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꿈
신시 김영우 泳
바다와 하늘이 마주친 수평선
흰 이 같은 구름이 가지런하다.
떠있는 배는 방랑자
수평선을 걷는 기분은 어떨까
이곳은 해변
파도가 세월을 쓰고 지우는 곳
파도 소리에
세월을 무시한
묵은 죄책감이 씻겨 나간다.
생각은 기억 때문에 이어진다.
기억은 늦은 예감
예감은 이른 기억
부두에 선 남자는 기시감에 젖어
아래를 내려다 본다.
수평선 너머까지 떠오른 바다뱀의 시체들
바다빛은 연녹색이다.
옅은 안개가 폐허를 덮고 있다.
남자는 바다를 보고
남자의 꿈은 남자를 본다.
바다의 꿈 속에서
남자는 동시에 존재한다.
신은 무엇을 바라 이 같은 풍경을 보여주었을까
바다는 언제나 향수의 근원
남자는 지난 시대를 회상하며
기억이 죽어가는 시대를 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