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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의 10가지 조건<열번째> 
- 시인 박남희





10. 개성적인 문체와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시를 쓰라

흔히 문체라고 하면 소설의 문체를 떠올리지만 시에서도 엄연히 문체가 존재한다. 전통적인 75조의 운율을 보여주는 김소월의 시나, 평북 방언을 중심으로 정감어린 산문시적 회고체의 시형을 보여주는 백석의 시는 물론, 서정적 울림이 큰 반복적인 운율을 바탕으로 체험적 진정성의 세계를 보여주는 문태준이나, 주로 개인적인 의식 세계를 분열적이고 도착적인 어법으로 유니크하게 보여주는 황병승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인들은 그들 나름의 문체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시의 문체들을 유형화시켜서 종류별로 나누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문체는 언어적 산물이면서 동시에 의식과 무의식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의 문체는 산문의 문체와는 달리 시 문맥의 일차적인 의미에 기여하기보다는 그 뒤에 숨어있는 의미나 상상력을 다층적이고 창조적으로 도출해내는데 기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의 문체는 시인의 어법이나 운율만으로는 그 윤곽이 쉽게 잡히지 않는다. 시의 문체는 상상력과 결합해서 새로운 시적 공간을 창출해내는데 기여한다. 그것이 서정적 공간인지, 아니면 분열적이거나 해체적 공간인지, 환상적 공간인지, 현실적 공간인지는 시인의 문체와 상상력의 유기적 결합의 양상에 따라 달라진다. 시의 문체는 시인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일정한 윤곽을 드러낸다.

하지만 시인의 문체는 한 가지로 고정되어서는 안된다. 옥타비오 파스는 『활과 리라』에서 “스타일(문체)은 모든 창조적 의도의 출발점”이지만 “시인이 스타일을 획득하면 시인이기를 그만두고 문학적 인공물을 세우는 자로 변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어떤 시인의 스타일이 관습화되면 더 이상 그것은 톡특한 스타일이 될 수 없다는 경계의 말로 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은 자신의 문체를 고집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과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시세계를 창조해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때 우리가 유의할 점은 개성과 보편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다. 지나치게 시적 개성을 강조하다보면 보편성이 약해져서 자칫 난해 시에 빠질 우려가 있고, 반대로 보편성에 치우치다보면 통속성과 대중성에 영합하는 몰개성적인 시가 되기 쉽다. 시적 언어는 산문적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곳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는 산문이 도달할 수 없는 곳에서 별처럼 빛난다. 그곳은 시인 각자의 상상적 공간이다. 산문이 낮의 공간에 적합한 것이라면 시는 밤의 공간에 더 어울린다. 밤은 그 속에 무궁무진한 빛을 숨기고 있다. 밤하늘에 별이 아름다운 것은 그 주위에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묽다
- 문태준


새가 전선 위에 앉아 있다
한 마리가 외롭고 움직임이 없다
어두워지고 있다 샘물이
들판에서 하늘로 검은 샘물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논에 못물이 들어가듯 흘러들어가
차고 어두운 물이
미지근하고 환한 물을 밀어내고 있다
물이 물을
섞이면서 아주 더디게 밀고 있다
더 어두워지고 있다
환하고 어두운 것
차고 미지근한 것
그 경계는 바깥보다 안에 있어
뒤섞이고 허물어지고
밀고 밀렸다는 것은
한참 후에나 알 수 있다 그러나
기다릴 수 없도록 너무
늦지는 않아 벌써
새가 묽다



사산(死産)된 두 마음
- 황병승


땅속에 거꾸로 처박힌 광대처럼
열 두 살, 사탕을 너무 먹어서
두 발은 계속 허공을 걷는다

시간은 좀도둑처럼 죽어가고
딸꾹 딸꾹 조금씩 죽어가고
참새들은 그것을 재밌어 한다

서른 여섯 살의 악마가 다가와 열두 살의 나를 지목할 때까지
(딸꾹거리며)

검은 칼을 든 악마가 열두 살의 내 목을 내리칠 때까지
(딸꾹, 딸꾹거리며)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이 땅속의 자식아!
흙 속에 처박힌 열두 살,
귓속의 매미는 잠들지 못한다.





  • ?
    백합향 2020.01.28 23:36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과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시세계를 창조
    개성과 보편성의 균형을 유지
    밤에 더 어울리는 시

    *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