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알 수 없는 지침표 위에 선을 밝히기 위했다.
처음.
정신없는 것을 붙잡고 미동없는 곳,
이곳에서 말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서.
달빛은 붉게 나의 창을 뚫고서, 나의 배 위에 얹혀진
그 조그마한 그림자는 선을 밝히지 아니하다.
창백해진 말로선 뜻 없는 달이 느릿하게 배 위를 배회한다.
나는 오늘 너와 내가 닮았다는 것에 소스라 친다.
의미없이 흐르는 오후를 위해 고통받는
너가, 내가 걷는길을 뜻 없이
밣히고 있는 창백함과 붉음에, 소스라치는 젊음에,
세상을 위해 배회하는 너는 강물의 붕어로 알을 낳겠지.
알은 얇은 장막 그리는 물살에
천천히 나와 다른, 또 다른 저녁으로 이어져 언젠가는 흩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