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희망의 실 -손희선
잊을 수 없다 있을 수 없다
몰아치는 바닷물의 출렁거림이
세월호의 주변을 감돌았을 때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었던 울분의 한탄조
잊어서는 안된다 반복되면 안된다
갈 곳 잃은 가슴 아린 눈물들이
바닷물에 더해지고
바닷속의 미궁의 암실에서부터
잠 못 이루는 부모님의 뼈 아린 아픔까지
고스란히 들려온다
하소연의 허우적거림이 귓가를 맴돈다
생의 끝자락에 간신히 매달린 채
우연인지 악연인지 매몰차게 불어오는 바람
살려달라며 울부짖은 마지막 희망의 끈을
인면수심의 누군가는 이기심과 방관이란
이름의 비수로 매몰찬 바람 앞에
버티고 있었던 마지막 희망들의 실들을 잘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