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가 있던 자리

by jooha posted Jan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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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가 있던 자리


엄마,

나 전에 있었던 곳에

또 사랑니가 자랐나봐


생에 필요하지 않은

사랑을 하면

아픈 게 사랑니인가?


열병 비슷한 걸 앓고서

부어오른 자리에는

쉽사리

다른 존재들을 받아들이지 않아


아파도 흔적으로 남고 싶은 자리,

그곳에

사랑니가 자라나지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뽑아내야 돼


염증이 있는 자리는

수시로 쑤셔오거든

 

발치를 하고 나면

사랑니가 있었던 자리는

개운하고도 허전해져