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과 소녀 - 한용운

by 마사루 posted Dec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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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과 소녀

한용운

옛버들의 새가지에
흔들려 비치는 부서진 빛은
구름 사이의 반달이었다.

뜰에서 놀든 어엽분 少女[소녀]는
「저게 내 빗(梳[소])이여」하고 소리쳤다.
발꿈치를 제겨드듸고
고사리같은 손을 힘있게 들어
반달을 따려고 강장강장 뛰었다.

따려다 따지 못하고
눈을 할낏 흘기며 손을 놀렸다.
무릇각시의 머리를 씨다듬으며
「자장자장」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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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와 괴테도, 이태백과 치카마츠 몬자에몬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예술은 민중 속에 반드시 씨앗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