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과 소녀
한용운
옛버들의 새가지에
흔들려 비치는 부서진 빛은
구름 사이의 반달이었다.
뜰에서 놀든 어엽분 少女[소녀]는
「저게 내 빗(梳[소])이여」하고 소리쳤다.
발꿈치를 제겨드듸고
고사리같은 손을 힘있게 들어
반달을 따려고 강장강장 뛰었다.
따려다 따지 못하고
눈을 할낏 흘기며 손을 놀렸다.
무릇각시의 머리를 씨다듬으며
「자장자장」하더라.
반달과 소녀
한용운
옛버들의 새가지에
흔들려 비치는 부서진 빛은
구름 사이의 반달이었다.
뜰에서 놀든 어엽분 少女[소녀]는
「저게 내 빗(梳[소])이여」하고 소리쳤다.
발꿈치를 제겨드듸고
고사리같은 손을 힘있게 들어
반달을 따려고 강장강장 뛰었다.
따려다 따지 못하고
눈을 할낏 흘기며 손을 놀렸다.
무릇각시의 머리를 씨다듬으며
「자장자장」하더라.
셰익스피어와 괴테도, 이태백과 치카마츠 몬자에몬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예술은 민중 속에 반드시 씨앗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