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손준혁
흐드러지게 꽃이 만개한다
가을의 향수와 추억을 가득 않고서
허수아비는 가을 들녘에서 해맑게 웃는다
송골송골 맺힌 땀을 연신 닦는 농부 아저씨들
과 가을 들녘 뛰노는 아이들도 함께 가을을 반갑게
맞아주면서
봉평의 메밀은 무르익는다
하얀 눈처럼 아름답게 핀
꽃은 수많은 이야기를 한다
헤아릴 수 없는 여러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을 말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가을을 지나가면서
사랑했던 연인과의 사랑
소중한 가족들과의 추억
모든 추억을 뒤로한 채
꽃은 시들어 간다
다시 가을이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