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잠결에 들리는, 조심스럽게 문 닫히는 소리
머릿속에 그려보는 집을 나가는 아빠의 쓸쓸한 뒷모습
아빠의 그림자가 되어
그의 곁에서 발을 맞춰 걸으며
한숨 섞인 새벽의 하품과
아무에게도 말 못할 혼잣말을 들어줄 수 있다면
밤인데도 선명한, 아빠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늘
아침보다 짙어진 그늘을 보며 생각해본 나태했던 나의 하루
아빠의 빛이 되어
그 무엇보다 밝게 빛나
그의 밤길을 환하게 비춰주고
아빠 얼굴의 그늘도 없애줄 수 있다면
아빠의 미래가 되어
걱정이 아닌 기대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