농촌시인 2017.11.26 65
45 자기효능감 1 윤귤 2017.12.19 36
44 1 뻘건눈의토끼 2017.12.20 42
43 약간 마츠코적 모먼트 Catarsis 2017.12.23 51
» 삐------ 호뚱이 2017.12.23 30
41 머리가 아프다. 1 여미네파랑새 2017.12.23 70
40 살인마들의 이야기 2 뻘건눈의토끼 2018.01.27 67
39 달을 뚫고 자라난 네잎클로버 혜승 2018.01.29 45
38 하루살이 5 혜승 2018.01.29 81
37 잎새다방 미스 리 1 제이 2018.02.10 89
36 어떻게 이런일이 바다연정 2018.03.03 54
35 담배파는 소녀이야기 ^_^ 토끼가... 1 뻘건눈의토끼 2018.04.04 100
34 돌고도네 나도 도네 2 뻘건눈의토끼 2018.07.24 144
33 이해할수 없는 지혜로운 말들 토끼가... 1 file 뻘건눈의토끼 2018.10.18 67
32 잔인한 수술대 1 뻘건눈의토끼 2018.11.18 60
31 자유로움을 누릴수 잇는곳 file 레몬닝 2018.12.22 41
30 정신병원 폐쇄병동 3 claudia 2018.12.28 79
29 나는 영원을 바라고 우아를 바라 보았다 김아일랜드 2019.01.13 56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