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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의 10가지 조건<일곱번째> 
- 시인 박남희





7. 어떤 것을 위한 도구인 시 보다는 스스로가 존재인 시를 쓰라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은 무수히 많다. 그것들은 자신만의 모습과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다. 세상에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들은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식물이건 동물이건 간에 자신만의 존재방식이 있다. 세상에 있는 것들이 신의 피조물이라면 시는 시인이 창조해낸 새로운 언어적 피조물이다. 이는 1930년대 박용철로부터 현대에 이르고 있는 유기체시론의 맥락에서 시를 바라보는 것과 동일한 것이지만, 에이브람스가 말한 문학의 효용론과 존재론의 범주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효용론의 관점에서 보면 시는 어떤 이념이나 사상을 전달하기 위한 교훈적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정치적 격동기나 시대적 전형기와 같은 불안정한 상황 속의 시들은 교훈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리고 종교시와 연시(연애시), 행사시 등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파악된다. 이런 시들은 시 자체의 존재성보다는 어떤 것을 위한 도구로 시가 사용되기 때문에 문학적인 차원에서 보면 비본질적인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이런 시들은 시대적 상황이나 시간적 흐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일시적이고 한정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학의 영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시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론적인 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의 존재론적인 시란 어떤 관념이나 생각도 배제하고 오직 시 자체의 존재성만 추구한 김춘수류의 무의미시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시는 의미하면서도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그 의미하는 바가 문학 외적인 목적성에 치우친 시는 순수한 의미의 존재론적인 시라고 말할 수 없다. 문학은 종교나 철학이 아니다. 물론 문학 속에도 종교나 철학이 들어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들은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문학은 문학성이 주가 되어야 한다. 문학의 본령은 아름다움과 새로움에 있다. 그런데 문학에서의 아름다움은 형태적 아름다움이라기보다는 언어적 아름다움이다. 시인은 시 속에 창조된 새로운 언어적 공간을 통해서 시적인 전율을 느낀다. 그러므로 시인이 시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은 낯선 아름다움이다. 현대시의 낯선 아름다움은 감각으로 느끼기 보다는 직관으로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어떤 사물을 바라보고 그 사물을 통해서 새로운 시적 공간을 유추해내는 직관의 힘이야말로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중요한 덕목이다




시학
- 매클리시


시는 감촉할 수 있고 묵묵해야 한다
구형의 사과처럼
무언(無言)이어야 한다
엄지손가락에 닿는 낡은 훈장처럼
조용해야 한다
이끼 자란 창턱의 소맷자락에 붙은 돌처럼
시는 말이 없어야 한다
새들의 비약처럼
시는 시시각각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마치 달이 떠오를 때처럼
마치 달이 어둠에 얽힌 나뭇가지를
하나씩 하나씩 놓아주듯이
겨울 잎사귀에 가린 달처럼
기억을 하나하나 일깨우며 마음에서 떠나야 한다
시는 시시각각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마치 달이 떠오를 때처럼
시는 비등해야 하며
진실을 나타내지 않는다
슬픔의 모든 역사를 표현함에
텅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
사랑엔
기운 풀과 바다 위의 등대불들
시는 의미해선 안 되며
존재해야 한다

(부분인용)




갈대는 배후가 없다
- 임영조


청량한 가을볕에
피를 말린다
소슬한 바람으로
살을 말린다

비천한 습지에 뿌리를 박고
푸른 날을 세우고 가슴 설레던
고뇌와 욕정과 분노에 떨던
젊은 날의 속된 꿈을 말린다
비로소 철이 들어 禪門에 들듯
젖은 몸을 말리고 속을 비운다

말리면 말린 만큼 편하고
비우면 비운 만큼 선명해지는
홀가분한 존재의 가벼움
성성한 백발이 더욱 빛나는
저 꼿꼿한 老後여!

갈대는 갈대가 배경일 뿐
배후가 없다, 다만
끼리끼리 시린 몸을 기댄 채
집단으로 항거하다 따로따로 흩어질
反骨의 同志가 있을 뿐
갈대는 갈 데도 없다

그리하여 이 가을
볕으로 바람으로
피를 말린다
몸을 말린다
홀가분한 존재의 탈속을 위해.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박용철(朴龍喆, 1904~1938) : 예술의 순수성을 내세운 시를 썼고 외국의 시와 희곡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1916년 광주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휘문의숙에 입학했다가 바로 배재학당으로 전학했다. 그러나 졸업을 몇 달 앞둔 1920년 자퇴해 귀향했다. 그뒤 일본 아오야마 학원[靑山學院] 중학부를 거쳐 1923년 도쿄 외국어학교 독문과에 입학했다가 관동대지진이 일어나 귀국했다.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몇 달 뒤 자퇴해 문학에만 전념했다. 1938년 5월 후두결핵으로 죽었다. 죽은 뒤 시문학사에서 〈박용철전집〉(1939) 3권을 펴냈고 광주공원에 김영랑의 시비와 함께 그의 시비도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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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합향 2020.01.28 02:10
    시는 낯선 아름다움
    직관으로 느끼는것
    새로운 시적 공간을 유추해내라

    *직관의 힘

    마음에 새겨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